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바낭(김장하며 영화보기, 완득이)
아주 오랜만에 휴일을 가졌습니다.
아침에 김장을 돕고,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도 했어요
1. 야채를 숭숭 썰고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일을 담당하는 동안
올레TV 목록에 있는 영화를 보려고 하니까 대부분이 유료더군요
별로 선택사항이 없는 무료영화중에 볼만한걸 골라서
밀양, 닥터스트레인지 러브, 알포인트를 봤습니다.
알포인트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녹음기 소리(좀 유치하게 들렸지만)를 들으니
어떤 기억이 떠올랐어요.
배낭여행으로 파리에 갔을땐데,
이름없는 어떤 공원에 앉아서 빵을 먹는데
갑자기 치지직 거리는 공원 방송용(?) 스피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속삭속삭 아주 낮게 중얼거리는 음성인데 가만히 듣고 있으니 이거 한국말인 거예요;
같이 있던 일행한테 "저거 한국말 아냐? 웬 한국말이 여기서 방송으로 나오지.." "그러게?"
이러면서 웅성댔는데 내용이 무슨 자살을 앞두고 남자한테 마지막 편지 보내는것 같은 내용..;
목소리톤도 오싹한게 기분이 이상해졌어요.
그 공원에서는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났지 않았습니다만..;
2. 닥터스트레인지 러브는 너무 재밌었습니다.
고위층 멍충이들의 온 몸을 던져 연설하는 시트콤스런 코믹연기를 보고 있으니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도 생각나고
이런 깨알같은 블랙코미디 너무 좋습니다
아름다운 엔딩장면의 노래가 자꾸 윙윙거리네요
3. 미뤄뒀던 완득이를 보았는데
참 깔끔하고 꾸질꾸질함 없이 담백한게 좋더라고요.
근데 등장인물 모두 착하기만 해서 심심했어요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안국동 앞 정류장을 지나가는데
버스 문이 열리면서 내리는 사람들중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아버님 역으로 나온 배우(성함을 모르겠네요)였어요
무심한 얼굴로 제 옆을 슥 지나 인파들 속으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