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에 있어서 실현 가능성과 대가, 그리고 어정쩡한 타협

얼마전 올라왔던 대학내 주류반입금지와 여성 전용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느낀점입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사안은 공통적으로 어떤 행위(음주, 성추행)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위해 도입되는 정책입니다. 그 수가 얼마가 되든 학교 생활을 하다

 

술때문에 죽거나 지하철에서 여성들이 불쾌감을 겪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반대 의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가 거의 없는 목표를 실현하는 데는 찬반이 나뉩니다. 거기에는 감정적으로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혹은 그 정책이 실현되었을때 다른 일방이

 

겪게 되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너무 커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대립점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보고 간극을 좁혀나가는 것은 정책 도입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고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서 소흘히 다루어졌던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책입안에 있어서 대립하는 당사자간의 입장 조율전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야 할 부분은 '실현 가능성'입니다.  즉, 어떤 정책의 도입으로 그 정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고 그 이후에 정책을 도입하면서 벌어지는 입장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순서인 것입니다.

 

가령 '학내에 주류반입 금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출입하는 모든 인원과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

 

2. 입구를 통하지 않은 인원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담장을 높이고 순찰인원 배치

 

3. 주류 반입이 적발된 경우 부과되는 징계 혹은 제재조치

 

그리고 여성 전용칸 실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출퇴근시간에 여성 전용칸에 타려는 사람을 일반칸으로 유도하기 위한 안내인

 

2. 누군가 안내인의 시선을 피해서 여성 전용칸에 승차하거나 일반칸에서 여성 전용칸으로 이동했을때 다른 칸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인력

 

3. 여성 전용칸에 탑승하여 다른 칸으로 이동하기를 거부할때 부과되는 제재조치.

 

이런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서는 두 정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위에서 언급한 각각의 요소는 실현 가능할까요?

 

답은 아주 간단하게 'Yes'입니다. 위에 언급한 요건들은 모두 예산과 인력만 있으면 가능한 조건들이니까요. 물론 일일이 검문을 당하는 학생들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끼거나 미칠듯이

 

사람이 많은 출근시간의 지하철 탑승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처음에 언급한 대로 '술때문에 죽거나 지하철에서 여성들이 불쾌감을 겪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목표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면 각각의 요소들은 필수적이고 그에 다른 불편함은 모두가 감수해야할 것입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정책 실현시 누군가 부담해야 하는 대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정책의 실행으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겪게 하면서까지

 

그 정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서는 실현 가능성의 단계와 달리 찬반 의견이 나뉠 것입니다. 누군가는 정책을 실현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혹은 사람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면서까지 실행에 옮길만한 정책은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비용의 문제를 떠나서 반드시 막아야만 하는 문제

 

들이라는 이유로 찬성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겨쳐 만약 정책이 실현된다면 그 정책을 윈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근접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정책의 실현되는 모습을 보면 뭔가 이상합니다. 분명 어떤 목표를 가진 정책이 실현되고 있는데 그 실행단계에 있어서는 하나마나한 모습으로 집행되거나

 

혹은 안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처음에 예상했던 영역을 넘어선 문제들이 발생해서 정책 집행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인간이 만든 제도라는 것에는

 

항상 허점이 있다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많은 정책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실행의 단계에서 '어정쩡한 타협'을 했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정책을 완벽히 실행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데 그것을 전부 충당할 여건이 안되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필요한 만큼의 투입이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가령 소고기 수입이 재개 되었을때 정부에서는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고 순찰을 돌면서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업소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정부가 지금도 '원산지 허위 표시 방지'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더 전에 있던 일로 가면 '성매매 방지 특별법 제정'이 있습니다. 청량리, 미아리 등 성매매 업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을 폐쇄하여 성매매가 이루어 지는 것을 막고 성매매 여성들이

 

다른 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이법이 시행된지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사회에 성매매가 줄어들었다는 통계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성매매에 종사하던 여성 중 윤락촌 폐쇄후 다른 업종으로 전환에 성공한 여성은 1.2%라는 통계는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제도를 완벽하게 만들어도 100%라는 달성률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론에 떠밀려 정책을 만들어 놓고 정작 실행단계에서 제대로된 집행이

 

이루어 지지 않아 실효성을 상실한 정책 역시 셀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는 정책 찬반의 대립을 중제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양쪽 모두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어정쩡한 타협을

 

한 사람들의 책임입니다. 

 

이런 실패를 막기 위해서 생각해볼 질문은 "많은 비용과 인력이 들어가면서까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인가?"라는 것입니다.

 

답이 'Yes'라면 반대측에서 뭐하고 하던 떤 식으로든 예산을 만들어서 철저하게 실행해야 하고, 예산이 없어서 실현이 불가능하거나 답을 'No'라고 했다면 어정쩡하게

 

생색내기 식으로 하는 시늉만  할께 아니라 아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찬성과 반대측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어설픈 정책 집행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으면서도 '뭔가 해택을 받는 모습'이기 때문에 강하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덜 생길테니까요. 

 

 

 

 

 

    • 그러게요. 훌륭한 리더의 부재 때문이라고 해야하나.. 멍청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퍼져서, 대부분의 사람(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데 참여하는)들이 눈치보기에 급급하죠. 그 정책과 보다 끈끈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주도하면 끝까지 집중력있게 이끌 수 있을텐데요. 아동복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사고를 당한 부모라든가, 음주에 대해서라면 술 때문에 가족이 큰 일을 당했다거나;; 암튼 그런 개인사를 추적해서 높은 자리에 앉힐 수도 없고 저도 딱히 아이디어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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