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정치제도를 수정한다면 뭘 도입할 수 있을까요
1.
1인 1표제라는 평등선거는 적어도 제가 교육을 받은 시대에는 학교에서도 당연한 진리로 가르쳐 왔습니다. 역사적으로 '부당하게' 투표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말이기도 합니다만... 막상 살다보면 다른 생각도 들죠. 사석에서 술먹으면서는 그런 이야기도 사실 좀 들어봤습니다. "젠장. ....들은 투표권 좀 없었으면 좋겠어." 사람따라 ...에 들어갈 계층은 다르지만 자신이 보기에 "합리적으로 선택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이들"을 그 안에 넣죠.
1인 1표제라는 진리를 깨뜨릴만한 차별 요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세대 갈등이 심화되면서 나이로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이야기는 가끔 있습니다. 사실 이미 19세인가 20세인가 이하는 투표권이 없잖아요. 하한선만 긋지 말고 상한선도 그어버리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ㅎㅎ 만약 나이별로 투표권을 차등지급한다면 어떤 논리가 더 강하려나요. 앞으로 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고 살 날이 많이 남았으니 투표권을 여러 장 가져야겠다는 젊은 층과, 내가 먹다 흘린 밥이 저 애송이들이 지금껏 먹은 밥보다 더 많으니 삶의 연륜을 반영해 투표권을 더 많이 가져야 겠다는 노령층이 대결한다면?
쓸데없군요. 특정계층의 투표권을 뺏거나 1인 1표제를 벗어나는 일은 안생길 것 같아요. 그런 계층을 찍는 것 자체가 너무 폭력적이죠.
2.
국회에서의 이른바 '날치기' 사태를 볼 때마다, 상법에서 주식회사에 적용하는 의결권 제한을 국회에도 좀 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한 당이 의석의 50% 이상을 가졌더라도, 특정 사안으로 투표를 붙으면 49% 이상의 의석은 의결권이 없도록요. 특정 국회의원의 의결권을 빼앗으면 그 지역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꼴이 되니 일단 다 투표는 하게 하되, 49%가 넘은 표는 그냥 나가리 처리.
(위헌 논란을 차치하면) 날치기를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한 당이 55% 의석을 가지게 되면 결정적인 순간에 49% 당과 6% 당으로 위장이혼 할 것 같군요. ㅠㅠ 옛날에 특정 당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소속 의원 꿔주기가 등장했던 기억이... ㅡㅡ
그래도 최소한, 과반수 투표건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이상의 의결이 필요한 것들... 뭐 있죠?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된 법률안의 재결이라거나.. 개헌이라거나.. 이런건 한 당이 후루룩 해버리진 못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아니면 집중투표제? 소수당에 한해 다른 사안에서 의결권 포기하고 그 의결권 가지고 초중요한 안건에서 두 표 행사해버리능? 단, 소수당 역날치기를 막기 위해 반대만 가능.
3.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논의되는 것 중에는 대선 결선투표제, 총선 중대선거구제 도입인 것 같은데... 중대선거구제 도입해서 내 텃밭에서 다른 당 의원이 나오는 게 보기 싫으면, 최소한 비례대표쪽으로라도 표 좀 돌려줬으면 좋겠네요.
위에서 공상에 가까운 바낭을 한참 하고나니 이제 정작 현실적인 제도까지 왔는데 일 좀 해야.. ㅠㅠ
p.s.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요... 결선투표가 있을지 없을지, 있으면 1~2등이 누구일지 모르는 거니까는 사전에 모르는 거고.. 그럼 대선 이틀 하는거고.. 임시공휴일도 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