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는 좀 무서웠습니다.

 

 

1. 일단 전 번역 얘기부터 좀 하고 싶군요.

 

사실 개인적으로 많이 의심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때까지 많은 책들을 원어로 읽어야 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 말이죠.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가들을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절대.

개인적으로는, 예를 들어, 성귀수님이라는 불어 번역가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까치 출판사에서 아르센 뤼팽 전권을 아마 세계 최초로 다 번역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프랑스 문화원인가 어딘가에서 같이 축하를 했다는 뭐 그런 기억도 나네요.

번역가분들은 아주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건 의심하는 사항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나 자신이 작가와의 완전한 소통은 하고 있지 않았던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 것 뿐입니다.

그 작가가 처음 쓸 때 선택했던 언어의 것을 읽어야 가장 완벽하게 이해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

 

 

특히나 보르헤스였나, 아닌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보르헤스가 물론 중남미권 작가긴 하지만 책은 영어로 썼나요? 기억이 안 나는군요.) espanol로 쓴 소설들은 글들에 어떤 운율 같은 게 있기 때문에 그걸 살려야 한다고 들은 기억이 나네요.

 

어찌 되었든 찝찝하다나요, 그런 게 있습니다.

 

 

2. 보르헤스 소설은 좀 무서웠습니다.

 

 

그 사람의 건 소설이 아닌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뭐랄까...약간...

 

가상세계의 건축가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천재성에 관해 무감각한 편인데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분명 그런 걸 느꼈습니다.

 

아 진짜 천재다? 이런 느낌...

 

 

    • 1. 그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한다는 건, 설령 번역의 신이 있다 해도, 도무지 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는 않네요. 그렇지만 그런 언어를 모두 익힐 수는 없는 일이죠. 사람 사이의 소통 같은 것도 비슷한 거 같아요.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가능하냐, 얼마만큼 가능하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글쎄요, 어쨌든 태어나서 옷 한벌은 건졌고 나름 훌륭한 번역본 몇 권 쯤은 읽은 기억이 있겠죠.
    • 저도 곧잘 그런 생각을 하는데요. 외국어를 배우고 있으면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외국어의 단어가 바로 우리말과 연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와 아주 비슷한 일본어도 똑같은 한자를 써도 단어의 뜻이 미묘하게 틀릴 때도 있고. 뭐든지 원서로 읽는 게 그나마 가장 그 원작과 작가의 뜻을 이해하는 데 가장 빠르지 싶어요. 하지만 우리가 그 많은 언어를 다 익히고 이해하기가 힘들죠.. 역시 '좋은' 번역가는 위대한 것 같습니다.
    • '가상세계의 건축가'같은 느낌, 저도 받았어요..:D
      다른 글에서보니 놀란의 인셉션이 보르헤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놀란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걸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아득하죠. 밑바닥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 건축가. 정말 잘 보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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