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라이프를 혼자서 봤어요.
극장에 또 저 혼자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본건데도 어떻게 극장에 저 혼자 있을 수 있는지 놀랐어요.
덕분에 집에서 영화 보는것처럼 아주아주 편하게 봤습니다.
테렌스 맬릭 영화였습니다. 과도한 나레이션이 영화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엄청 나른하게 흐르는.
피곤한 상태에서 보면 바로 졸겠더군요. 사실 너무 지루했어요. 천국의 나날들은 시간이 짧았고 리차드 기어 보는 재미로
그런대로 괜찮게 봤고 씬 레드라인은 잘 기억도 안 나요.
너무 지루해서. 그나마 씬 레드라인보단 트리 오브 라이프가 시간이 짧아서 다행이었죠.
지루할거라는걸 감안하고 봤지만 오랜만에 이런 예술영화를 봐서 쉽게 적응이 안 되더군요.
영상은 끝내줍니다. 내년 아카데미 촬영상, 편집상 후보는 꼭 넣어주어야 할 듯. 음악도 주구장창 나오는데
뮤직비디오 보는것처럼 연결도 잘 됩니다. 선곡이 잘 된 편은 아닌데 영상이랑 잘 어울려서 보기 좋았습니다.
초반엔 보고 나서 사운드트랙을 사겠단 생각이 들만큼 음악이 좋았어요. 중반 이후엔 그런 생각이 사그라들었지만.
씬 레드라인에서 분량이 가장 많았던 숀펜은 이번엔 거의 특별출연 수준입니다. 숀펜의 아역시절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가 촬영 분량은 가장 많은것 같고 그 다음이 브래드 피트, 그 다음이 제시카 차스테인, 그 다음이 숀펜입니다.
제시카 차스테인과 브래드 피트는 계속 같이 나오긴 하는데 둘이 대화하는 부분은 딱 한장면이더군요.
브래드 피트가 나왔다 하면 쉴새없이 떠들며 아이들 힘들게 하는 반면에 제시카 차스테인은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예쁘더군요.
브래드 피트를 보면서 느낀건 확실히 헐리우드 스타의 포스였습니다. 영화가 지루하다가도 브래드 피트만 나오면
집중이 확 돼요. 연기도 좋았어요. 제작에도 참여했더군요.
영화관에서 혼자서 봐서 그런지 우주의 탄생과 백악기 공룡을 묘사하는 부분은 섬찟했어요. 이 부분은 영화가 너무 나간것 같아요.
감독의 과대망상이 지나치더군요. 이렇게까지 거대하게 다룰 만한 소재는 아니라고 보는데 그런 묘사 부분이 너무 길고 세밀해서
좀 지치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별것도 아닌 얘기를 너무 부풀리는것이 피곤하달까요.
그래도 장면장면이 아름다워서 기억엔 많이 남네요. 테렌스 맬릭은 산들바람을 좋아하나 봐요. 대부분의 장면이 다 바람부는 장면이 나오는걸 보면.
공포영화처럼 예고편 만들기 좋은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나중에 유투브 같은데서 호러버전 트리 오브 라이프 예고편이 뜰 것 같아요.
종교적이고 경견하고 지루하지만 화면에 공들인 흔적이 많아서 디지털 상영으로 보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