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모욕죄, 어떻게 생각하세요?

결론적으로 강용석 편 들어주는 글이라 마음이 편치 않지만, 다른 분들 생각이 궁금합니다.

강용석 건 기사 하나 제대로 보지 않았었는데, 최효종을 고소했길래 저 사람이 미쳤나 하고 경과를 다시 찾아봤거든요.

사건 진행된 거 보면,

 

- 강용석이 강연 끝나고 술자리에서 '아나운서 어쩌고 한 문제 발언을 함'

- 자리에 있던 학생들이 기자에게 제보

- 기사를 보고 여성 아나운서들이 집단 모욕죄로 강용석을 고소

- 1심 유죄

- 강용석이 최효종을 집단모욕죄로 고소

 

이와 관련해서 제가 몰랐던 사실이 두 개 있었는데,

- 강용석이 성희롱으로 고소된 게 아님

- 강용석 건이 집단 모욕죄로 유죄를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판례임, 즉, 그래서 앞으로 이런 사유로 고소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된 사건이 됨

 

제가 강용석이 잘 했다는 말은 물론 아니고요,

강용석이 현장의 누군가에게 성희롱으로 고소를 당했다거나, 국회 윤리위 징계나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으므로 제명한다거나, 이런 건 다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그게 아니라 발언 현장에 없던 사람이 집단모욕죄로 고소한다는 게. 지나치게 애매한 법적용 아닐까요?

앞으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일반인이, 성희롱이 아닌 다른 비난으로, 아나운서가 아닌 다른 집단을 모욕해도, 집단 모욕죄가 성립할까요?

 

강용석이 애초에 최효종을 고소한 건 그런 문제제기였다는 건데요,

성희롱은 물론 잘못이지만, 집단 모욕죄라는 게 과도한 재갈이 될 수도 있겠다 싶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저도 강용석은 쉴드를 쳐주고 싶지 않지만 상당히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쁜쪽으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모당에서 집권을 계속하는 한은요.
    • 강용석의 발언이 그 학생들을 직접 대상으로 한 건 아니지만 그들과 관련 있는 직업군을 빗대어 수치심을 느낄만큼 발언했기 때문에
      유죄는 가합니다. 즉 사실상 강의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나 상대방을 적시하지 않아서 비켜갈수도 있었던 사안을 집단모욕죄로
      처벌했다고 생각해요. 애매한 점이 있고 법원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게 맘에 안 들지만 필요하다고 봐요.
    • 살짝 사례가 다르지만 명예훼손죄보면 우리 법원은 '집단명칭에 대한 명예훼손죄'를 인정합니다.. 어떤 특정 가능한 집단 구성원 전체에 대해 명예훼손을 인정하는 것으로 여기서 명예훼손의 피해자는 그 명칭으로 불린 집단이 아닌 개개인 전체입니다. 때문에 해당 집단은 어느정도 특정성을
      가지고 해당 발언이 그 구성원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디시 정사갤에서 전라도인 전체를 대상으로 '빨갱이'라는건 안되지만 전라도 모 학교 전교조 소속의 교사들은 '빨갱이'라는 것은 명예훼손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이렇게 보면 구성원 숫자로만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이런 판례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저는 집단 모욕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강용석 의원이 한 발언(다 줄 각오를 해야한다)가 마치 아나운서, 특히 여성 아나운서 전체가 성상납이라도 하는 것처럼 묘사한 것은 여성 아나운서 전체에게 모욕으로 인정될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도 피해자는 아나운서라는 집단이 아니라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사람들 개개인입니다. 만약 특정되지 않았다고 그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그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은 그런 모욕이 자신에 대한 모욕임에도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을테니까요.

      사족을 달자면 강용석 의원이 최효종씨를 고소한 것도 법리상으로는 집단 모욕죄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풍자적인 개그인 경우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낮지요. 사안만 보연 여성 아나운서와 국회의원 모두 집단으로 모욕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평균적 상식인이 봤을때 한쪽은 성희롱에 가까운 모욕을 당했고 다른 한쪽은 문자 그대로 웃자고 한 이야기니까요.(물론 강용석 의원은 아나운서에 대한 발언도 웃자고 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 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법적용이나 여론 재판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강용석이 성희롱이 아니라 집단 모욕죄라는 항목으로 처벌받는 것이고, 그게 최초로 적용되는 것이고, 당장은 여론 때문에 못하겠지만 나중에라도 최효종과 비슷한 사례에 적용해서 누군가를 고소할 수 있는 새로운 법리를 만드는 거라면 반대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잇지만 우리나라는 법에 안걸리면 장땡, 돈(결과)만 많이 벌면 장땡 이런식의 논리가 너무 팽배해서 문제라고 생각해요. 강용석이 설사 법 적용에 걸리지 않아서 무죄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비난할 수 있다고 보구요.
      이런 성희롱 사례를 정말 진정으로 문제삼고 싶다면 당장 애매한 죄를 적용시키는 것보다 성희롱이나 차별 금지법 같은걸 만들어서 적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생각한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강용석 사태를 그냥 언론등을 통해서 바라본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드네요.
    • 강용석의 그 발언이 잘된건 아니지만 사실 그런거 있기는 있지 않느냐? 오죽하면 국회의원이 그런말을 하겠느냐?(즉 아나운서 되려면 성상납 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봤기 때문에 최효종건과 이건은 비교대상이 되기 어렵죠. 강용석은 일반인도 아니고 국회의원입니다.
    • 그리고 애초에 성희롱건으로 고소를 하려면 그 발언을 들은 당사자가 고소를 했어야 하는데 그 발언을 들은 당사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애초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할수가 없었겠죠.
    • 강용석이 아니라 일반인이 사석에서 저런 말을 했으면 (성희롱이 아닌) 집단모욕죄에서는 무죄였을까, 아니면 다른 당 국회의원이 술자리에서 '경찰은 권력의 개다'는 말을 했는데 그게 흘러나가 조현오가 듣고 집단모욕죄로 고소한다면 그것도 유죄가 될까?

      강용석 맞춤법이 아닌 다음에야 그럴 여지가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법 규정은 엄격하고 적용은 자의적인 우리나라 법의 안 좋은 사례가 추가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워 다른 분들 의견 여쭤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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