생활 불평 바낭: "나는 토끼 입니다," 체언과 서술격조사를 띄어쓰는 현상

일단 변명(?)부터 하고 시작하자면 저는 띄어쓰기를 잘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중고등학교 교육- 대학 국어 외엔 국문법을 따로 공부한 적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외국생활을 하면서 공식적인 우리말 문장을 쓸 일이 거의 없어지면서 뻔한 맞춤법 중에서도 가물거리는 부분이 생기는 게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인터넷 글쓰기를 보다가 보면 많이 보이는 게 바로 불필요한 띄어쓰기, 즉 "___(빈칸)이다" 하는 식입니다.


사실 세상사 뭐든 그렇죠. 내가 아는 건 남들이 모르는 게 이상한 상식인 거. 하지만 제가 보기에 "되" "돼" 구분은 사실 엄청난 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것도 아닌데, 최근엔 공식적인 우리 글을 거의 읽지 않고 웹 상의 글을 읽는 게 거의 대부분이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쓰는 사람들 중 거의 70%의 비율로 틀리는 것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띄어쓰기는 개인적으로, 학생회장의 잘 못하는 선동 연설 같은 느낌을 줍니다. 개그 소재로도 쓰인 그 독특한 억양 있잖아요. 그러니깐 체언을 강조하고 싶어서 띄어서 쓰는 것 같은데, 일단 띄어서 글을 쓰고 보면 모양이 좀 어색하지 않나요? 이게 보편화되면 이런 것도 맞는 띄어쓰기의 일종으로 인정을 받을까요?


요즘 The Glamour of Grammar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영어 맞춤법 및 문법 안내서치곤 세세한 내용은 없는 에세이집 비슷한 책인데 공감가는 문장들이 꽤 있어요. 그 중 하나가 "틀린 맞춤법은 (나쁜 의미로) 과속 방지턱과 같은 것"이란 비유입니다. 틀린 맞춤법이 대단히 잘못된 건 아니지만 독자 입장에선 글 읽는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해물이라는 말이죠.



    • 엉.. 붙여쓰는 거로군요. 제가 평소에 붙여썼나 띄어썼나 헷갈리는;
      이게 다 고등학교때 띄어쓰기는 헷갈리면 다 띄어쓰라고, 붙여쓰다 틀리는 일은 있어도 띄어썼다고 틀렸다고 할 사람은 없다고, 어찌보면 궤변을 설파하신 국어선생님 때문ㅠㅠ
      마지막 과속방지턱 비유는 저도 마음에 드네요
    • 나 꼭 그래요 붙이려 해도 안붙혀져요.
    • 폴라포/ 저도 띄어써서 틀리는 경우 없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어요. 꽤 보편적인 가르침(?)인 것 같아요.
      제 느낌 탓인가, 최근 "나는 토끼 인데요" 하는 식의 문장이 너무 많이 보여요. 이 트렌드의 원인은 뭘까 호기심이 생길 정도라니깐요.
      포킹/ 포킹님 저격글(?) 아니에요. 몰랐어요. 이 글을 쓴 발단은, 제 블로그에 누가 짧은 커멘트 안에 두 번인가 틀렸길래 지적했더니 "되게 빡빡하게 구네"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고요. 아니 내 블로그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하냐-_-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까 저도 틀리는 부분이 있고 누가 그걸 말해주면 고마울 것 같은데 요즘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지적 --> 이상한 사람 취급 이런 풍조가 있는 것 같아요.
    • 토끼를 강조하고 싶어서죠.
    • 워낙 댓글을 많이 써서 일일이 체크하긴 힘들지만,
      저도 저렇게 쓴 글이 있을거에요. 아마도.
      저보라고 쓴 글 같은 느낌.ㅎㅎㅎ

      늦었지만 긴 휴식끝에 돌아온 거 환영해요.
    • 다른 이야기인데 남한보다 북한이 붙여쓰는 경향이 강하다고 들었어요.
      그거 알고부터 지나치게 붙여쓰면 빨갱이소리 듣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쓸데없이 했었답니다. 중딩때요 ㅎㅎ
    • 그게요 쓰는 사람의 의도가 토끼를 말하려(이사이는 어쩌죠)하는데 뒷말이 붙으면 읽는 사람이 토끼 생각이 덜할까봐 걱정이 돼서 그런거 같습니다.
    • 토끼생각이 덜할까봐 ㅎㅎ
    • 자맛탕/ 굳이 띄어쓰기를 안해도 인용부호나 밑줄 같은 강조할 방법이 있지 않나요? 아 북한쪽 얘기는 처음 듣는데 흥미롭군요.
      자본가/ 안녕하셔요오오오.
    • 토끼 생각이 덜할까봐!!!
    • 맛탕/저는 지나치게 붙여쓰는 사람은 살인마 의심이 갑니다.(농담.)

      김명철 실종 후, 용의자가 보낸걸로 의심되는 문자.
    • 어뜨케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휴대폰 문자는 띄어쓰기 안하는데...
      빨갱이에 살인마 콤보네요. ㅎㅎㅎ
    • 저도 명색이 국문학 전공자인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여간 헛갈리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늘 글을 읽을 때나 쓸 때나 조심스럽습니다. 자, 그런 의미에서 loving_rabbit 님이 실수하신 맞춤법, 띄어쓰기 몇 개를 적어보겠습니다(..) '잘 하는 -> 잘하는' '웹 상의 -> 웹상의' '거의 대부분이라 -> 대부분이라' '사람들 중 -> 사람 중' '느낌을 줍니다 -> 느낌이 듭니다' '보편화되면 -> 보편화하면' '공감가는 -> 공감 가는' 입니다.
    • roger/나이스!!ㅎ
      제껀 하지마세요. 몇 줄 안 쓴거 지적받으면...ㅠㅠ
    • random/ 실은 "이다"의 품사를 뭐라고 하는지 기억이 안나서 한참 찾아봤어요. 그런데 그런 독특한 성격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생긴 게 아닌데, 이 띄어쓰기는 요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보이는 것 같단 말이죠.
    • roger/ 감사합니다. 저도 글 쓸 땐 제가 아는 건 너무 당연하고 제가 모르는 건 규칙이 복잡한 거, 이런 생각으로 쓰지요. 거의 대부분이라, 이건 정말 쓸 땐 생각을 안했는데 "거의"가 불필요하군요.
    • 띄어쓰기를 열심히 하려고 의식하다 보면 꼭 오버하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구요.
      제가 그렇습니다(...)
    • 저는 맞춤법이고 띄어쓰기고 워낙 개판으로 쓰는 편이라 (특히 띄어쓰기..;;) 맞춤법, 띄어쓰기 틀린 글도 속도 안 줄어들고 잘 읽는 편이에요. 그런데 과속방지턱이라는 말씀에는 동감입니다. 제 주변 친구들 중 문장력이 좋은 녀석들은 특히,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심하게 틀린 글을 보면 내용에 집중을 잘 못하더라고요.
    • 저는 띄어쓰기는 제가 잘 몰라서 별로 안 거슬리고... 아니, '못' 거슬리고... (푸핫.)

      여기 단골 주제인 맞춤법(중에 제가 알기 때문에 남이 틀렸을 때 잘 보이는; 것)만 말하자면
      웬만하면 / 왠만하면,
      왠지 / 웬지
      이거랑,

      금세 (O) / 금새
      찌개 (O) / 찌게
      베끼다 (O) / 배끼다
      건네다 (O) / 건내다

      이런 ㅔ / ㅐ도 신경 쓰이더라고요.
      '베끼다'랑 '건네다'를 잘못 쓰는 건 아주 흔하진 않지만 가끔 게시글에서도 본 기억이 있어서요.
      물론 여기가 아닐지도...
    • 명익시잠/ 아 이런 정리글 좋습니다. 예전엔 "떡볶기"도 많이 보이던데 요즘엔 이상하게 이건 별로 안 틀리더라구요.
      비잉/ 그러게 말입니다. 벌써 지적도 받았지만 (흑) 제 경우는 완벽하게 아는 것도 아닌데 가끔 집중이 안될 정도에요.
      로이배티/ 저도 흑. 그런데 모르고 틀리는 거야 어쩔 수 없어도 혼동되면 일단 찾아보려고는 하고 있어요. 그런데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게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 그런데 ㅔ와 ㅐ는 자판이 붙어 있어서. 정말 몰라서 틀리는 게 아니라
      그저 ㅔ 치려다가 ㅐ 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에 썼던 것들로만 보자면...
      금세는 금새로 알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고, 찌개는 나이 많으신 분들이 찌게라고 자주 쓰는 것 같은데,
      베끼다를 배끼다로 쓰는 거랑, 건네다를 건내다로 쓰는 건 ㅔ와 ㅐ의 자리 때문일지도요?
      위엔 안 썼지만 베개를 배게라고 쓰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둘 다 ㅔ/ㅐ가 있으니까 몰라서 넘어간 것일 것 같고...
      아무튼 쓴 사람이 왜 그렇게 썼는지를 떠나서; 틀린 맞춤법이 눈에 밟히면 딱 멈추게 되긴 하더라고요.
      • 자판이 붙어서라기보단 요즘 사람들이 ㅐ/ㅔ 발음을 구별 못하는 현상이 쓰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 눈에 밟히는 거요, 정말 그래요. 책 읽다보니 이건 뭐 클리쉐 수준으로 자주들 틀리는 "public을 쓰고 싶었는데 pubic이 된 경우" 얘기가 나오더군요. 이건 둘 다 맞는 단어라 맞춤법 검사로 걸리지도 않고.
    • 서술격 조사를 띄어쓰는 표기를 저도 종종 하게 되는데요. 핸드폰으로 쓰느라 문장부호를 넣기 귀찮지만 따옴표로 강조되는 명사라는 느낌을 주고 싶을 때 그렇게 씁니다. 쓰면서도 거슬리지만 붙여쓰는 게 더 이상하게 느껴져서 그냥 그러고 말아버리죠.
    • 뒷북이지만 반가워요 토끼님:-)
    • 저도 인터넷 상에서 쓸 때는 자주 그러는 데 몰라서 띄우는 것은 아니고 붙이면 잘 안보이는 것 같고 답답한 느낌이라서..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손으로 쓸 때는 딱히 그러는 경우가 없는데..
    • 갑자기 궁금해져서 문법책을 뒤적여봤는데 서술격조사와 체언을 띄워 쓰는 경향이 생기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 같네요. 우리가 서술격조사라고 만들어 놓은 '이다' 자체가 이다, 이면, 이니 처럼 활용할 수 있고 문장 안에서 관계를 나타내는 격조사로서의 성격이 명확하지가 않기 때문에 학자들에 따라서는 서술격 조사가 아니라 용언에 속하는 지정사로 따로 설정하기도 합니다. 용언은 체언과 분리된 한 단어이기 때문에 띄워서 써야죠. 사람들이 무심코 띄워쓰는 이유는 이다의 용언적 성격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흠 저도 요즘 이상하게 왜 'oo는 oo 이다'라고 쓰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느꼈나 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니었나보네요. 정말 강조를 위해서인 걸까요?
      띄어쓰기는 참 희한해요. 왜 띄어써야 할 부분은 안 띄우고 띄우지 말아야 할 부분은 띄우는 괴현상(?)이 발생하는지... 허허. 요즘은 맞게 써도 이게 맞나 싶고 그렇습니다.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틀리게 썼다가 헉 하는 경우도 있어요. OTL

      쩝 전 맞춤법 틀린 건 지적하는 성미인데(틀린 말을 자꾸자꾸 쓰면 계속 퍼져나가니까 그게 싫어서...), (위에 굶푸님도 말씀하셨지만) 얼마 전에 듀게에서 모 님이 맞춤법 틀린 거 지적하는 게 꼭 과시하는 것 같다 그러셔서 요즘은 지적하기가 망설여지네요. 틀린 걸 틀렸다 하는 것도 아니꼽게 보여진다니 참.. 세상 살기 힘드네요. 허허
    • 굶버스/ 저도 제 글이나 댓글 맞춤법 지적해주는 것 고맙던데, 언젠가 제가 다른 분 지적해주다가 그 댓글에서 맞춤법을 틀리는 바람에; 지나가던 분이 비아냥거리셔서 그 다음부턴 안하게 되는..
    • 설렁설렁 회사 와서 보니깐 댓글이 많이 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마 알고도 강조의 의미로 그렇게 쓰는 케이스, 모르고 쓰는 케이스 둘다 있나봐요. 사실 이게 특히 신경쓰이는 건 뭐랄까, 개인적인 취향 내지는 선호의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인터넷 신조어 같은 건 (특정 계층 비하나 성적인 뉘앙스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는 경우) 재미있어 하는 편인데요, 눈에 띄는 맞춤법 실수는 참 거슬리더라구요. 위에서도 써주신 분이 계시지만, 저는 온오프라인을 불구하고 맞춤법 지적하는 문화가 널리널리 자리잡았으면 하고 바라는 너드입니다. 'ㅅ'
      여긴 갑자기 더워진 일요일 오후고, 한국은 한 주의 시작이군요. 다들 즐거운 한주 되시길.
    • 눈에 띄는 맞춤법 실수는 참 거슬리더라구요.2

      동감입니다. 가끔 지하철 역사나 관공서에 걸린 현수막 글귀들 중에도 맞춤법이 틀리는 문장들이 보이곤 하는데 솔직히 홀딱 깹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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