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했어요

* 마침 저녁도 많이 안먹었고요.


* 집에 들어오는 길에 마트에서 장을 봐왔는데, 스파게티면이 행사를 하더군요. 한모타리에 XXX원. 옆에 소스도 XXXX원이었습니다. 내일 쉬는 날이니 스파게티나 해먹자라는 마음이었죠.


* 하지만 출출하니 지금 지르고 봅니다. 시간은 9시 50분. 마침 야식을 먹어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시간입니다. 

주재료는 이게 답니다. 다해서 5000원도 안들어요. 너댓번, 한번 먹을때 많이 먹어도 세번은 족히 먹을 수 있습니다.

먼저 면을 삶아야죠. 부채꼴모양으로 펴지는 일따윈 없습니다. 소금 한스푼 넣고 면이 들러붙지 않게 잘 저어주며 10분간 익혀줍니다. 면이 익었는지 안익었는지는 벽에 던지면 됩니다. 엄마한테 걸리면 맞겠지만.


다 익은 면은 물이 빠지게 뒤에다 둡니다. 자. 면에서 물이 빠지는 동안 이제 창가에 자라고 있는 허브와 뒷마당에서 자라는 바질을 따러 가볼까요.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제가 어릴적엔 저희 할머니께서 늘 이렇게 뒷마당에서...

그딴게 어디있어요. 냉장고를 열어보니 된장과 춘장에 찍어먹으려고 까둔 마늘과 붉은 푸른 피망, 풋고추와 양파가 있습니다. 그냥 썰어줍시다.

꼴에 어디서 본건 있는 메피스토입니다. 기름두르고 볶아서 향을 내줍니다. 아차하는 사이 마늘이 들러붙을뻔 했습니다. 여기서 아차하는 사이란 사진찍는 사이. 역시 요리를 할땐 뻘짓하지 말고 하고있는거에나 신경써야겠죠.

면을 볶다가 소스를 넣고 한번 더 볶아 줍니다. 확실히 스파게티 소스만 쓰니 건조한 느낌이 납니다만, 지금 이시간에 어디서 다른 재료를 구하겠습니까. 그냥 볶아야죠.

 

신성한 듀나에 사진이랍시고 올려야 하니 접시에 옮겨담고 티슈로 주변을 한번 훔쳐줍니다. 그래도 뭔가 지저분하긴 하지만 전 본격 요리 포스팅을 하는 네티즌이 아닙니다. 한 포크 후루룩해보니 이 맛은 흡사 이탈리아 총리양반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느낌이군요.


아. 설거지 귀찮아요.

 

 

 

 




    • 우와 저도 낼 스파게티나 만들어 먹어야겠네요.
      뒷마당에 바질은 없어도 피망이랑 고추는 자라고 있죠.
    • 치즈를 넣었으면 더 맛있지 않았을까요?
    • 우울하고 시니컬한 레시피.
    • 아무리 마트라지만 동네마트인데 모짜렐라치즈가 있길 기대한다면 마트 사장님께 너무 가혹한 일 아닐까요. 제가 사는 곳은 '리'단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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