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유감
좋아하는 작가 혹은 오래 기다리던 책은 번역 퀄리티/만듦새에 그닥 까다롭게 굴지 않아요.
그저, 우리말로 옮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넙죽 받아 먹는 편인데...
이 책에는 조금 실망하게 됩니다.
일본 현지에서 올해 초에 나온 책이니 '스티브 잡스 자서전'처럼 번역 기간이 촉박했던 것도 아닐테고...
책의 성격상(말 그대로 잡문집) 여러가지 장르, 주제의 글이 섞여있는데
그에 따라 번역이 들쑥날쑥입니다.
'번역'에 관련된 글, 미발표 단편, 옴진리교 관련된 글(본서의 역자는 하루키의 전작 '약속된 장소에서-언더그라운드2'를 번역한 바 있어요)의 번역은 비교적 무리없이 매끄러운 반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필요한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음악 관련 에세이의 번역은 여러군데 덜컹거립니다.
사소한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West coast (Jazz)'를 '서부 해안;;'으로 옮긴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옮긴이의 탓은 아니지만) 오탈자도 너무 많아서,
출판사에 제보라도 할까 하는 마음에 넘버링하면서 하나하나 세어나가다가 '20번'이 넘어가면서 포기.
교정 교열은 했나 모르겠어요.
반양장의 제본 상태도 어찌나 약한지, 조심조심 읽었는데도 뒷부분 수 십 페이지는 책몸체에서 분리..
하루키는 아무 잘못 없어요.
그에 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그의 글을 즐겨있던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선물같은
아주아주 사랑스러운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