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패션, 부러진화살) 후기

 

5일차입니다. 서서히 주위의 맛집들이 물리기 시작했어요. 국밥은 더 이상 안먹을꺼에요.

 

 

어제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미드나잇패션2를 봤습니다.

미드나잇패션2는 <더 레이드>, <뱀파이어>, <캐터키즘 카타르시즘>. 이렇게 3편의 영화로 구성되어진 섹션입니다.

작년에 미드나잇에서 <줄리아의 눈>을 굉장히 재밌게 봤기에 올해도 미드나잇을 선택했어요.

 

첫번째로 상영되어진 <더 레이드>는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으로만 똘똘 뭉친 영화에요.

저는 사실 이와이슌지 감독의 <뱀파이어>때문에 ..패션2를 선택했습니다. 근데 시놉조차 읽어보지 않은 이 영화가 색다른 체험을 안겨주었어요.

아 정말 이건 당일날 극장 안에 계셨던 분만 알 수 있는 감정일겁니다.

주인공이 긴 시간동안 악당들과 화려한 결투액션을 벌입니다.

한 3번의 장시간결투액션이 있었는데, 주인공이 악당들을 전부 때려눕힐 때 마다 관객석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터졌어요.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아 이게 영화제의 묘미구나..했습니다.

 

장담컨대 저는 이 영화를, 평소처럼 혼자 집 앞에 있는 극장에서 봤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 겁니다.

액션에 별다른 흥미가 없는 것도 있지만, 일단 주인공이 너무 천하무적이에요. 이게 뭐야, 말도 안돼!하고 극장을 나왔을 꺼에요.

근데 그렇지 않았어요. 축제의 힘입니다.

 

어제만해도 하늘연극장에 불만이 많았었지만, 관객석이 굉장히 많다보니 다양한 반응이 나오더라구요.

극장의 분위기를 타는 묘한 영화가 종종 있는데, <더 레이드>가 그런 부류였습니다./

 

정말로 기대했던, 이와이슌지 감독의 <뱀파이어>는 기대보다 못했습니다.

그만의 서정적이고 염세적인 감정라인은 여전히 좋았지만, 좀 지루했어요.

하지만 굉장히 '꿈결'같은 영화였어요. 기억에는 남을 듯.

 

<캐터키즘 카타르시즘>은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굉장히 많이 웃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후반부의 당황스러운 전개로 다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보았던 <부러진 화살>은 굉장히 통쾌한 법정 영화입니다. (의뢰인을 안봐서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봐온 법정 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실제 사건을 다룬 것이라 불편하고 버거운 점이 있었을텐데, 영리하게 영화를 풀어갔습니다.

관객들 반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크레딧이 다 올라갈때까지 박수갈채가 이어졌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요.

카탈로그에는 뭐 선동하지 않고, 주인공을 미화하지않고 그렇다고 쉽게 단죄하지도 않으며 어쩌고 저쩌고가 적혀있지만

영화는 주인공 편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전부 능수능란 합니다. 정식개봉 후 꼭 대박흥행 했으면 하는 영화에요.

(배우들이 노개런티로 출연했다고 하네요)

 

 

 

올해는 제가 고른 영화들을 전부 좋고. 재밌게 봐서 기분이 좋습니다.

행복해요!

 

 

 

 

 

 

    • 후기를 읽으니 저도 더 신이 나네요. 방금 홍상수 감독님을 보고 와서 상당히 행복한 상태. 부산영화제가 너무 좋네요, 축제예요!

      부러진 화살의 반응이 저정도로 뜨거웠다니 기대해봅니다.
      • 와우 저랑 같은 공간에 계셨군요. 메가박스 1관.. 맞나요? 저도 GV 끝까지 다 보고 심지어 질문도 한 번 했습니다. 북촌방향 재미있던데요.
        • 왑! 저도 질문 하나 했는데! 신기하네요.^^ 북촌방향도 재밌고 감독님의 도인포스 인상적이었어요.
          • 적어도 그 질문 두 번 한 남자분은 아니시군요ㅋㅋ 끝나고 싸인받으러 사람들 엄청 몰려가던데.. 혹시 싸인 받으셨나요? 전 막차때문에 헐레벌떡 나왔습니다 ㅠㅠ
    • 더 레이드가 그랬군요! 영화제에서 영화를 볼 때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올해 피판 자원활동 했는데요, 폐막작 블라인드에서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이 악당을 **로 **했을 때(혹여 스포일러가 될까봐..) 부천운동장안 관객들이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어요. 박수치고 웃고 환호하고. 정말 신났었습니다.
    • 저도 어제 미드나잇2 봤어요. 종일 영화보고 미드나잇 보고 바로 다음날 오전9시에 약속이 있어서 일부러 뱀파이어-캐터키즘 어쩌고 보고 집에 와서 3시간이라도 자고 나가려고 했는데 (그래서 상영순서까지 문의했었건만) 갑자기 순서가 바뀌는 바람에.. [더 레이드] 할 때는 그냥 일부러 자려고 눈 꼭 감고 자야지 자야지 했는데 시끄럽기도 하고 재밌을 것도 같아서 결국 못 참고 봤는데 진짜 재밌더군요. '나 지금 엄청난 액셕영화를 보고있는 거 같은데' 싶은..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나올 땐 부천영화제 심야상영 보는 기분이었어요. (부산에서도 매년 미드나잇 보지만 왠지 부천 심야 같은 분위기는 이번이 제일!)

      [뱀파이어]에 대한 감상에도 공감하구요, 전 마지막 장면때문에 모든 게 상쇄. 마무리를 잘한 듯해서 마음에 듭니다.
      [캐터키즘]은 웃기긴 했지만 허무하기도 하고 그냥 안 보고 집에 왔어도 괜찮았을 뻔 싶긴 했어요.
    • 부러진 화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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