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그리고 노무현에 대한 기억
노무현이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3 때였습니다. 박현욱의 <동정 없는 세상>에 나온 한 일화로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책에서 유일하게 건질만한 부분이었죠. 책 자체는 이도 저도 아닌 포지션의 책이었거든요
노무현이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그 당시 고3이었던 아들에게 한 말에 대해 나오더군요.
얘야, 대학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대학 안가면 어떠냐 나중에 우리 둘이 빵집이라도 하면 되지.
라고요.
정치인의 거짓이나 위선으로도 볼 수 있지만 저 문구를 읽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게 제가 노무현이란 이름을 알게 된 계기입니다. 역사의식도 없었고 지역감정에 대한 이해도 없었고 식견도 없던 저였지만, 저 일화로 그에게 호감을 느꼈고 태어나 처음 가진 투표권을 그를 위해 썼습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정치적 행보를 걸어왔는지는 당선된 이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죽었습니다.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욕하고, 그렇게 죽게 만든 뒤에는, 정치인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는 대신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이 나이에 말입니다.
노무현이 좋은 정치인인가? 그건 모르겠습니다. 계속 생각해봐야겠죠. 못한 점은 계속 비난하게 되겠고요. 다만 빠에선 벗어나고 싶은데, 말년의 실수로 돌아서게 만들 계기는 안주네요.
고인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 글 또한,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다 실망했던 시사in 노무현 특집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느낌의 박제된 신화로 만드는 류와 같은 실수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과거의 실수를 돌이킴과 동시에 대통령 이전의 노무현을 기억하기 위해 올립니다. 글이라도 잘 썼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