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가 동인문학상 최종심에 올랐다는 이상한 소문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듀나의 태평양 횡단 특급이 동인문학상 최종심에 올랐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있다.
아마도 듀나 관련 서평을 쓴 인물 중 하나가 착각을 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실제로 듀나의 단편집 태평양 횡단 특급이 2003년도 동인문학상 독회 1회와 2회에서 논의대상이 된 바가 있으나, 최종적으로 투표를
통해 대상을 결정하게 되는 최종 후보작에는 오르지 못했다.
http://news.chosun.com/svc/content_view/content_view.html?contid=2003090770332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오해가 발생하게 되었는가.
아마도 동인문학상의 특이한 심사과정 때문인 것 같다.
동인문학상은 다른 문학상과는 다르게 공모가 아닌 추천 방식을 통해 작품을 뽑고 있다. 추천된 작품은 매달 이루어지는 독회에서
토론을 통해 다음 독회까지 토론할 것인지 또한 수상 후보군에 집어넣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심사 대상에서 탈락시킬 것인지 결정한다.
보통 공모 방식의 문학상에서는 예심을 거쳐 최종 심사 과정에서 올라간 작품만 심사평이 공개된다. 동인문학상에서는 예심에 해당하는
월례 독회에서 심사위원이 평한 내용도 공개된다. 이 내용은 기사화되어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다.
이것을 두고 최종심에 올랐다고 착각한 사람이 나온 게 아닌가하는 것이 내 추측이다.
동인문학상은 최종심에 올라온 작품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검토한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한 평을 공개함으로써, 때로는 심한 악평까지,
한국에 출판된 장편소설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줄 세워서 착착 쌓아놓길 좋아한다.
독자들의 평가를 무시하고 종신 심사위원의 견해를 무엇보다 우선시하여, 자신들이 한국 문학계를 이끌어가는 주역임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려고 하는 것이다.
때문에 혹자는 동인문학상의 심사위원들이 어떤 작품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는 이유만으로 대단하다느니 하지만, 그것은 결국
그들만의 문학 카르텔을 공고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다. 장르 소설은 평론이 없다, 잡지를 만들어야 한다, 문학상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이야기는 문학에 헛된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시도다. 독자야말로 가장 권위있는 평자임을 잊은 자들이 권위 있는 자들에게
은전을 내려주십사하고 구걸하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