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취업 걱정이 많았어요. 말주변이 없어서 면접에서 조리있게 말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주변에서 면접은 보면 볼수록 실력이 늘거라고 해서 정말 가고 싶은 곳의 면접을 위해 딱히 관심이 없는 곳에도 원서를 넣게 되었어요. 그런데 운 좋게도 처음 원서를 쓴 외국계 기업에 최종 면접까지 통과를 해버렸습니다. 영업직이라 직무 자체는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은 제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회사 자체만 놓고 본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막연히 외국계 기업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구요.
상시 채용이었기 때문에 당장 다음 주부터 출근을 하라고 하더군요.그래서 고민 끝에 회사를 다니기로 결정하고, 회사와 학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지난 몇 달 간 지내왔습니다.
같이 일하시는 분들도 좋은 분들이시고, 퇴근 시간도 국내 대기업에 비하면 무척 빠른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는 일 자체에 관심이 없으니 일을 하는데 의욕도 생기지 않고, 계속 다른 쪽으로 눈이 가네요. 애사심이란 게 생기지가 않아요. 그래서 지난 몇 달 동안 퇴근 후에는 다른 회사에 원서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주변에 먼저 취직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회사 이야기를 들어보니 만족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극소수였어요.
철이 없다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평생을 이렇게 굽신거리며 살아야 하나?'였습니다. 직장 생활 10년 차가 되는 상사는 뭐가 그렇게 죄송한 게 많은 지 전화만 붙잡으면 죄송하고 꼭 좀 부탁한다고 하는지... 회사에서는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분이었지만, '고객' 앞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저자세였습니다. 열심히 일 한다면 10년 후에 내가 저렇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일반 회사는 별 수 없겠구나 싶어 공기업 쪽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집에서도 애시당초 그쪽으로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고, 저 역시도 능력만 된다면 꼭 가고 싶었거든요.
오늘이 휴학 원서 제출 마지막 날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휴학을 해서, 1년 동안 공기업 준비를 하면 어떨지 몇 날 몇 일을 고민하고 있네요.게시판 성격과는 잘 맞지 않는 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혹시나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분들이 계실까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립니다.
'인생 그렇게 쉽게 살려고 하면 안 된다.', '공기업 가면 뭐가 달라질 줄 아냐?, '취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배부른 소리 하고 앉아있냐?' 등등 따끔한 충고도 좋으니 무슨 말이든 해주세요.
그럼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