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그리고 게임산업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사실 저는 그냥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입장인데요... 


청소년의 수면권(그네들이 주장하기에는 권리랍니다 만 사실상 수면을 강제하는 것에 가깝죠)를 보장해준다는 얼토당토 않은 셧다운제나 게임산업의 아마추어,마이너 토대를 붕괴시키는 게등위의 검열 잣대 등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행되는 막장 규제에 대해선 물론 반대합니다. 


근데 사실 이런 규제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닙니다. 셧다운제를 통과시킨 힘은 지금의 여가부를 이루고 있는 기독교 보수 우파의 이데올로기가 가장 강력하게 작용한게 맞습니다만, 지난 정권부터 시행 여부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어왔고 가장 극명하게 찬성진영에 힘을 보태는 이들중에는 전교조 전국언론노조등이 참여한 '아이건강국민연대'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전교조의 꼰대성은 하루 이틀일이 아닙니다만, 그동안 신문상으로 접해오며 나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던 다른 여러 단체 또한 청소년 인권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밑바닥을 보일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의 건강실태를 살피고 분야별 점검을 거쳐 정책을 제시하고 사회 시스템을 재구축하여 국민적 홍보와 운동을 전개 하는 비영리민간단체' 라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데요, 정작 그 '아이들'의 목소리와 의견은 전혀 듣지 않나 봅니다.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그들조차도 청소년을 훈육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은 변함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실 영화중독이나 소설중독 운동중독 심지어 청소년에게 가장 해악적이라고 생각되는 '공부중독'에 대해서 얘기 하지 않아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에서 청소년을 훈육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좌우를 막론한다고 했는데 또 하나 좌우를 막론하는게 게임을 호구로 본다는거죠. 만만한게 게임이라 때리는것 같거든요. 우파는 게임'산업'이 가져다주는 돈벌이에 관심을 갖고 거기에 숟가락 얹고 싶은 모양이고 좌파는 '게임'산업의 해악성을 널리 설파하는데만 관심이 있나봅니다. 둘 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선 의미 없는 꼰대질에 불과하죠. 게임이 나쁜게 아니고 '나쁜게임'이 나쁜거니까요.


이와는 별개의 의미로 저는 개인적으로 게이머의 입장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재미'를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측면에서 게임에 대한 꼰대질에는 반대합니다만 마찬가지의 의미로 '한국게임'이 너무 저질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찌보면 아이건강국민연대가 비판하는 지점에도 닿아 있는 부분이긴한데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이익을 위해 지나치게 '돈'에 의해서 굴러가는 측면이 있어요. 비윤리경영의 극한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이건 게임 제작사의 문제가 아니고 게임 퍼블리싱의 문제입니다. 넥슨 엔씨같은 자체 퍼블리싱이 가능한 대기업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게임 기획사들은 아무리 게임을 잘만들어도 게임을 유통시키기 위해선 대기업에게 위탁운영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도 운영에 대한 규제가 없는 현실에서 유통사는 빨아 들일수 있는 만큼 게임을 붕괴시키며 돈을 벌어대죠. (아, 던파)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해외 게임산업의 규제현실은 잘 모릅니다만 요즘 즐기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옛날에 잠깐 친구 따라 했었던 와우같은 해외게임의 수익구조 시스템은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비슷한 부분 유료 시스템이지만 사상 최악의 악명을 달고 사는 넥슨과 요즘 게임시장에서 가장 핫한 게임이라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수익방식은 게임의 밸런스라든지 게이머의 편의라든지 하는 차원에서 비교가 불가능 하거든요. 제 생각으로는 콘솔시장이 붕괴되어 온라인 게임에만 편중된 우리나라 시장의 특수성이 이런 구조를 낳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요 부분에서 불법다운로드나 쳐받은 소비자 니네가 자초한 일 아니냐! 하면은 할 말이 없습니다...) 사실 운영의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고 게임 제작의 측면에서도 요즈음에 가서는 재미 있는 게임은 커녕 날마다 재탕삼탕의 막장게임만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제가 몇년간 즐겨했고, 수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최근엔 이스포츠에 합류해서 나날이 성장해가던 게임이 운영진의 이벤트 하나로한순간에 개막장이 된 것을 지켜본 입장에서 뭐든 좋으니까 무언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 던파)

    • 1. 생각만큼 퍼블리셔가 개발사의 게임 망쳐가면서까지 수익을 추구하진 않습니다. 던파의 경우 던파의 개발사인 네오플은 이미 퍼블리셔인 넥슨의 자회사라서, 게임 수명 갉아먹으면서까지 돈 뽑아내는건 아니구요, 넥슨 자체가 원래 그냥 돈을 그렇게 뽑습니다.

      2. 우리나라 부분유료화 게임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적극적으로 동감합니다만, 해외 게임이라고 더 나은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콘솔 게임이 주류인 속성상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으나 최근에는 각종 DLC들로 다양하게 수금(?) 하는 편이죠. 아울러 해외의 부분유료화 게임들을 보면 우리나라만큼 막장인 경우가 상당하고, LOL의 경우 우리나라에 견주어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게이머들의 칭송을 받는 훌륭한 모델이라 이게 예외적인거죠.

      3. 저는 셧다운제 논의가 부분유료화와 연결되는건 좀 회의적입니다. 둘은 별개의 사안으로 다루는게 맞지 않나 싶어요. 둘 모두 현상황이 절대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은 공감하지만요.
    • 셧다운제는 뭐 저랑 동일하시니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1. 장르무낙님이 비판하고 계신점은 우리나라 게임자체가 아니라 게임의 '수익구조'가 게임의 밸런스를 붕괴시키면서 까지 깊이 침투해서, 질 자체까지 떨어뜨린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이렇게 막장으로 운영하는 게임은 소비자가 떠나게 되어있습니다. 게임이란게 뭐 생필품같이 절대 없어선 안될 것도 아니고, 대체할 만한 다른 게임도 얼마든지 있는 이상 규제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2. 와우같은 경우는 정액제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유료로 플레이 하는 유저의 숫자가 일정이상 되어야 할 수 있는 제도라고 보는게 정설입니다. 실제로 정액제의 대명사인 블록버스터 MMORPG들도 정액제를 할 수 있는 게임은 몇 안됩니다. LOL은 부분 유료화인데, 우리나라 부분유료화 게임들에 비해서 특별히 뭔가 편의가 좋다던지 하는건 잘 모르겠던데 어떤점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궁금하군요.

      3. 불법복제로 패키지 게임을 자기 손으로 멸망시킨 소비자는 진짜 할 말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온라인 게임에만 편중된 특수성이 이런 구조를 낳은 부분도 일정이상 있다는 점에도 동의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 자체가 엄청나게 레드오션 인데다가,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수준도 거의 세계 탑 수준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게임으로 성공하려면 엄청난 운빨이나 돈빨(로도 안되는 경우도 있고)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애초에 인구 5천만 밖에 안되는 나라에서 이렇게 치열한 경쟁이 있다는 것 자체가 헬 오브 헬이예요.

      4. 북미시장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보기에 이상적이긴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우리나라에 그런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말과도 일치합니다. 예를들면 패키지의 경우엔 모던 워페어2 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서 만들었지만, 발매한지 하루만에 제작비를 회수한 기록이 있습니다(...) 시장이 이런동네랑 우리나라랑 동일한 수준을 요구하는건 좀 무리이긴 해요. 그러나 넥슨 스타일은 정말 죽어마땅합니다!!(...)
    • nobody/ 제 생각만큼은 아닌가 보군요... 그래도 이런 우는 소리가 나올정도로 최근의 넥슨은 자회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을 말 그대로 붕괴 지경까지 몰고갈 만큼 막장 운영을 보여주었어요... 꽤나 하드하게 즐겼는데 패치 한방으로 커뮤니티를 접을 때의 기분이란.. 아흑..

      셧다운제 논의와는 별개의 얘기였습니다... 저는 전혀 별개의 의미에서 규제 얘기를 꺼냈는데 문맥상 연결되어 보일여지가 있다면 수정해보겠습니다.
    • 현자/ 모던 워페어2는 처음알았는데 대단하군요. 역시 명불허전(응?)...

      와우나 롤의 예를 든건 우리나라 게임과의 비교해보면 게임의 완성도와 질을 따지느냐 빨아 먹을수 있는 돈에 주안점을 두냐의 차이인거 같아서 얘기해봤어요. 비단 저 혼자만의 의견은 아니고 디스게임이나 게임메카등의 커뮤니티에서 블자빠(..)들과 국빠(..)들의 다툼을 지켜보면 대게 수익구조의 문제로 넘어가는데요, 가령 대표적인 mmorpg인 와우와 아이온을 비교해보면 둘다 정액제로 수익을 내는점은 비슷합니다만, 폐쇄적인 mmorpg게임의 특성상 새로운 수익구조의 창출이 항상 필요합니다. 그래서 뭔가 자기혁신이랄까 하는게 필요한데, 와우는 대격변이나 새로운 시스템의 기획으로 신규 유저의 유입을 꾀하는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반면에 아이온은 그런거없고 넥슨따라 캐시템팔긔(...)를 행하고 있다죠. 물론 저는 와우만 해봤고 아이온은 해본적 없습니다만 이부분에 대해서 유저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넥슨을 비판하는 지점과 맞물려서 생각해볼수 있는데요, 아이온이 캐시로 팔아먹는 포션이라든지 하는것도 게임의 밸런스를 해치는데 분명히 일조하고 있는데 게임사에서는 버는 돈이 중요하지 그런 사소한(?) 밸붕이라는건 신경쓰지 않는것 같거든요. 싫으면 소비자가 떠나면 그만이지만 뭐랄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것과 비슷한 느낌이라서요. 한국게임 산업도 짧은 시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만큼 삐걱거리는 부분도 많지만 분명히 좋은 게임을 만들어내고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에 있어선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는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장르무낙 / 분석 잘하셨네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저도 리그오브레전드와 한국의 다른 온라인 게임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FPS게임조차 헤드샷 방지해 주는 아이템을 파는 실정인데요.
      던파 키리 이벤트는 또 어떻습니까..

      nobody / 키리 이벤트 이후에 현거래 시세가 절반까지 떨어진 걸 보면 게임 수명을 갉아먹지 않았다고 보긴 힘듭니다.
      현거래 시세가 보통 게임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거든요. (게임계에서 공공연한 사실)
      아래 링크 내용이 '생각보다 퍼블리셔가 게임 망쳐가면서까지 수익을 추구하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http://sstorm.egloos.com/5516226
    • ripa/
      "게임을 망쳐가면서까지 수익을 추구하는 이유" 로서는 타당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주체가 퍼블리셔인가? 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는거죠. 전형적인 갑을관계로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실제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에서 개발사가 퍼블리셔에게 그렇게 꿀리지 않습니다. 애초 계약 조건에 개발사의 의견 반영에 대한 부분이 많이 들어있기도 하고, 재계약 문제가 걸려있어서 더 그런 부분도 있구요. 던파같은 경우 오해임이 확실한건, 넥슨이 네오플 (던파 개발사)의 자회사입니다. 이건 뭐가 뭐를 갉아먹고 차원이 아니라 그냥 넥슨이 그런 회사인거죠.

      일반적으로 퍼블리셔가 개발사 쥐어짜서 게임 망친다~ 라는건 게임에 대한 애정은 있으나 최근의 조치가 마음에 안드는 사용자들이, 어딘가 욕할 대상을 찾다가 그걸 퍼블리셔로 잡아서 그런 경우가 많죠. 데브캣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다들 '데브캣이 잘 만든 게임 넥슨이 운영으로 망친다'라고 말하지만 데브캣은 실제로 넥슨 내에서 권한이 꽤 강한 편이고, 부분유료화 모델과 프라이싱 조차도 스스로 직접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유저들은 데브캣에 대한 애정을 버리기 싫고 그래도 욕할 대상은 필요하고 하니 넥슨을 잡고 욕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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