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4: 중간 점검
뻘글4 – 간단히, 그래서 오도(誤導)하는
2. 겨자
“미국이 무엇때문에 자유무역주의에 어긋나는
정책들을 사용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사용하기 위해서 각개의 나라들과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을까요? 이번에 한미 FTA에서 트럭부분을 보호하기로 한 것은 GM노동자들을 위한 정치적 배려에서 나온 미국 정계의 '실수'라고 해둡시다. 예를 들어 미국은
80년대에 일본에게 VER(voluntary
export restraint)를 압박했고, 일본은 이를 받아들여 미국에 일본물건을
수출하는 것을 자제하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토요타에게 부품을 미국 현지에서 만들라고 압박을 넣어
(local content
requirement) 토요타가 자동차 품질 저하를 무릅스고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을 수 없었지요. 또한 예를 들어 덤핑 제소나 수퍼 301조는 어떠합니까? 덤핑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길어지니 간단히 줄이겠습니다만, 덤핑 제소가 일부 국가들(특히 인도, 미국, 유럽)의 보호무역주의를
위해 작동한다는 혐의가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3. 몇 가지 필수적인 논점들
위와 같은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의 의미를, 어윈의 장하준 비판, 그리고 그에 대한 재반론의 맥락에서,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해당 조치들은 경제학 이론, 경제학자들의
지지를 받는가?
반대라면 주류 경제학 일반, 대다수 경제학자의 반대인가, 편향적인 특정 학자 개인의 반대, 배싱인가?
주류 경제학자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해당 조치들은 소위 “보호무역을 정당화하는
경제학 이론”이라는 유치산업보호론이나 strategic trade
theory 에 부합하는가?
3) 해당 조치들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가, 아니면
특정집단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해당 조치를 통해 이익을 얻는 특정 집단은 미국의 경제적 (최)약자들인가?
4) 해당 조치들의 비용은 무엇인가? 그 비용은
미국에 국한되는가 국제적인가?
5) 해당 조치를 다른 나라, 예를 들어 한국이
채택한다면 그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할 것인가?
등
4. 경제학자들의 일관된 논지
1) VER
Hal R.
Varian, Intermediate Microeconomics 5판
제27장
과점 이론 488-489쪽
사례:
VER
[1980대에 일본 자동차 회사들 VER에 동의. 그들이 자발적으로 대미 자동차 수출량을 감소시키겠다는 것. 미국
소비자들은 이것이 미국 통상 교섭자들의 큰 승리라고 생각.
하지만 잠시 생각해 보면 사태는 보기와
꽤 다름. 우리는 과점 이론에서, 더 높은 가격을 지탱하고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생산량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특정 산업 내 기업들이 직면하는 문제라는 점을 살펴 보았음. 이미 얘기했듯, (개별 기업은 과점 기업간) 생산량 협약을 위반하려는 유혹이 항상 있음. 모든 담합은 이런 위반(치팅)을 적발하고 방지할 방법을 반드시 고안해야 함. 만약, 정부와 같은 제3자가
이 역할을 해준다면 기업들로서는 엄청 편리함. 이게 바로 미국 정부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을 위해 한
역할임!
한 추정에 따르면 1984년에 일제 수입차 가격은 VER 없었을 경우에 비해 $2,500 비쌌음. 뿐만 아니라,
일제 차 가격이 상승한 탓에 미제 차들도 VER 없었을 경우에 비해 $1,000 더 비싸게 팔았음.
이런 가격 상승 탓에 미국 소비자들은 1985~6 동안 VER 없었을 경우에 비해 일본 자동차에 대해 총
백억달러를 더 지불했음. 이 돈은 바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주머니에 꽂혔음. 이 부가적 이익 중 많은 부분이 생산 역량 강화에 투자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후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었음. VER은 과연 미국 고용 유지에
성공하였음. 그러나 1고용을 유지하는데 소요된 단위 비용은 1년당 $160,000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됨.
만약
VER 정책의 목표가 그저 미국 자동차 산업의 건간을 증진하는 것이었다면, 훨씬 더 간단한
방법이 있었음. 그냥 일제 수입 자동차에 $2,500 관세를
부과하면 됨. 이 방법을 썼다면, 무역 제한을 통한 수입(revenue)은 일본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미국 정부에 꽂혔을 것임. 미국
정부는 1985~6 동안 100억달러를 외국에 보내는 대신
미국 자동차 산업의 장기적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그 돈을 쓸 수 있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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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VER은 미국 정부의 뻘짓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뻘짓 때문에 미국의 소비자만 엿먹었을까요? 장기적으로서 현대차나 대우차도 손해를 봤겠죠. 미국 소비자들이 일본
자동차 회사에 돈 퍼다 줬으니까요. 한국의 자동차 소비자들도 손해를 봤을 것입니다.
비용을 계산하는 게 경제학입니다. “미국 VER 했다, 국익에
부합하니까 했겠지, 걔네 그런 거 하고 잘 살고 있잖아, 우리도
하면 좋겠지, 그런데 하지 말라고 안 하는 게 좋다고 하네, 위선적인
나쁜 놈들이네” 가 아니라, VER이 실제로 작동하여 편익과
비용을 산출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그 크기를 계산하는 게 경제학이라고요.
2) local content requirement ≒ Buy American
a. 2009년 1월 29일자 워싱턴 포스트 기사
http://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9/01/28/AR2009012804002.html
어제 밤 하원 통과된 법안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조항 포함. 수입산 철강을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에 못 쓰게 될듯.
상원 버전은 더 심할 듯.
"Buy
American" 조항의 지지자들 – 철강 제조업체, 노동조합을 포함
- 은 경기 진작 지출이 외국이 아니라 미국의 고용 창출에 쓰이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함.
반대자들 – 미국의 가장 큰 블루칩 기업들을 포함 – 은 그것이 자유무역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 없다고 말함. 그들은 그것이 외국의 미국에 대한 보복을
유발할 것이며 글로벌 금융 위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함.
^ 오바마는 "Buy
American", 고용의 호소력에 대비하여 보호주의의
잠재적 결과(consequences 대가)를 고려해야만 함.
^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 더 비싸도 미국산
재료와 장비를 사용하도록 해서 중공업 고용을 늘리려는 것임. 그러나 Caterpillar,
GE, 미국 항공산업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음.
그들은 해당 조치가 최근 미국이 비준한
무역 협정을 위배할 수 있다고 주장함. 비판자들은 외국 회사들에 그런 장벽을 부과하는 데 따라 붙는
“보호주의 메시지”가 가장 해로울 것이라고 말함. 중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이 경기 진작 프로젝트에 수십억$ 세금을 집행하려고 준비중임. ^ 이번 주 European Commission 대변인은 Buy American 조항
승인되면 보복 조치 취할 것이라고 위협하였음.
“Buy
American 조항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기업이 Caterpillar 임. 하지만
Buy American 조항을 채택함으로써, 미국은 수출에 제약을 받을 것임,”라고 Caterpillar
이사인 Bill Lane 이 말함. ^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1930년대 미국의 보호무역 채택이
당시 가장 중대한 실수 중 하나였음을 알 것임. 폭포 같은 파급 효과로 세계 무역이 거의 정지하였고
경기 침체를 대공황으로 전환시켰음.”
세계적 불황이 악화될 때, 무역 장벽을 도입하려는 낌새들이 초기부터 있었음. 서밋에서 그렇게
하지 말자고 약속했지만, 프랑스부터 인도네시아까지 몇몇 나라들은 그렇게 했음.
다른 나라도 그렇게 했으니 미국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몇 몇은 주장함. 그러나 최근 수십년 동안 미국은 자유 무역의 대표적 옹호자 역할을
담당해왔음. 몇 분석가들은 의회가 Buy American을
승인하면 그 자유무역주의로부터의 중대한 이탈에 방점이 찍힐까 두려워함.
옹호자들은 Buy American 조항으로 경기 진작 예산이 외국의 고용 말고 미국의 고용 창출에 쓰이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함. 작년 경기 진작 목적의 세금 환급액 중 많은 부분이 중국산 TV와
한국산 냉장고들에 소비되었다고 함.
^ 철강 회사들이
설립한 American Iron and Steel Institute 의 의장 Thomas Gibson 은 “수요는
감소하는데 중국산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중국이 보조금을 쓰기 때문이다”라고 말함. “우리의 요지는 경기 진작 지출이 미국의 고용을 증진해야 한다는 것임.”
^ 어젯밤 통과된 조항은 (상임)위원회에서 양당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음.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산 철강이 25% 이상 비싸야 수입산을 사용할 수 있음. TSA 유니폼
등 의류 100% 미국산만 사용해야 함.
상원에서는 Byron L. Dorgan (D-N.D.) 의원이 더 강력한 조치를 발의하려고 하고 있음. ^ Dorgan 은 이것이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라고 말함. 미국의
대규모 무역 적자를 언급하며 “우리의 무역 현실을 보고도 우리가 불공정하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함.
b. 2009년 2월 1일자 뉴욕 타임즈 칼럼
http://www.nytimes.com/2009/02/01/opinion/01irwin.html
더글라스 어윈
우리가 미국산 사면, 다른 사람은 미국산 안 살 것이다.
세계 무역이 급감, 미국의 대중 대일 수입 급감하고 있음. 정부들이 무역을 통제하는
것이 세계 경제에 가장 불필요한 뻘짓임.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금 그 뻘짓 하고 있음.
철강 산업 로비스트들이 지난 주 통과된
경기 진작 법안에 “Buy American (국산 애용)” 조항을
삽입하도록 하원을 설득한 것 같음. 건설 등에 미국산 철강에 우선권 주도록 하였음, 하원은 TSA 유니폼을 미국산으로 하도록 하였음. 상원은 이런 조항을 확대할 지도 모름.
합리적으로 들릴 수도 있음. 그러나 역사는 “Buy American” 조항이 비용을 증가시키고 정부지출 패키지의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음. 1990년 대에 다리 건설할 때 미국산이 수입산보다 25% 이상 비싸지 않으면 미국산 철강 써야 한다고 하였음. 미국
회사들 외국 입찰 업체보다 23% 비싼 가격에 입찰하였고 그래서 더 비싼 미국산 사용하여야 했음. 캘리포니아 납세자들 4억$ 더 내야 했음. 운
좋은 철강 회사들 입장에서는 로또였지만, 철강 산업은 자본 집약적 산업임. 그 조치 때문에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다른 건설업 예산이 줄어들었음.
미국 제조업은 경기 진작 예산에 따른
주문을 수주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음. 더구나 다른 나라들이 면밀히 지켜보고 있음. 경제
위기가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회사를 우대하는 변명이 되는지 여부를. GE와 Caterpillar는 “Buy American” 조항을 반대하였음. 해외 수주에 해가 될까봐 우려하기 때문임.
걱정하는 게 당연함. 현재 경제 위기를 거치고 나면 중국, 인도, 다른 나라들은 대규모 건설 투자 지속할 것임. 그 나라들이 미국이
했던 것처럼 국내 회사에 우선권 준다면 미국은 입찰할 때 불리함.
황금률을 잊으면 그 대가는 심각할 수 있음. 1930년에 도입했던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세계적인
관세 장벽 높이기에 일조하였음. 모두가 수입을 억제하려고 하였을 때,
그 상호작용의 결과는 더 깊은 세계 경기 침체였음. 그 시기에 누적된 무역 제한 조치들을 해소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음. 동일한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됨.
정정:
2월 4일. 2월 1일자 칼럼에 현재는 맞지 않는 정보 포함. 2004년에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buy American” 조항 때문에 납세자들이 미국산 철강에 4억$를 더 써야 한다고 발표했지만,
그 후 주정부는 프로젝트를 수정하였고 더 싼 수입산 철강을 사용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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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local content requirement ≒ Buy American 도 뻘짓입니다. 아이고.. 보호무역으로 큰 비용 없이 고용도 보호하고, 유치산업도 육성해서 장기적 경제성장률도 높이고 세계 경제에도 이바지 할 수 있으면 아무 걱정할 필요 없겠네요. 어서 빨리 “모순적”이고
“남의 집 불구경 하면서 이래라 저래라 교시를 내”리고, “이론을 적용했다가 현실에 안맞으면 웁스”하는
경제학자들을 몰아내고, 각 나라들이 국익에 따라, 혹은 특정
이익집단의 로비에 따라 경쟁적으로 VER 넣고, Buy Korean 통과시키고
하면 되겠네요.
제가 이전에도 얘기했듯, 일반균형의 관점에서 비용을 계산하는 게 경제학입니다. 경제학의 가장 중심적인 기본 개념, 철학이 비용이에요. 이윤, 효용, 편익보다
더 중심적이고 기본적이죠.
장하준이나 겨자님이 하는 – 학자의 논지를 판단하는데 국적이 주요 고려 사항이 되고, A국들의
에피소드들로부터 비용을 따져 보지 않고 B국들을 위한 정책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이는) - 활동이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주류 경제학이 신통찮아서
그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면 누가 말리겠습니까만 그걸 경제학이라고 부르는 건 좀 많이 웃기네요.
5. 난삽함과 오도(misleading)
비전공 독자들이 2.를 읽고 3.에 대해 정확한 의견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저는 겨자님이 3.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를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의심스럽습니다만, 많이
양보하면 다 잘 아신다고 가정해 드릴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이 겨자님의 글을 읽고 주요 논점들에 대해 바르게 이해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도저히 들지 않는군요.
아니 정확성 여부를 떠나서 겨자님 본인의
입장도 분명하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VER 이나 lcr 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그래서 다른 나라들도 저런 거 하면 좋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요.
제가 처음에 읽었을 때는 VER이 미국에 이익이 되었다는 주장으로 이해했고, 겨자님이 경제학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 보니 좀 애매하네요. 하지만 겨자님이 경제학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알아서 VER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뻘짓이라는 입장이라면 그 얘기를 어윈에 대한 반론에 저런 식으로 삽입한 이유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어윈이 하는 얘기가 바로 그 얘기거든요. 부국들의 뻘짓 에피소드를
근거로 빈국들의 뻘짓을 선동하지 말라는 얘기요.
(미국이 VER 했다, lcr 했다, 이랬다, 저랬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그거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 사실을 어윈이 부인하지도 않았고, 어윈도 그것을 비판하고, 비판의 이유도 설명하는데 말입니다. 미국이 이랬으니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따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아무 답도 없는 얘기죠.
장하준은 미국이 이랬기 때문에 부국이
되었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입장이겠죠. 거 참.. 겨자님은 장하준이 “경제 역사를 방대한 자료를
통해 깊이” 본다고 하셨고, 서양의 경제사학자들은 모순적이고
한숨 나오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분이니, 제가 겨자님을 장하준 수준,
겨자님 본인이 나중에 인용하신 교과서들과도 명백히 모순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장하준 수준으로 간주해도 불쾌할 이유가 없겠죠.)
혹시
3에 대한 입장과는 무관하게 미국이 그런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해당
조치에 대한평가를 고려해야만 그 사실을 지적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실 텐가요?
겨자님은 제 글이 난삽하다고 했는데, 제 글이 장황한 면은 있지만, 표준적인 국어 사용자가 제 글을 읽고
주요 논점들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형성하거나, 제 입장을 오해할 가능성은 매우 작습니다. 부차적인 논점들에 대해 혹시라도 그런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인정하고 수정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고요. ‘주류의 정의가 무엇이고 그 정의에 의한 주류가 어떤 입장인가’에 대한 얘기를 ‘주류가 (주류라서) 참이다’로 읽는 오독 신공까지 통제하는 것은 제 능력 밖이고요.
하지만 겨자님의 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독자들을 오도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겨자님의 글이야말로 난삽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이슈가 얽혀 있고 층위가 다른 문제들*을 부정확한 이해**에 기초해서 간단히 묶어 얘기함으로써 독자들을 오도하는 글과 개별 이슈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세하고 집요하게
얘기한 글 중 어느 편이 더 안전할까요.. 겨자님 글에 부정확하게 독자들을 오도하는 내용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제가 그 글에 바로 댓글을 달지 않았었다는 사실은 모르시겠죠.
* 예를 들어, 미국 국적의 경제학자의 연구
결과와 미국 정부가 한 뻘짓은 층위가 전혀 다르죠.
** 층위가 다른 문제들을 묶어서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러려면 각 문제를, 각 문제 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기술해야겠죠.
6. 평가
Varian 의 교과서가 경제학과 학부생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널리 읽히는 교과서라도 꼭 읽어야만 하는 건 아니고, VER 사례는 다루지 않은 다른 좋은 교과서들도 있을 테니까요.
저는
4. 2) b. 의 어윈의 칼럼을 다른 경로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4. 2) a. b. 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도 인용되어 있습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맥락이죠.
경제학을 잘 알지만 Varian이나 어윈은 읽지 않았을 수도 있죠.
하지만 경제학을 성실하게 공부한 사람이
1) 해당 조치들은 경제학 이론, 경제학자들의
지지를 받는가?
주류 경제학자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를 모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제 상식으로는 1)의 답을 잘 아는 사람이 겨자님과 같은 글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에 더해, 이제껏 제가 읽은 겨자님의 글에는, 경제학자들이, 어윈이, 크루그먼이 보호무역조치를 반대하는 이유를 잘 모른다고 생각할
만한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장하준이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라고 옹호하는 보호무역 정책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반대를 비판할 때, 바로 그 반대의 핵심 이유를
적시하고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텐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거든요.
대신 오류, 오독, 남의 다리 긁기가 가득했죠.
겨자님에 대한 제 짐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ㄱ)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음.
ㄴ) 다른
공부를 하면서 경제학을 간간히 접하고 공부하고, 필요할 때는 찾아 보고 가져다 쓰곤 함
ㄷ) 필요에
맞지 않거나, 동의하기 어려운 결론은 - 그 배경과 내용, 절대 다수 학자들의 세밀한 입장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 경제학
일반의 모순, 한계로 규정하고 비판함. (주류 경제학자들보다
자신이 경제학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함. 어떤 경제학자의 특정 레퍼런스가 본인의 논지에 부합한다고 생각되면, 경제학자 일반의 해석-수용, 심지어
해당 학자 본인의 의도에도 어긋나는 방식으로 레퍼런스를 납치하여 본인의 논지를 뒷받침하려고 함. 뒷받침하는
것이 아님, 뒷받침이 안 되는데 하려고 하는 것일 뿐임)
ㄴ) 은
겨자님의 차별성에 가깝고, ㄱ) ㄷ) 은 널려 있는데,
겨자님은 차별성 때문에 후자 일반에 비해서는
때문에 경제학을 좀 더 잘 알지만,
겨자님이 “겁없이 내뱉은” 말들이 후자의 전형성을 너무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제 기준에서는 후자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속상해 하지는 마세요. 장하준도 겨자님과 그리 멀지 않은 레벨이니까요. 그 정도면 만족하실
수 있겠죠.
노파심에 덧붙입니다. 경제학 전공은 해당 이슈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위한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닙니다.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은 장하준이 대표적으로 보여 주고, 그 외에도 많죠.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것은 듀게에 계시는 몇몇 분이 보여 주고 있죠. 어윈의 글,
제 글 등을 –동의하는 정도와 무관하게- 오독
없이 정확하게 읽고, 겨자님의 글에 대해서든 제 글에 대해서든 핵심 논점과 관련된 질문-문제를 제기하고, 장하준 주장을 최대한 합리적인 내용으로 재구성하여
주류 경제학과의 차이를 따져 보는 분들요.
틈 나는 대로 겨자님의 헛다리 짚기 사례도
살펴보면서 다른 분들의 의문에도 답변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7. 중간 점검
자유/보호무역과
관련하여 이 글의 시사점을 다시 요약해 보겠습니다.
1) 무역개방이 그러하듯 보호무역조치도 누군가에게는 이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된다.
2) 보호무역 조치는 반드시 (초과) 비용을 수반하며, 의도한 바 편익은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3)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많았으며, 그래서
종종 즉각적/점진적으로 철회된다.
4) 또한, 일반적으로, 무역 개방의 경우 편익의 총합이 비용의 총합보다 크며 보호무역 조치의 경우 그 반대이다.
5) 정치적으로, 자유무역의
이익이 사후적으로 재분배되지 않는 것만큼이나 보호무역의 이익도 사후적으로 재분배 되지 않는다.
6) 보호무역의 이익을 향유하는 집단이 해당 사회의 경제적 최약자인
경우는 많지 않다.
7) 재분배가 목적이고, 그것을
달성할 정치적 역량이 있다면, 보호무역 조치가 아닌 보다 효율적인 수단, 즉 비용이 적게 드는 수단으로 최약자~차약자의 우선 순위로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8) 따라서 특정한 보호무역 조치를 정당화하려면, “(위의) 일반적인 사실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라는 “전칭명제 부정”을 논거랍시고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특정한 조치로 인한 편익과 비용을 계산해서 갖고 와야 한다.
9) 역사적 에피소드를 설명하고자 할 때도 마찬가지다.
10) 미국이 VER을 했다는 사실, 19세기에 이런 저런 것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실제 작동방식과 효과, 그 효과가 다른 맥락에서 재현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개드립: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주체의 동기보다는
그 동기가 주어진 상황 속에서 굴절되어 나타나는 결과이다.” 개드립 받고 추가: 미국이 보호무역 조치를 도입했을 때, 그 동기가 미국의 국익이라고 믿으면 착각이다. 국익은 구성되고 사익의 합계는 존재하는데, 대개 본인의 사익에 가중치를
부여해서 계산한 합계를 국익이라고 부른다. 장하준주의자들은 국익의 자명성을 신봉한다. 적어도 경제학자들보다는 훨씬 더 신봉한다.) 11)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인 이론-모형, 여러 사례를 통으로 서베이하는 실증 분석뿐 아니라 에피소드 별로 까서 살펴보는 실증 분석도 해오고 있고 이
모두를 계속 해나갈 것이다. 12) 장하준은 이런 분석을 수행하거나 심지어 인용한 적도 드물다.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은 약간 예외적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학 교과서는 이런 분석의 축적된 성과를 요약한
것인데, 장하준이 매우 강조하는 얘기 중 교과서의 내용과 명백히 모순되는 것도 있다. 해당 내용은 그를 높이 평가하는 어떤 이가 인용-요약해 준 것이므로, 장하준 비판 진영에서 왜곡적으로 발췌했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롭다. 그를
높이 평가하는 이가 장하준이 매우 강조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 하겠다. 아니면
그 때 그 때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면 일단 “내뱉고” 보는 방식으로 자폭하는 스타일일 수도 있다. (뻘글3참조) 13) 경제학자들이 무역개방/보호무역조치의 비용-편익을 계산할 때는 일반 균형의 관점에서 계산한다. 이 때, 일반 균형이라 함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데, 그 중 한 가지 포인트는
비용-편익의 계산 단위가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그 국가와
관계를 맺는 국가들 전체, 즉 세계라는 것임. 이 점은 한 명민한 독자의 매우 핵심적인
문제제기에 직접적으로 관계됨. “장하준 책을 보고 또 일련의 논쟁을 보면 결국 어떤 쪽이 "우리에게
유리"할까가 결국 이 모든 논쟁의 핵심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더군요. 경제학이 원래 그런건가 싶기도합니다만..” 14) 3. “몇 가지 필수적인 논점들”을 다시 불러
오자면, 4) 해당 조치들의 비용은 무엇인가? 그 비용은 미국에 국한되는가 국제적인가? 를 물어봐야 함. lcr을 하면 캘리포니아의 납세자만 4억$ 더 내는
것이 아님, 보다 노동집약적인 미국의 건설 산업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님. 다른 나라의 철강 산업도 손해를 봄. 15) 그러면? 보복 조치함. “이번 주 European Commission 대변인은 Buy American 조항 승인되면 보복 조치 취할 것이라고 위협하였음.” 그러면 caterpillar 와 같은 미국의 수출업자들이 수출을 못함. 그러면
그쪽에서 고용이 감소함. 즉, 애초에 buy American 이 의도한 편익인 고용 보호가 달성되지 않음. 16) 편익은 사라지고 비용만 남음. 각 나라가
이런 식으로 상호작용하면 그냥 다 같이 엿먹는 것임. 각국에서 정치적으로 잘 대변되는 일부만 이익을
얻고 그 외에는 모두 피 보는 게임임. 미국, 중국, 유럽이 공조하여 무역 제한 없이 경기 진작 지출을 집행하는 것이 훨씬 좋음. 17) 이런 의미에서 어윈이 얘기한 황금률 이 중요함. 즉 경제학, 경제학자의
관심은 기업인, 정치인, 경제 관료의 관심과는 다름. 우선은 실증경제학이 규범경제학보다 우선적인 관심사임. 무역과 관련한
규범경제학의 관심은 모두가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 추구하면
모두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것이므로, 황금률을 지키며 다 같이 잘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임. 패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재분배 포함. 17년 전에 크루그먼이 [국가 경쟁력: 위험한 집착(강박)] 이라는
글을 통해 강조했던 내용이 바로 이것임. 크루그먼은 이 글에서 사회 안전망 관련 이슈도 가장 중요한
위험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음. 이에 대해 총 5명이 논평을
했는데, 그 중 4명이 장하준류임. 다 미국인인 것 같지는 않음. MIT, 버클리 교수도 있음. 그 중 한 명은 strategic trade theory 를 들먹이며
크루그먼의 이중성(?) 공격함, 즉 납치 시도함. “겨자님은 이 논쟁에서 국적, 새로운 모티베이션, 통찰력이 보이시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국적과 무관하게 늘 있어왔던
반복을 봅니다.” 이 4명의 뻘소리에 대한 크루그먼의 재반론도 크루그먼의 원글과 함께 국역되어 있음.
흥미로운 것은 논평자 중 나머지 1명임. 독일
사민당의 Chairman 인 Rudolf Scharping 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크루그먼이 과학자의 의무인 비판과 계몽을 잘 수행했다고 칭찬하며, 규칙에 기반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크루그먼에 적극 동의함. http://www.foreignaffairs.com/articles/49684/paul-krugman/competitiveness-a-dangerous-obsession 18) 보복 조치의 파괴적 위험은 위기 때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님. 유치산업보호론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음. 거기에 더해 사전적 ex ante 불확실성을 안고 있음. 이건 다음에 더 얘기하기로 함. 19) 중요한 사실 하나만 지적하기로 함.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할 때는 엄청난 보호무역조치를 시행해도 상당한 기간 동안 보복을 전혀 안 당하고 수출 많이 하고 흑자 유지, 자본 유치해서 빠른 속도로 자본 축적-투자-경제성장 이뤄졌음. 미국도 전략적인 필요에 의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므로
딱히 감사해할 필요까지는 없음.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나라가 없음. 7~80년대 아시아 4룡 전체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보다 지금
중국 한 국가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 의미로든 상대적 의미로든 훨씬 큼. 미국은 twin deficits 등 때문에 먼저 보호무역조치를 취하라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는 형국이고, 일본 등 다른 부국들도 상황이 좋지 않음. 냉전 시기의 우방 이데올로기
작동하지 않음. 10)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한국의 경제성장이
다른 맥락, 지금 저개발국에서 재현되기 위해 필요한 매우 중요한 조건이 바뀌었음. 하략. 20) VER이나 Buy American, 다른 보호무역
조치들에 대한 경제학자의 비판 및 인용을 음모론으로 간주하거나, 초학자의 학부 교과서 맹신으로 폄하하기를
원하는 이는 VER이나 Buy American 이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근거를 가져 오기 바람. 더 고급의 깊이 있는 경제학 운운하고 싶은 이는 이런 정책 실행을 옹호하는
경제학자의 레퍼런스를 단 하나만이라도 찾아온 다음 떠들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