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번에는 헛발질

진중권의 대부분의 주장에 크게 공감하고 거의 항상 지지했습니다. 황구라 사건, 용가리 사건, 곽노현 사건 모두 그렇습니다. 황구라와 곽노현 건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넘어서는 비이성적인 집단 숭배와 신화화를 까댄것이고, 심형래의 경우 구린것을 구리다고 말할수 있게 해달라, 취향의 자유를 주장한것이었죠. 이분의 기본적인 취향, 특히 미학자로서 가지고 있는 취향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이 많기에 더욱 심정적으로 동조가 되기도 했구요. 진짜 구린걸 왜 훌륭하다고 해야해! 이거죠.


그러나 이번 경우에 대해서는 일단 이전의 사건들과 구별하고 싶어요. 같다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만세부르는 깡패스타일의 패거리 지지자가 있다는것. 그리고 그 어딘가에 김어준이 있다는것 정도겠죠.


그리고 오마이뉴스정도에 흘러나온 콘써트 후기에 흘려진 자극적 디테일에 기반해서 나꼼수 너절리즘을 가열차게 비판합니다. 요약하자면, 곽노현건 반성하고 너절리즘 때려치우라고 했죠. 곽노현건 반성,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에서는 지지할 당시 사실 정황이 불충분했던 관계로 "그럴리가 없다"라고 성급하게 판단한 실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검찰에 대한 증오가 앞서서 그렇게 된 것이겠죠. 하지만 나꼼수의 너절리즘이 반성해야하는 것일까요? 혹자는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혹자는 이것이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폭로가 아니라고도 하죠.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는 문제제기이긴 하지만 그런 소리를 "나경원 일억 피부과" 운운하면서 비아냥거리고 까댄 진중권이 주장할수는 없습니다.


전 진중권이 어떤 논리적 정합성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황색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적 반응을 했다고 봅니다. 저열한거 싫으니까요. 뭐 이부분 인정하고, 이런 취향을 존중하지 못하고 개떼처럼 몰려드는 빠들이 자제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진중권도 그게 왜 정치적으로 의미 있지 못한 짓인지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싫은거지 틀린거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진중권은 이걸 안들어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습니다. 나꼼수는 저질일수 밖에 없습니다. 저질로 저질스러운 권력을 폭로하고 같이 망가지는거죠. 오세훈 "절친" 선언 하면서 낄낄거리는것, 이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권력의 성역을 몸을 던져서 파괴하는것, 이게 순교가 아닌 자폭으로 행해진다는것 이정도를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성역의 파괴는 각하일당의 찌질함을 인간적으로 드러내면서 이뤄지기도 하도, 동시에 다양한 정치권력들을 "인간"으로 우리앞에 보여주면서도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이정희를 누군가에게 끌려가면서 찌그러지고 절규하는 투쟁하는 민노당의 "이미지"가 아니라 목소리 완전 좋고, 잘 웃으면서 진심으로 약자의 불행에 가슴아파하는 인간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홍준표는 느물거리긴 하지만 나름 비주류의 한이 있는 아저씨, 박지원의 놀라운 유머감각, 문재인의 맹한 귀여움. 이것들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치란 나랏님들이 하시는일, 그놈이 그놈, 권력은 두려운것...이러한 성역들이 조금씩 부서져 내리고 있는것은 맞아요.


물론 그 빈자리에 어떤것이 들어앉을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은 있습니다.



    • 마지막 문장이 참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 왜 하필 그 방송분을 들었는지... 그냥 첫회부터 들으시지.
    • 빈자리에 내가 앉아야지, 낼롬.

      중권이횽아는 뭔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몸풀기 하는 것처럼 보여요.
    • 동감해요. 더불어 왜 이제시점에서 bbk 끌어오느냐고 하는데 진중권이 늘 경계의 의미로 김총수의 황빠 심빠 흑역사를 이야기할 자유가 있고 그게 어떤 시점에서 이야기하든 김어준을 발라버릴수 있는 로직이라면 bbk도 가카에겐 그런거죠. 대통령되고 나서 bbk 문제 있음 자리 내놓는다고 한 가카의 호연지기를 우리는 무릎을 맞대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나꼼수의 매력은 야담으로 구라 풀면서 낄낄거리면서도 김어준이 <닥치고 정치>에서 말한 대로 조중동+방송3사에 장악당한 견고한 보수언론의 프레임을 깨는 데 4인방 모두가 목숨을 건 데 있다고 생각해요. 나꼼수 방송과 콘서트에서 주진우 기자가 하는 말과 행동들에 테러를 걱정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진중권이 저열하다고 까는 거야 자기 마음이지만, 저는 그의 그런 방식이 참 싫습니다.
    • 개인적으로 진중권씨와 이번 나꼼수 사건은 이 재료는 어느 시장에서는 어떻고 사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양파의 가격은 이건데 너무 뻥튀기 되었죠? 등의 농담반 진담반 해가는 즐거운 요리프로그램의
      "뭔 그리 말이 많아요? 그냥 요리만 만드는데 충실해줬으면 합니다." 라고 시청자 게시판에 소감 남겨주신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리고 전 거기에 들어가는 디테일을 알고 싶은 심리가 있는데 그걸 왜 자꾸 뭐라하는거야? 하고 있는 중이죠. 누가 틀렸다 맞았다를 떠나서 말입니다.
    • 싫은거지 틀린거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 반대입니다. 싫은게 아니라 틀렸다고 말하고 있는거 같던데요.
    • 리프레쉬/네. 진중권이 그렇게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싫은건데 틀렸다고요.
    •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진중권이 나경원 건으로 같이 조롱했다 할지라도 전 이명박의 불륜이든 나경원의 피부과든 정치적인 입장과 연계해서만 봐야한다고 봅니다. 이명박이 불륜설이 의미있는 건 BBK의 맥락을 설명하는 데 도움되기 때문이고 또 현행법 위반이며 그 외 기타 일화들은 도덕적 정부를 이끌어간다는 그의 표리부동함을 드러내기 때문이죠. 나경원 역시 피부에 1억을 쓰든 10억을 쓰든 정당한 자기 수입으로 쓰고 있으며 서민 경제상황에 대한 균형감각은 따로 갖고 있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죠. 그렇지만 비리사학재단의 딸에 박원순 대표가 사치스럽다는 공격을 펼친대다가 주류비 착복 의혹까지 있는 사람이니까 이 이야기가 의미있는거죠.

      뭐 아무튼 진중권이 이런 균형점을 다시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면
      나꼼수는 또다른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진중권이 닿지 못하는 층들에게까지 정치적인 각성을 일으켰고 정치가 삶의 일부라는 걸, 그리고 괴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움직이는 현장이라는 걸 다시 떠울리게 해줬죠. 지금같은 냉담함에는 일단의 선동이 약이 될수 있다고 봐요.
    • therefore/네 전 정치인의 사생활 폭로가 "틀렸다" "저열하다"라고 나꼼수를 비판하는 진중권 스스로도 그런 행위를 했었다는 점을 지적한겁니다. 자신이 했던 행동보다 훨씬 저열하고, 그래서 싫다고 주장할수는 있지만, 틀렸다고 하기에는 본인의 행적에 대한 설명이 없으니까요.
    •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한겨례 칼럼 "닥치고 연예" / 안병진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03092.html


      EBS 김진혁 PD 트윗 멘션

      1. 나꼼수를 비판하려면 그 출발점이 기성언론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꼼수의 흥행은 기성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는데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나꼼수 과열의 해답 역시 기성언론에서 찾는 게 맞다. 사실 이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

      2. 그런데 대부분의 나꼼수 비판은 기성언론에 대한 비판없이 나꼼수 자체만을 가지고 이루어진다. 즉 비판의 전제 자체가 제대로가 아니라는 것. 그러다 보니 비판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3. 그렇다면 왜 기성언론에 대해 날을 세우질 않고 주로 나꼼수 자체만 가지고 비판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나꼼수가 인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논객들이 비판에 많이 참여하는데 그들은 주로 인기이슈에 대한 비판을 위주로 활동해 온 이들.

      4. 즉 논객 혹은 논객으로 대표되는 지성주의는 스스로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역할을 해 온 이들이 아니라 생산된 이슈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는 역할을 해 온 이들이다. 그러니 나꼼수가 이슈면 나꼼수에 대해 본능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5. 문제는 현 시대가 이슈화된 무언가만을 가지고 잘잘못을 가리기엔 이슈메이킹 자체가 통제되어 있는 상황. 즉 이슈를 비판하는 것보단 이슈자체를 만들어 줄 이가 필요한 것. 그러니 나꼼수가 이대에 적합하고 이를 비판하는 논객은 달 안맞음.

      6. 그래서 나꼼수가 10개쯤으로 늘거나 기성언론이 정상화되기 전까진 안티테제의 특성을 지닌 논객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음. 하지만 경계의 역할은 필요한 법. 그 존재자체가 불필요한 것은 아님. 이 기회에 논객들도 좀 더 진화하고 경쟁하길 바람


      그리고 진선생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94935.html

      ...내용 중

      대중이 그것을 거부하면 그들을 한심하게 여기며 타락한 세태를 한탄한다

      위 언급한 대중과 현재 진선생이 비판하는 대중이 다르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건, 저뿐만은 아닐 듯 하네요.
    • < 문제는 그 등대가 애초에 잘못된 지점에 서 있어 그 불빛을 따라갔다가는 줄줄이 암초에 걸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
      위에 달린 진중권 칼럼 중 이부분이 마음에 드네요.
      나꼼수가 도덕적인 공격을 할 때 자신들의 포지선이 장점인줄 알겠지만 진중권 눈에는 철저한 약점으로 보이겠죠.
      관음적인 시선에 대한 기초적인 지적에도 발끈하는 사람이 쏟아지는걸보면 벌써 암초 하나에 걸렸나봅니다.
    • 동의합니다



      어느 인간을 파악하는 기준이란 매우 말초적이고 부분적일 수 있죠



      이정희 의원이 평소 강성에 종북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나꼼수에서의 멘트 센스를 듣고 안심하고 지지하기로 한 저같은 인간도 꽤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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