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네마도 이제 사라지는군요

며칠 전 명동에 나갔다가 우연히 중앙시네마 옆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극장 내부에 있던 가구들이 바깥에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매표소가 있던 자리에 붙어 있는 작별 인사말이 뭐라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자아냈어요. 이미 여러 달 전에 폐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바깥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가구들을 보니까  아! 이젠 정말 폐관이 되는구나 하고 피부로 느껴졌어요.  학창시절부터 영화를 유달리 좋아했던 저에게 이곳은 거의 마지막 남은 추억의 공간이었거든요.

 

 

 

 

 


중앙시네마는 중앙극장이란 이름으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영화팬들 곁에 있던 공간이라고 합니다. 중앙시네마가 허물어진 이 자리엔 24층의 금융센터가 들어선다고 하네요. 물론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그렇게 되었겠지만 유서 깊은 공간을 꼭 그렇게 없애야만 했나하는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중앙시네마말고도 우리 곁을 훌쩍 떠난 극장들이 많죠. 1999년에 폐관된 을지로 4가 국도극장, 2001년에 폐관된 세운상가에 있던 아세아 극장, 2004년에 폐관된 종각 근처 코아아트홀, 2006년에 폐관된 종로2가 시네코아, 2007년에 폐관된 스카라극장, 2008년에 폐관된 명보극장.. 모두 추억 속에 남아 있는 그리운 공간들입니다.  일본에는 3-40년대에 만들어진 극장들이 아직도 남아 있고 미국도 시민케인을 첫 상영했던 극장이 보존되어 있다는데 우리는 왜 그럴 수 없는지 아쉬움이 많네요.


 

    • 광주 갔을 때 광주극장 가 보고, 그것만으로 광주가 위대해보이더군요.
      국도-스카라-피카디리-단성사 이중 하나만 제대로 보존되었어도 좋았을걸 뭐했는지 모르겠어요(자탄입니다)
    • GREY/

      광주극장도 유서 깊은 곳인가보죠?
    • 중앙시네마 없어지는군요. 스펀지하우스가 자리잡은 이후 꽤 열심히 다녔는데요. 쓸쓸한 소식이네요.
    • 씁쓸하네요. 중앙시네마 정말 아늑한 극장이었는데요..
    • 76년 동안 극장 했었군요..
    • 광주극장은 세종문화회관하고 비슷한 느낌입니다.
    • GREY/

      아! 2층이 있는 극장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이전 극장들은 거의 이런 형태였던걸로 기억해요.
    • 동네에도 저런 극장이 흔했죠..그러다가 80년대 소극장이 잠시 흥했고 곧 비디오킬더무비씨어터가 되었죠.
    • 이번에 부산에 가서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새삼 광주극장이 자랑스러워지더라고요. 재정이 좀 넉넉해서 냉난방 난점도 해결하고 상영 시설만 한 번 교체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늘연극장은 너무했습니다. 영화제 때만 이벤트성으로 영화 틀고 평소에는 영화 상영할 생각이 없이 그저 멋만 부리려고 지은 느낌. 아니 설계를 얼마나 대충했으면 다 지어놓은 다음 영화를 틀어보고서야 '영사 기술 상의 난점으로 XX~XX번 좌석에는 앉으실 수 없습니다.'라는 공지를 때립니까.)
    • oldies/ 겉멋에만 치우쳐서 기능에 소홀한 건물이 너무 많죠. 건물이지 조각이냐고요~
    • 광주극장 상영관 안엔는 검열관을 위한 자리도 있어요. 일제시대때 검열하던 좌석이요.
    • 저는 파프리카 보러 갈 때 한번 갔었네요. 좀 어릴 때 친구랑 둘이 멀티플렉스 아닌 극장은 첨 가본 거라서 뻘쭘하면서 분위기 좋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 퉁퉁/

      음.. 중앙시네마도 나름 5개관 멀티플렉스였어요. CGV나 메가박스 같은 대형은 아니었지만요.
    • 화양연화와 아비정전이 최근에 재개봉한 걸 중앙시네마에서 봤죠.. 아슬아슬했는데 결국 재개발로 없어진다는 얘길 듣고 얼마나 아쉬웠던지.
    • 아쉽긴 하지만 영화보기에 좋지 않고 사람도 없어서 금방 망하겠군 했어요. 마지막으로 본 게 언애듀케이션이고 데어윌비블러드도
      여기서 봤는데 후회했어요.
    • 레벨9/

      아비정전은 1990년 최초 개봉도 중앙시네마에서 했네요. 그땐 이름이 중앙극장이었지만요.
    • amenic님// 오 그렇군요 역사적인 곳에서 본 것이었네요.
    • ㅠㅠ 시사회할 때 자주 갔는데...
    • 노량진 수험생 시절 1996년에 곽부성 나왔던 '낭만풍폭'을 중앙극장에서 봤었는데...
      '은행나무 침대'도 명보극장에서 봤고...15년전의 추억을 간직한 극장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네요.
    • 여기서 봤던 사토 마코토 특별전 아주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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