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이야기

요새 들어서 발레를 보러 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영국 로열 발레를 주로 보게 되요.

사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호두까기 인형정도 외에는 몰랐는데 크랑코의 오네긴을 보고 빠져들게 되었네요.

(이번에 유니버설 발레에서 하는 공연도 너무 보고 싶어요! 일요일 공연은 매진되었다고 하네요)

좀 나중에야 알게 된 거지만 로열 발레정도 되는 발레단은 다른 발레단에 비해 레파토리 폭도 넓고 공연도 꽤 다양하게 하는 거 같아서 운이 좋다고 해야겠죠 :)

좀 더 모던한 시도들도 많고, 항상 즐기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가 많은건 무용수들에게나 관객들에게나 좋다고 생각해요.


관심이 깊어지면서 발레단에서 하는 리허설에도 가고 무용수들과 하는 대담? 형식의 podcast들도 듣고 포럼도 찾아다니고 재밌어요.

특히 리허설은 한번씩 가게 되면 무용수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이 생기게 됩니다. ㅎㅎ

작은 지적? correction에 하나 하나 반응하면서 자기 몸을 (제눈에는 ) 100%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을 코앞에서 보고 나면 감동받지 않을 수가 없죠.

최근에는 굉장히 어린 나이에 수석 무용수가 된 Sergei Polunin 리허설을 구경했었는데 본 공연보다도 어쩌면 더 감동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또 Liam Scarlett이라는 떠오르는(!!) 무용수 겸 안무가가 자기가 짠 안무를 리허설 시키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사실 영국에 다른 발레단들도 많은데 자주 보러 가지는 못했어요.

그 중에 English national ballet를 주제로 BBC에서 agony & ecstasy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나름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긴 했죠;

블랙스완의 토마에 버금가는-_- 굉장히 기분나쁜 director도 있었고, 공연 전날까지도 안무 완성을 못해서 온 발레단에 무지막지한 스트레스를 주던 안무가도 있었고;

나름 비판도 많았지만 잘 모르던 일면을 보여줘서, 특히 "생활인"으로서의 무용수들을 보여준 점이 저는 좋더군요.

적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정말 모든 걸 쏟아 붓는 걸 보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불법이지만;;; 유튜브에 1편이 올라와 있네요. 총 3편입니다.



근데 이것 저것 검색하다 보면 좀 의아한 점이 있어요.

지금은 은퇴한 미야코 요시다라는 일본인 발레리나가 우리나라 웹에선 굉장히 욕을 먹더군요;;

물론 무대에서 몸으로 얘기해야 하는 발레리나로서 최적의 몸매를 가진 건 아니지만

나름 깔끔하고 정확!?한 공연을 했다고 느껴지던데요.. 사실 전 비디오 몇개를 본 거 밖엔 없어서.. 제가 관심을 가졌을 땐 이미 은퇴했으니까요.

그런데 피겨갤(!?)이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한국에서요) 일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려고, 아님 투어용으로 뽑아놓았다는 글부터

좀 원색적으로 몸매를 비난하는 글들도 많아서 좀 뜨악했어요. 

(제일 좀 어이 없었던건 어떤 무용평론가라는 분이 로열 발레단이 내한했을때 대놓고 관계자에게 그런 질문을 했다고 당당하게 리뷰에 적은 거..

"화들짝 놀라다가 웃음으로 넘겼다"라고 썼던데 그럼 그런 질문을 어떻게 넘기나요-_-)

몸집이 작은 발레리나도 많고 (하긴 비율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네요) 세상 모든 무용수가 러시아 쪽 무용수 같을 수는 없지 않나요.

테크닉이라면 몰라도 안무에서 느껴지는 연기력이나 musicality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거구요.

제가 사실은 발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궁금해왔던 문제라 포럼같은데도 뒤져봤는데요,

영국쪽에서는 많이들 호평을 내리던데요.


http://www.ballet.co.uk/dcforum/happening/7672.html


이 링크를 따라가면 은퇴를 알리는 글에 달린 댓글들에서 영국 관객들이 요시다를 보고 발레에 입문했다느니, 그녀 자체가 sugar plum fairy라느니 이런 말들을 남겼더라구요.

주로 한국 웹에서 비교를 당하는 다른 발레리나가 강수진씨나 최유희씨던데, 전자는 제가 잘 모르구요; 최유희씨는 (로열발레에서 수석 무용수 바로 아래 등급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랐죠. 아니 그런 걸 다 떠나서 왜 그런데서 자부심을 느끼고 비교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그냥 결론은 그런 비방하는 글들이 정당한가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구요.

딱히 좋아하거나 하는 발레리나는 아닙니다^^;


최유희씨 정말 예쁘고 음악을 표현하는 게, 특히 상반신이 아름다운 발레리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와서 백조의 호수를 했던데 얼른 로열 발레에서도 다양한 역할들을 맡았으면 좋겠네요. 위에서 언급한 Polunin하고도 자주 파트너 하면 좋겠어요!



두서없는 글의 마무리는 최유희씨의 오데트로 :)




+ 비디오 링크 수정중 보신 분들껜 죄송합니다;;


    • 잘 봤습니다. 최유희씨 오데트 대단히 아름답네요.
    • 영국에서 로얄발레단 공연자주보러가신다니 부럽네요. 내년에 보러가는게 목표인데!
      그런데 일본의 경우 과거부터 국제콩쿨에 돈을 많이 붓긴 했습니다.요시다 미야코의 경우 84년 로잔콩쿨 우승후 로열발레학교입학한 케이스고. 특히 로잔 콩쿨같은경우에 일본인 관광 투어가 있고, 실제로 로잔콩쿨 파이널리스트 영상물만봐도 일본 발레리나/노가 나올경우 함성이 쩌렁쩌렁.
      요시다는 몸매나 일본국적을 떠나, 팔만 사용하고 팔어깨등근육은 전혀 사용하지도 않아 별 감흥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유희씨도 폴드브라는 아름다운데 음악을 이끄는 에너지가 좀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참고로 로열발레단 연수단원으로 지금 한예종 출신 발레리노 한성우 군이 있습니다. 언젠간 무대에서 볼날이!
    • 요시다 미야코 출연한 블루레이를 두개 가지고 있는데-운디네/호두- 그 영상물 자체가 이미 요시다 은퇴직전시기에 촬영한거라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솔직히 정말 아니었습니다.;;
    • 으... 카메라가 재주 좀 안 부렸으면 좋겠어요. (최유희 씨 영상에서요.)
    • Agony & Ecstasy 잘 봤습니다.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네요. ecstasy는 잘 모르겠지만 agony는 무지막지 생생하군요.; 그나마 데릭이 God Almighty! 할 때마다 웃었어요.ㅎ
    • theory// 네 꼭 실황을 보고 싶어요.

      샤콘느// 네, 한성우씨 이름을 홈페이지에서 보긴 했어요. 아티스트던데 어떤 역을 맡을지 궁금해지네요.
      최유희씨의 에너지를 느낀 게 바로 오네긴에서 올가 역을 맡았을 때였어요. 얼마전에 한 쥬얼의 루비역도 정말 근사했구요.
      어쨌든 본인한테 맞는 역할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stardust// 저는 극단적인 반응이 국가에 따라 나온다는 점이 좀 의문이었어요^^; 영상물 vs 실황..이려나요.
      위에도 적었듯 사실 저도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옹호하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다만 초창기에 한국웹도 보다가 그런 비교하는 글들을 많이 보게 되어서.. 일단 직업 자체가 굉장한 노력을 요구하고 로열 발레에서도 영 아니다 싶은 사람을 데려오진 않았을 거 같은데; 그런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글들은 당황스럽더라구요.

      tnfeo// 뒷편들도 재밌어요. 그쵸 주로 agony.. 정말 그런 식으로 쪼아대야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발레 무용수들이 안타깝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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