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두고~
임신시기를 돌이켜보면 호르몬의 무서움을 느낀 때였던 거 같아요
호르몬하면 기껏 사춘기 성장호르몬이 다였는데..
임신해서 나타나는 온갖 증세의 원인이 호르몬이었고 치료하는게 아니라 그냥 어쩔 수 없이 참아야 되는 거니깐..
참으로 파워막강한! 호르몬이었어요.
그리고 내 몸이 나보다 아이를 위해 온갖 조치?를 취한다는 게 참...신기하기도 하면서..
내몸아..나는?!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임신초기는 조심한다고 다녔고, 잠도 많이 늘었지만~
문제는 입에서 쓴맛이 나면서 모든 음식에서 희열을 느낄 수 없는 게 슬펐죠!~
원래는 식욕도 강하고 먹는 낙으로 사는 사람이었는데!
심하게 구역질을 하진 않았지만..맛있는 거 먹고도 희열 못 느끼는 건 정말이지 다신 겪고 싶진 않아요.
이 정도면 맛있는 음식이구나 머리로는 생각해도 감정적으론 즐거워지지 않으니..원~
맛을 느끼는 감각이 1/10로 줄어든 거 같았죠
임신중기부터는 코피와 3단 구토의 시작이었죠.
특히 코피는 주5일?매일 나고 있죠...지금까지~
원인은 없죠...머...의사한테 말씀드려도 딱히 별 해결책이 없구요
코피는 임산부한테 잘 일어나고 코 점막이나 면역력이 약해서 생겨지는 거고
구토는...입덧으로 알았지만...(물론 그런 문제도 있지만) 스트레스나 철분제 영향인 거 같았죠
코피는 중학생이후 흘려본 적이 없었고 구토도 술자리로 인한 거 말곤 없었기에 적응이 안되었죠~
임신 말기는 침대에 눕는 게 일이고 더 힘든 건 침대에서 일어나는 거?ㅎ
자다가 자세를 바꾸려면 아이고 소리를 내면서 바꾸고 이제 밤에는 잠도 잘 안온다는 거..정도
최근 지하철 막말녀가 화제던데 저도 임신하고 나서 출퇴근때 버스, 지하철 매일 이용했지만 한번도 자리 양보를
받아본 적은 없어요.(이건 대부분 임산부가 마찬가지지만..) 서울에는 뱃지?도 단다고 하던데 전 이용시간이 20분정도여서 괜찮았지만
조산위험이나..힘든 몸을가진 임산부는 정~말 힘들겠단 생각 들었죠.
그런데 뭐... 우리나라는 워낙 노인중심의 나라니깐요. 제가 생각하는 약자는 장애인>노인>임산부라고 생각하는데
실질적인 분위기는 노인>>>>>>>>>>장애인=임산부 로 대하는 게 느껴져서^^;
억울하면 택시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출퇴근때면 길이 막히니 비용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엄청나서...힘들때 말고는 이용할 수가 없어요
이제는 말기라서 병원갈때마다 콜택시를 부르지만서도요..
웃기는 건 배가 어중간하게 나와서 자리에 앉았을 때 눈치 보일까봐 안끼던 결혼반지를 끼려니(살쪄서 배 나온 게 아니고 임신한 거임?을 표시하기 위해??)
헐거웠던 결혼반지가 손가락에 안 들어가지더라구요...ㅠ_ㅠ
태교는 많은 분들이 강조했지만 일할때는 집에 오면 쇼파와 한 몸이 된 채로 겨우 지내서 동화책 못 읽어주고
출산 휴가를 그나마 내서 바느질만 좀 했네요.
초반엔 챙겨보는 미드가 다 범죄드라마라서...남편과 실랑이가 있기도 했죠~
청각 생기는 5개월부터는 그전에 듣던 daft punk말고ㅠ_ㅠ 클래식을 들을려고 노력했는데
라흐마니노프나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해도...권장 목록엔 아예 없더라고요.(모짜르트가 장악했음)
어이없었던 경우 중 하나는 어떤 택시아저씨가 수술하라면서 자연분만하면 여성의 특정부위를 말하면서
남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둥...임신했을때..바람을 피운다는 둥 했다는 거죠.
(물론 축하해주고 자기도 손주가 보고 싶다면서 좋게 말하시는 택시아저씨도 있었지만!)
평소같으면 바로 머리끝까지 화가 나는데... 맘으로 그렇구나...참~으로 출산을 권장하는 사회구나...ㅡ_ㅡ;
하면서 가볍게 넘겼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술실에 소변줄 꼽으면서 누워야 되는 게 슬슬 겁도 나는데..
앞으로 애가 태어나서 살아갈 사회의 환경이나 구조적인 문제점들도 겁나죠..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고...어느 나라에서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기 마련인데
사회가 딱 기본적인 수준을 갖추고 있다면 좋겠지만...우리나라는 그렇게 보여지진 않거든요.
특히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는 한없이 강한 걸 너무 당연시되는게 가장 걸려요.
이왕이면 덜 모순적이고 기득층(어른, 부자)에게만 좋은 나라가 아니면 좋겠는데..나아질련지..
제가 부자가 아니라서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지원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20대초 사회에 나와서 정말 드라마에서나 보던 백(배경, 집안)이 있는 걸 처음 경험했고
아이에게 백이 되어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닌 거 같지만 가장 기본적인 보호막 정도는 되고 싶은데^^;
머 그런 걱정... 다 뒷전으로하고 우선은 애 얼굴이 궁금하고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