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호칭 얘기

우와 뉴욕은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저는 어제 오후 플루샷을 맞아서 정신이 아직도 없고 (이거 여파가 이렇게 오래가나요).. 뭐 그런 목요일 아침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이름을 부르죠. 이름을 모르는 사이나 경칭을 써야할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면 퍼스트네임을 부릅니다. 제가 종사하는 업종은 미국 사회 일반하고는 조금 다르게 권위가 비교적 중시되는 분위기인데 아주아주 간혹 미스터 ___로 부르는 걸 선호하는 나이드신 분이 계시는데 (이제껏 딱 한 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은 그렇게 부르면 내가 나이먹은 할배냐능? 응? 하고 화낸다고 해요.


그러고보니 작년쯤 뉴스인데 한 여성 상원의원이 청문회 자리에서 ma'am이란 호칭을 쓰지말라고 한 일이 있었죠.

관련 뉴스: http://www.npr.org/templates/story/story.php?storyId=129727777


Senator BARBARA BOXER (Democrat, California): Well, why has it been delayed?
Brigadier General MICHAEL WALSH (U.S. Army): Ma'am, at the LACPR...
Sen. BOXER: You know, do me a favor. Could you say senator instead of ma'am?
Brig. Gen. WALSH: Yes.
Sen. BOXER: It's just a thing. I worked so hard to get that title. So I'd appreciate it. Yes, thank you.
Brig. Gen. WALSH: Yes, Senator.


내가 상원의원이란 호칭을 얻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상원의원이라고 불러줘야지, 하는 부분은 그럴 듯합니다. 아마 상대방이 군인이라 이런 말을 익숙하게 쓰는 거고 뭐 별 뜻은 없었을 것 같긴 하지만요.


그런데 ma'am이란 호칭은 지역차도 있지 싶은 게 뉴욕에선 거의 들을 일이 없습니다. 상점에서도 아주 가끔 miss라는 경칭을 쓰는데 이게 낯간지러울 정도거든요. honey같은 건 나이어린 여성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는 호칭이지만 당연히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요. 뉴스 검색해보니까 안나오는데 오바마대통령이 선거운동하던 시절인가 취임 초기에 여성 기자 한 명에게 이런 류의 호칭을 썼다가 비난을 받았단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 또 학교 첫해 룸메이트가 아프리칸아메리칸 아가씨였는데, 이 아가씨들의 세계에선 서로를 girl-- (하고 늘려서) 많이 부르더라고요. 이거 좋습니다.


저는 뭐.. 우리나라서나 미국이나 애매하면 그냥 호칭 안 썼으면 좋겠어요. 'ㅅ'; 그러고보니 어제 서울의 직장 동료분이 전화를 거셨는데 꼬박꼬박 전 직장에서의 직함 ___님으로 저를 불러주셔서 저는 왜그런지 좀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그 분이 한참 언니라 언니라고 불렀고요. 이건 뭐 지금 호칭이 마땅치 않으니깐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하여간 호칭의 세계는 넓고도 오묘합니다 (얼렁뚱땅 결론).


    • 플루샷이 독감예방주사 같은 건가요? 저도 맞고서 이틀을 몸살기운과 함께 보냈어요.
    • 네, 계절감기 (시즈널 플루) 예방주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제 오후엔 정말 무지무지 졸립다가 저녁엔 갑자기 하이퍼로 돌변했어요 (아마 잠깨려고 마신 커피가 그때 효력을 발휘했나봐요).
    • 우리나라만큼은 아니겠지만 영어권에서도 호칭에 대한 고민은 있었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사람 사는 데가 다 비슷한가봐요. 저 학교다닐 때 인터뷰 가이드 중에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인터뷰어 중 직급이 높은 사람이 자기를 퍼스트네임으로 소개하기 전까진 Ms.나 Mr.를 쓰고, 아님 그냥 부르지마라. 'ㅅ';;;
    • 그러고보면 미즈라는 호칭이 생긴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네요.
      아니, 오래되었는데 내가 나이를 먹은 건가...? -_-;
    • 생긴 건 좀 되었어도 보편화된 게 자유주의 여성운동의 확산하고 맥을 같이 하니까 (저는 막연하게 그렇게 알고 있어요) 실제로 보편화된지는 얼마 안되어서 그렇게 느끼시는 거 아닐까요?
    • 글에 인용하신 대화가 재미있네요.
    • 회사에서도 Ms. Last name, 또는 Mr. Last name 이라고 부르면 실수 할 일이 별로 없는 듯
    • espiritu/ 제가 일하는 업종이 미국 내에서도 꽤 보수적인 편인데도 상사들은 위에 언급한 딱 한분 빼고는 다 퍼스트네임으로 부릅니다.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회사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요.
    • 여긴 남부,테네시인데 ma'am을 젊은애들한테도 잘도 갔다 붙입니다. 상점에서나 그밖에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그래서 여기 온 초반에 저 많이 당황했어요(제가 한국서는 노안이란 소리좀 들었어서 ㅜㅜ 뜨끔했거든요ㅋ) 남부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꽤 쓰는가 보더라구요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걸 보면. 학교에서는 동부에서는 잘 안쓰는 말이라고 알려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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