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죽은 레닌이 울겠어요

루x웹이라고 겜 관련 커뮤니티에.. 뭐하는 사이트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외국 사이트에서 세계 독재자 순위라고 나온걸 올려놨더군요.

 

젊은층이 많은 남초 사이트들이 흔히 그러듯 댓글로 배틀이 펼쳐지고.... 댓글이 엄청나게 달려있더군요.

 

그 와중에 제법 많은 이들이 '왜 호치민이 독재자로 들어가 있냐. 베트남에선 민족적 영웅인데.'

'공산주의 이념을 가지고 왔지만 민족주의적인게 더 큰데' 등등. 역시 민족주의에는 관대한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훈훈한 실드.

하지만 마오는 문화혁명 등 뻘짓으로 자국민 죽이고 모든걸 후퇴시켰던게 웹상에서도 이야기가 돌고 돌아서 그런지

마오 실드는 거의 없더군요. 호에게 호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면 마오도 항일투쟁한 구국의 영웅이지...-_-;

 

어쟀거나저쨋거나 개인적으로 씁쓸...했던건 박통이나 전통 시절이 아니라 그런가.. 레닌은...레닌은..찬밥... 이제 아무도 레닌은 안읽는다...이말인가..

레닌 싈드는 거의 없군요. 한두개 보인게 '레닌은 사상가인데 왜 있어?' 이런 수준. 심지어는 '레닌이 실존인물이었어?'(이게다 게임 때문이다....)

이런 반응.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는 악이야라고 보는 입장에선 뭐 스탈린이나 레닌이나 똑같은 악당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르다고요 달라 뭐가

다른지는 귀찮아서 제가 알려드리진 못하겠음...

무덤에 있는 레닌은 우울하겠네요. 독재자라니...내가 독재자라니....

 

21세기 들어서 다시 레닌이 복기되고 있는데... ㅜㅜ

 

<레닌과 미래의 혁명 :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에 레닌과 러시아 혁명을 다시 생각한다> 같은 책에서 박노자 부터 알튀세르 까지 레닌을 복기하고

<레닌 재장전 : 진리의 정치를 향하여> 같은 책에서도 바디우, 지젝, 네그리 같은 석학들도 다시 레닌이다! 라는데..

독재자 순위에 당당히 상위권이라니...그리고 아무도 실드를 안쳐주다니 흙흙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결론은 책 두권 선전.

    • 사람들이 의외로 러시아혁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 안에서 레닌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잘 모르더라구요, 그나마 안다는 사람도 '이론가'적인 측면만 부각시키는 편이고... 과장 조금 보태서 얘기하자면 레닌이 없었다면 러시아혁명은 1-2년 안에 실패했을겁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의 레닌 재조명은 뒤늦은 감이 있죠, 스탈린으로 인해 레닌까지 같이 묶여 까인 감도 없잖아 있고...

      사실 이런 말을 해도 좌파가 아닌 사람들에겐 의미 없는 쉴드죠; 호치민, 마오쩌둥, 레닌, 스탈린이 그냥 전체주의-독재자로 싸잡아 묶이는 판국에... 뭐 그렇다고 제가 레닌주의자는 아닙니다, 레닌은 분명 장단점이 있는 사람이죠, 제가 보기엔 단점이 약간 크지만, ...어쨌든 그래도 레닌이 독재자라니, 그건 좀; 상황에 따라 달라졌지만, 반대파를 말빨로 어떻게든 설득해보려고 해서 옆에서 보던 동료들이 속 터져 했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말이죠;
    • 아... 그런가요? 레닌 하면 프롤레타리아 독재밖에 생각이 안 나서... 국가라는 장치가 근본적으로 계급에 의한 독재라고 판단했고, 혁명적 시기이므로 민주적 장치들의 작동을 멈추지 않았나요? 의회라든지... 레닌 자체는 신념에 의한 판단이었겠으나 이것이 뒤에 스탈린같은 진짜 독재자를 낳는 틀이 되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뚜기/ 프롤레타리아 '독재' 개념은 흔히 쓰는 '독재자'와는 다르게 이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롤레타리아는 위대한 독재자 하나가 아닌 계급이니까요.
      러시아혁명 초기, 위대한 혁명 전사들이 싸그리 죽기전 러시아는 지금 기준에서도 제법 진보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상황이었는데요 레닌이 독재자라면 그런걸 가만두지
      않았겠죠. 물론 혁명을 분쇄하려는 짜르 잔당들에 미국부터해서 국제적인 압박덕에 전시공산주의가 되면서 엉망이 되긴했지만요. 제 설명은 허접해서 누군가
      더좋은 댓글 달아주시면 좋겠지만 암튼...
    • 오뚜기/ 말씀하신대로, 그것이 바로 레닌의 양면성이죠, 멘셰비키와 기타 좌파 및 자유주의 세력들이 모인 의회에서 레닌은 최대한 타협적이고, 그들과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일단 그들이 반혁명 음모를 꾸밀시에는 가차 없이 절차를 무시하고, 혁명의 적으로 간주했죠, ...사실 볼셰비키 일당 독재가 실현된 것은 반대파들의 이러한 자폭도 한 몫 했습니다; 체카(KGB의 전신)를 창설해 쏠쏠하게 재미 본 것도 레닌이고, 듣보잡 스탈린을 이 자리, 저 자리에 꽂아준 것도 레닌이고, 그러면서 또 죽기 전엔 스탈린 조심하라고 그러고;

      여타 유명인들이 그렇듯이 레닌도 명암이 확실한 사람이고,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겁니다, 하지만 원문처럼 단순무비하게 까일 사람은 적어도 아니라는 거죠, 저는 레닌의 방법론에 찬동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당시 레닌의 급진적이고 과단성 있는 조치가 없었다면 러시아는 다시 차르 체제로 돌아갔거나, 구귀족들이 그대로 기득권-자본가층이 되어 정체된 국가가 되었을 것이라는 것이죠, 물론 그의 사후 그의 조치들이 구체제 못지않은 부작용을 불러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레닌을 불러오는 것은, 지젝이 인용하는 말처럼, "다시 시도하라. 다시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하라"라는 말 속에 있을 겁니다, 레닌이 옹호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실패'했다는 것 자체에, '더 잘' 실패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줬다는 것에 있겠지요,
    • 아... 그렇죠... 프롤레타리아는 계급이지.. 독재자가 아니군요... 레닌을 독재자라 보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 (급수긍)~
    • 한이은/ 다시 시도하고, 다시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할 수 있는 토양...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럴 수 있겠네요... 전 그 당시 논쟁 배우면서(공부가 아니라 배운거죠^^;) 사실.. 로자 룩셈부르크의 편이었어요... 집중된 권력을 항상 경계했죠... 민주적 장치의 작동을 신뢰했고...레닌이 혁명에 승리했지만... 로자로부터 더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합니다...
    • 오뚜기/ 저도 굳이 레닌과 로자를 놓고 편을 들라면, 물론 로자쪽이지만, 어쨌든 레닌은 러시아혁명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지도자적 위치였다는 패널티를 감안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레닌이 무제한적 민주주의, 언론자유, 하라고 한다고 잘 될 당시 러시아도 아니었겠지만, 레닌은 현실의 혁명을 하고 있었다는 것(언제나 현실은 이론과 달리 돌아가는 법이죠), 로자는 혁명을 하려다 죽었다는 것, 양자의 가장 큰 차이는 이 점에 있겠지요,

      ...어쩌다 보니 레닌까에 가까운 제가 레닌 옹호를 하고 있네요;
    • 레닌 하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말부터 먼저 떠오릅니다.
    • 레닌도 로자도 다 위인이잖아요~ ^^
    • 게임네티즌들 말하고는 별개로 역사적으로
      레닌이 혁명이후 어느정도 권력을 잡았을때 KGB의 전신을 만들어 많은 반대파들을 숙청했다고 알고있는데 그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독재자란 말이 나온듯 싶습니다.
      뭐 비록 스탈린의 엄청난 독재로 레닌의 정적에대한 비밀숙청?이 묻혀버리는듯하지만요..
      (아 드뎌 첫대글 다네요
    • 러시아 혁명사를 보면 WWF 프로레슬링의 세계가 떠오르죠.
      레닌과 트로츠키가 싸우다가 서로 화해하고, 그러다가 스탈린으로 또 갈라섰다가, 다시 스탈린을 조심하라고 하고, 레닌의 유지를 받은 지노비예프와 카메네프는 그 유지를 무시하고 스탈린의 편에서 트로츠키를 내쫓고, 그 다음에는 지노비예프와 카메네프가 스탈린과 부하린에게 내쫓기고, 부하린도 결국 스탈린에게 당하고....
      저런 암흑사를 보면 소비에트가 망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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