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교 초등학교에 갔었더랬어요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

 

면접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예전에 살던 동네에 무작정 하차했더랬습니다.

 

때마침 점심시각이기도 했고, 집에 가봤자 딱히 먹을 것도 없기에.

 

4살 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살던 곳이예요.

 

다니던 초등학교엘 갔지요.

 

당시엔 넓게 느껴지던 운동장이 어찌나 작게 느껴지던지.

 

뛰놀던 놀이터는 여전했고,

 

초등학교 담장과 울타리는 없어졌고 대신 화단을 아름답게 꾸며놨더라구요.

 

어머니께서 운영하셨던 미용실이 있던 자리에는 연립주택이 들어섰고요.

 

문방구는 이름만 바뀌었지 있던 자리에 그대로 위치해 있어서 그나마 반가웠습니다.

 

시장에 가서 사골왕만두국을 시켜서 점심으로 먹었는데 만두가 어찌나 크던지 2개나 못 먹고 남겼습니다.

 

부부가 운영하는 분식집이었는데 아주머니께서 손이 크시더라구요. 여튼 맛있게 먹고 나와서 시장을 둘러보다가

 

탐스러운 단감이 한 바구니에 5천원에 팔길래 샀습니다. 딱히 감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이 맘때쯤이면 감에 환장하셨었거든요.

 

감을 들고 걷다가 저절로 발 길이 예전에 내가 살던 곳, 동네, 주택으로 향했어요.

 

정말.. 여전했습니다. 재개발 반대 현수막이 붙었긴 했지만 정말 재개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낡고 허름했고,

 

와.. 우리가족이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살았을까...싶을 정도로..... 기분이 묘하고 이상했습니다.

 

주택가에 들어섰는데

 

김장독을 묻기 위해 땅을 파고 계시는 노부부 발견.

 

알고보니 저희 윗층에 살던 분들이셨습니다.

 

저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워 하시며 어여~ 들어가자~ 하셔서

 

얼떨결에 저는 손에 들고 있던 단감 한 봉지를 드렸고

 

저는 오렌지 쥬스를 얻어 마셨고

 

노부부의 금지옥엽같은 아들,

 

제가 5살 때 편지를 써주셨던,(한글도 못 읽었었는데) 

 

감수성이 넘치셨던,

 

초3때 산수빵점 맞아, 엄마에게 파리채로 두들겨 맞을 때 옆에서 말려주었고,

 

제게 산수를 가르쳐주었던,

 

"오라버니"의 <연락처>를 받아서 돌아왔습니다.

 

 

정말 보람찬 하루였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 오라버니의 연락처가 로또일 수 있어요!
      언능 연락을!!
    • 닥터 슬럼프/저와 띠동갑,,도 넘는.. 분이세요..
    • 아이고. 댓글이 반전이네요. 아숩. 아쉬워서 저도 모르게 제 연락처라도 드려버릴 뻔 했어요.
    • 저두 가끔 고향 내려가면 다녔던 초등학교 가봐요 ㅋㅋ 초등학교 현관에 아직도 제 사진이 걸려있어요 ㅋㅋ 십수년도 더 된 사진인데 아직도 밝게 웃는 모습이 초등학교 현관에 사진으로 남아있어서 가끔 우울할땐 그 사진을 보러 가요 ㅋㅋ

      그 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구나 하며 씁쓸해 하긴 하지만요 XD
    • 멍멍/연락처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ㅎㅎ 마음만 받겠습니다.
    • sunshine/현관 사진 궁금해요 ㅎㅎ 제2의 황금기는 다시 도래할거여요. 아쟈~ ^.^
    • miho/초등학교 2학년때인가로 기억하는데 갑자기 2학년 친구들 운동장으로 집합~하셔서 신나게 달려 구령대 앞에 서있는데 사진을 찰칵 찍으시는 거에용 그리고 몇개월 지나고 현관에 말 그대로 대문짝만한 대형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그 사진이었어요 ㅋㅋ 백명도 넘는 아이들을 함께 찍었는데 사진 찍으신 선생님이 아마추어였나 아무튼 저만 포커스가 되서 아주 선명하고 크게 나왔어요 ㅋㅋ

      가끔 고향친구들 만나면 그 사진 이야기 하며 추억에 잠기곤 해요^^
    • 10년이면 강산애가 변해서... 와우
    • sunshine/아마추어가 아니라 카메라가 님을 알아본거겠지요~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으면 아예 현관에 걸지도 않았을꺼여요. 정말 추억으로 삼을만하네요 ^^~* 추억거리가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 이인/이인님이시당 +_+ 우왕
    • 아닛. 뭐라고요.
      연락처 대신 제 마음을 가져가시겠다고요? 그럴수가.
    • 멍멍/ 마음이 귀여우실것 같아서 가져갈게요. 반품 안할거예욘.
    • 엄마미소 짓게 하는, 사랑스러운 글이네요. 광대가 터지려는 걸 참고 있어요.
    • passion simple/광대는 소중합니다잉~! 매력적인 광대를 지니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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