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음악과 연주곡의 차이가 있는 걸까요?

경음악이라는 말을 사용하십니까.

 

사실 이 말이 별다른 가치평가가 없이 옛날에는 자주 쓰였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피아노 연주 악보을 사는데 대중적인 팝이나 폴 모리아 작곡 같은

연주곡 수록악보를 경음악 베스트라고 부르기도 했구요.  잘 알려진 팝 곡을 연주곡으로만 녹음해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틀기도 했죠. 과거에는 이런 음악들을 망설이지 않고 경음악이라고 불렀습니다. 돈까스집을 양식집이 아니라 경양식집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경음악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클래식(순음악)에 비하여 보다 통속적이며 대중적인 음악이며 연주곡.

 

이라고 쓰여있습니다. 결국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클래식 곡이 아닌 모든 대중적인 연주곡은 경음악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한자어로 가벼울 경, 자를 쓰는 이 경음악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연주곡에 대한  폄하에 대한 반감일까요.

그렇다면 이 단어를 안 쓰면 그만일텐데 ,저는 경음악이라는 단어를 아예 안 쓰는 것도 아니고 아주 주관적으로 구분해서 쓰고 있습니다.

남들이 분명히 납득할 수 없는 기준이죠.  쉽게 말해서, 제가 듣기에 좋은 곡은 연주곡이고, 성의 없어 보이는 연주곡은 그냥 경음악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작곡자의 작곡 능력에 대한 구별이라기보다는 연주곡의 연주 상태가 오리지널이냐 아니면 --- 메들리 같은 느낌이냐에 따라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폴 모리아나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잘 알려진 음악을 누구나, 아무 오케스트라나 연주해서 녹음해 놓은 곡을 들으면 저는 경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예를 들어 잘 알려진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펫 매쓰니 그룹의 연주를 듣고 " 이건 경음악이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분이 상할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야? 훌륭한 연주곡을 경음악으로 폄하하다니!", 하고 말이죠.

근데 이게 참 애매모호합니다. 만약에 펫 매쓰니 곡을 무슨무슨 필하모니가  콘서트를 열어서 편곡하여 연주했다면, 들어보진 않았지만 저는 경음악으로 해석할 것 같습니다. 무슨무슨 필하모니의 연주실력이 형편없어서라기보다는 (그럴리가 없죠) 연주곡의 오리지널성이 상실되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해요.

 

영화음악은 더 괴상하고 애매모호합니다. 한스 짐머나 대니 앨프먼 영화음악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면 전 경음악이라고 불러야 할 지 연주곡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면 연주곡이고, 아니면 그냥 영화음악 메들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모순이죠. 그들의 작곡능력도 뛰어나고 오리지널도 처음부터 오케스트라를 염두에 두고 지은 곡이 많은데,단순히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팝의 음악을 한다고 경음악이라고 불러야 할 지 연주곡이라고 불러야 할 지 괜히 고민하게 되는 겁니다.

 

반드시 연주곡이 아니더라도 뭔가 경음악스러운 류의 음악이라고 제가 "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택시에서 가끔 듣게 되는

옴니버스 카페 시디요. 오리지널 가수가 부른게 아니라  유명한 곡들을 뭔가 가창력이 있는 아마추어 가수가 " 처음 곡부터 끝곡까지 똑같은 감정과 톤으로" 부르는 그런  음악들을 들으면, 이건 " 앨범이 아니라  이지 리스닝 메들리다"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이건 경음악의 정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도 카페 이지리스닝이라는 의미에서 뭔가 같은 카테고리에 집어 넣는 것 같습니다. 모순되고 혼돈스럽죠.

 

 

차라리 경음악이라는 말이 처음부터 없었으면 좋겠어요.  제 머리속에서 정리가 안 되는 단어로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 경음악" 이라는 말의 의미는 어떻게 자리잡고 있나요.

    • 경음악은 인스트루멘탈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연주곡이 가사가 없어도 온전한 느낌이 든다면
      경음악은 원래 가사가 없는 곡이라도 뭔가 온전한 느낌이 부족한 곡들이나 연주랄까요.
      팻 매쓰니가 어떤 팝송을 편곡해서 그의 다른 곡들과 비슷하게 연주한다면 연주곡이라 느끼겠지만
      같은 팝송을 어떤 사람이 통기타로만 연주하면 경음악같은 느낌일... 제 분류가 더 맘대로네요.

      경음악, 이지 리스닝 같은 단어들이 쓰이는 용도를 보면 해당 노래를 폄하하는 뉘앙스가 있긴하지요.
    • NARI*/ 어, 그 온전한 느낌, 동의해요. 그런데 그게 참 주관적인 것 같아요..
    • 어릴 때 제가 생각하던 경음악은 '멀쩡한 클래식이나 기존의 연주곡을 가져다가 멋대로 어레인지를 해서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곡' 이었어요.
      그도 그럴 게 '경음악' 타이틀을 붙여놓은 음반들은 죄다 그런 식이었고 대중음악이라도 기존 가요들은 경음악이라고 안했었거든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음악이라면 '보컬이 없는 연주곡'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거 일본에서 들어온 단어가 아닌가 싶어요. 물론 케이온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 저는 경음악 하면 쟁쟁거리는? 특유의 음색이 떠올라서 어떤 게 특히 경음악일까 하면서 들어왔는데 가벼울 경자를 쓰는 경음악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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