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꿈.

하나씩 쏟아 봅시다.

 

 

일단 저부터 갑니다.

 

1.

추수가 끝난 논에서 쫓기고 있었습니다.  그루터기만 남은 논 왼쪽으로는 제방이 있었고, 정면엔 경사가 가파른 언덕이 하나 있었죠. 언덕 위론 도로가. 

무엇 때문에 도망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뱅뱅 돌았습니다. 다른 쪽으론 갈 생각도 못하고.  그러다 그루터기에 걸려서 넘어졌어요. 

그제서야 날 쫓던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죠.

 

검은 옷을 입은 목 없는 귀신이 "줄넘기를" 하면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깨고나선 빵 터졌어요. 지금도 가끔 터져요.

 

 

2.

군대에서 꾼 꿈입니다.

넘어져서 턱을 부딪쳤는데 이가 전부 바스러졌어요. 혀가 움질일때마다 침이 질질 흐르면서 잘그락 잘그락.

더 끔찍한 것은 이 조각난 이들을 뱉어내려고 해도 뱉어내지지가 않는다는 것.

정말 무서웠습니다. 끅끅대며 울었습니다.  

깨고 나니 후임이 미친 놈 쳐다보듯 하더군요. 아오. ㅠ

 

 

3.

마당에서 곰이랑 호랑이가 싸우고 있었어요.

곰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할아버지가 쓰시는 지팡이를 들고 호랑이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우왕.

호랑이가 휘두르는 앞발을 무협 영화 주인공처럼 쉭쉭 피하며 문득 뒤를 돌아 보았죠.

곰 이섁히 어느새 도망치고 없더군요. 게다가 제가 방심한 틈을 타 호랑이가 제 팔을 덥썩 뭅디다.

순간 짜증이 확 치밀어 오릅니다. 오냐 어디 한 번 해보자.

물린 팔을 그대로 들어올렸습니다. 녀석의 면상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주저없이 코를 콱 물어뜯었습니다.

 

일어나보니 전신이 욱신욱신.

 

그 날 로또 샀어요.

 

ㅎ.

 

내 돈 내놔.

 

 

4.

어두운 밤이었어요. 동네에 불이란 불은 전부 꺼져 있었고 제 앞엔 폐가만 하나 있을 뿐. 

문고리를 잡아당기자 문이 끼이익 하고 열립니다.

안은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넓었어요. 우측 상단 모서리에 흰 천이 매여 있었고 그것은 반대편 하단 모서리까지 내려와 고정되어 있었죠.

그리고 흰 천 위엔  4,5세 쯤 되어보이는 아이들 여럿이 줄지어 앉아 있었어요.

그 때부터 시간이 천천히 흐르더군요.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슬로우 모션으로 미끄럼틀 타듯 내려옵니다. 흰 천이 나부끼면서 애들 얼굴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그런데 저는 그것이 너무 슬펐습니다. 전혀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엉엉 울었습니다.

 

대체 왜?

 

 

 

 

 

 

 

 

 

 

 

 

 

 

   

     

    • 굼푸님이나 ACI님이나 꿈이 초현실적으로 굉장하네요.. ^^;;

      저는 아침에 일어날 때 선명하게 기억나는 꿈은 예지몽입니다. 대개는 안좋은 일 쪽의. 일어날 일이니까 너무 현실적이고 너무 재미가 없고, 무엇보다 기분이 나뻐요. (기억 안나는 꿈이 제일 좋은 꿈..)
    • 꿈속에서 꿈인줄 아는 꿈요.

      절벽에 매달려서 올라가려고 애를 쓰다가 꿈인줄 알고 놔버렸어요.

      손을 놓으니 어찌나 편하던지.
    • 미취학 아동일 때 꾼 꿈이에요.

      1) 명주실을 가지고 실뜨기하며 놀다가 엉켜서 매듭이 지어져요. 갑자기 그 매듭이 엄청나게 커지더니 제가 그 매듭 사이에 끼어요. 아무리 빠져나가려 해도 빠져나갈 수 없고 계속 전 매듭 속으로 파묻히기만 해요.
      2) 어둠 속에서 저는 시소를 타고 있어요. 저 반대편에는 저보다 훨씬 큰 금불상이 놓여져 있고요. 아무리 봐도 불상이 더 무거워보이는데, 시소는 제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요. 왔다갔다 해야 재밌는데, 아무리 제가 올라가려고 해도 시소는 꼼짝도 하지 않아요. 어릴 땐 교회를 다녔는데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비교적 최근에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천천히 유영하거나, 우주를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거나, 동네를 슈퍼맨처럼 낮게 날아다니는 그런 꿈이 강하게 머리에 남아요. 두려움을 느끼면 바로 추락! 그래서 꿈에서도 마인드콘트롤하느라 애를 먹어요. ㅠㅠ
    • 목 졸리는 꿈. 부모님이 목을 졸랐지요. 정말 숨을 못 쉬었기 때문에 숨을 헐떡이며 깨어났고, 목을 실제로 짓눌린 것처럼 굉장히 아팠어요.
    • 1. 이건 저도 읽으면서 빵 터졌네요 ㅋㅋㅋㅋㅋ
      4. 한국판 타디스. 바깥보다 안이 넓고 시간의 흐름이 평범하지 않네요. 슬픈 건 잃어버린 타임로드의 기억 때문에.......!(그만해)
    • 일기 대신 그날 꾼 꿈을 기록하는거 재미있어보여요. 저도 한번 시도해봐야겠어요.
      기억나는 꿈중에 하나를 떠올려보자면.. 몇년 전에 꾼 꿈인데요 비행기같은 거 타고 바다 위를 날아가고 있었는데(비행기가 아니라 배였던 걸지도) 그 비행기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하늘 위로 치솟더니 다시 급강하하는 꿈이었어요. 이제 죽는구나하고 무서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지만 기분좋은 꿈도 많이 꿔봤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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