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공주병, 여론조사
1. 첫 TV 토론이었던 SBS 토론에서,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에 대해 "아름다우시다"고 합니다.
그러자, 나경원 후보 수줍게 웃으시는데, 부끄럽다거나, 민망하다거나, 감사하다는 게 아니라, '그래, 내가 좀 예쁘지 :-)'라는 흐뭇한 웃음이더군요.
2. 어제 퇴근하면서 pooq이라는 앱으로 100분 토론을 봤어요. 마침 나경원이 박원순의 학벌 문제를 공격하고 있더군요.
박원순 후보는 어이없어 하면서 대응을 포기하는 인상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걸 문제삼는 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더군요. 그 양반은 학벌 따위 신경 안 쓰는 분이니까요.
반면 나경원 같은 부류들은 학벌이나 지위 같은 요소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서울법대" 학벌은 단순히 학벌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며, 타인을 등급으로 평가하는 절대 기준이기도 해요.
이런 사람들은 "서울대 졸업도 못하고 쫓겨난 주제에 서울법대 입학했던 것 처럼" 보이는 꼴 못 봐 줍니다.
학력 논란이 단순히 선거 전략 차원에서의 의혹제기가 아닌 거에요. 그 사람은 이걸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감히 나와 같은 등급인 척 하지 말라"는 겁니다.
재수없음의 어떤 경지에 이른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격을 맞받아칠 때에는, 그 내용을 논리적으로 지적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말꼬리 잡고 논점을 흐리는 달인들이니까요.
"복학 통지되어 법대 갈 수 있었지만 안 갔다." "호호호, 그러면 왜 안 가셨어요?" --> 학벌 논란 억울하면 그 때 서울 법대 가지 그랬냐는 사람과 무슨 정상적인 토론을 해요.
장인의 빨치산 경력을 물고 늘어지는 상대방에게 "그럼, 제가 제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응수해서 말문을 막아버린 노무현의 말빨이 그립습니다.
3. 지금 여론조사들이 박빙 혹은 나경원의 오차범위 내 역전으로 나오는데, 저 이거 안 믿습니다.
이 큰 판의 선거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이상하리만치 냉정하고 차분해요. 정작 불타오르고 있는 건 한나라당과 그 알바들 뿐입니다.
저들이 별 시덥잖은 네거티브 공세를 계속 취하는 것도, 원하는 만큼의 반응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류의 냉정함은, 분노가 임계치를 넘었을 때 나타나는 겁니다.
한나라당은 그들 주장보다도 훨씬 크게 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