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도로·광장 등 행정 시설 한글로
이제 1시간도 채 안남았지만, 한글날 기념(?) 포스팅이랄까요.
새로 짓는 세종시의 행정지명등을 순우리말 위주로 짓는다는 내용입니다.
사업내용이 흥미로워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자못 궁금한데, 먼저 연관뉴스로 쭈르륵 뜨는 기사들에서
문자인 "한글"과 순우리말이니 한자어니 하는 어종(語種)을 구별하지 않고 섞어서 쓰는 것이 여전히 눈에 띄는군요.
(제가 퍼온 경향기사부터가 그러하지요)
순한글 도시니 한글이름도시니 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데 좀 달리 생각해보면
세종(世宗)이란 시 이름 자체가 순우리말이 아니고 그 왕의 이름도 아니고 왕조시대 그 왕의 묘호라는 점이 아이러니해요.
(그 만큼 그 명칭으로 친숙해진 분이어서 그렇겠지만)
세종→한글→우리말(순우리말 위주의) 사랑(우대)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가도 그렇죠.
한글이 아닌 "훈민정음"을 보면 조선말 뿐 아니라, 중국어를 비롯해서 외국어 표기에 쓰는 자모도 갖춰져 있어서
딱히 외래어 배제-순우리말 우대같은 사상도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이런 캠페인에 잘 어울리는 사람은 "한글"이란 이름을 지어주신 주시경 선생이라고 생각해요.
순우리말을 한국어의 "맏이"격으로 치켜세워준 것도, 한문에 대비해서 국어/국문을 높이는 사상을 처음 가진 것도 그 분이니까요.
(뭐 그렇다고 세종시를 주시경시로 바꿀 수는 없는거지만요)
다시 사업내용으로 돌아가보면, "계획"도시이고, "세종"시이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젝트 같은데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지만, 일단 보도된 것만 보면 순우리말 중에서도 발음이 예쁘고 귀여운 것 위주로 골랐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것만 고르다보면 금새 밑천이 바닥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명은 유래와 기능성과 보수성을 아울러 지니는데, 지금도 새로 뚝딱 만들어지는
길 이름 같은 것들이 발음만 예쁘고, 그 땅의 성격이나 기능같은 구체적 정보를 결여한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지명같은 것은 원래 쓰이던 말을 한자로 적는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난 경우가 많은데, 토속지명을 연구해서 본디 우리말로 되돌리는 식으로 정리해도
큰 성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왕 시작하기로 한 사업이라면 성공해서 좋은 선례를 만들어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