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사진

 

 

사랑이가 어떤 애였냐면.

 

빨간 라텍스 공을 무지 좋아했드랬습니다.

소파 앞이나 아무렇게나 뭉개진 이불 앞에서 계속 낑낑거리며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을 때 보면

꼭 소파 밑이나 이불 속에 빨간 공이 있었죠.

 

그 모습을 보고 우스개 소리로 우리 사랑이는 마약 탐지견 같은 거 하면 진짜 잘 할텐데.

이런 얘길 여러번 했드랬습니다.

 

사랑이는 유난히 손을 많이 탔어요.

저와 저희 누나 중 누나만 더 잘 따랐는데 누나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그 앞에서 누나가 나올때까지

화장실 문 앞에서 대기 타고 있는 것은 예사.

그런데 누나가 집에 없을 땐 차선으로 저를 쫄래쫄래 따라 다녔죠.

 

 

 

 

 

 

제가 화장실에 있을 땐 꼭 이렇게 앞에 와서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곤 했습니다.

안아줄 때까지.

다른 강아지들은 안 그랬어요. 사랑이만 이랬죠.

 

그랬던 사랑이를 보내고 나니 상심이 너무 크네요.

며칠 사이 제 몸무게가 3키로나 빠졌더군요. 몰랐는데 저보다 더 상심이 컸을 누나에게 이 얘길 했더니

4키로가 빠졌다는군요. 내키지 않는 우스개 소리로 역시 이별 다이어트가 효과 최고구나... 이랬습니다.

 

여덟 살 밖에 안 됐으니 좀 더 같이 함께 지냈어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마지막에 사랑이를 보낸 과정이 너무 안쓰러워서 아직도 마음이 휑합니다.

 

 

 

 

 

 

 

 

 

    • 아고.. 지난글에 나아진 줄 알았는데.. 좋은 기억 많이 가지고 갔을꺼예요..
    • 토실이! 하고 클릭했다가 이글 보고 방금 지난 글 찾아 봤습니다. 글이 모두 과거형이라는 게, 마음 아프네요.
      사랑이 이제 잘 지낼 거예요. 착하네요. 저희 개는 제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일부러 문을 찰팍 열고는 제 (19금 자체검열) 얼굴을 보고는 그냥 방으로 들어가요... 뭐라 더 적기 어려워 그냥 농담 적고 맙니다.
    • 아... 며칠 전에 병원 다녀오신 글 보고 완쾌를 기원했었는데..... 결국 떠나보내셨군요.
      많이 사랑받아서, 푸른새벽님 가족들 덕분에 행복한 삶이었을 겁니다.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 힘내세요.
    • 좋은 곳으로 갔을 거에요. 사진 잘 봤습니다. 예뻐요.
    • 마음 쓰인만큼 떠나보내고 난 뒤 아픈 법이긴 하지만, 좋은 곳에 가서 잘 지내고 있을거다, 여기시면 조금은 마음 놓이시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힘들어도 기운내셔요.
    • 병원에 맡기고 온 지 여섯 시간도 안 돼서 연락을 받았어요. 부랴부랴 병원으로 갔지만 사랑이의 모습을 보니 울컥해서 말이 안 나오더군요. 그런데 좀 진정하고 생각해보니 병원측의 처사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병원에 맡기고 올 때는 장기 입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맡겼던 건데 몇 시간도 안 돼서 떠나버렸으니... 그냥 따뜻한 집에서 품에 안고 있다가 보냈더라면 사랑이도 그 몇 시간 동안 혼자 떨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팠습니다. 저나 저희 누나나 우리가 마음 아픈 것보다 몇 시간 동안 혼자서 떨다 간 사랑이를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해요.
    • 사랑이 예뻤네요 ㅠ.ㅠ

      사랑만 받고 자란 모습이 그대로 보여요.

      제가 다 눈물이..

      그래도 기운 내세요. 사람이 슬퍼하면 개들도 슬퍼해요
    • 사랑이도 그 맘 다 알았을 거예요. 개들은 다 알죠. 여덟 살이면 아기같이 굴어도 속은 우리보다 어른인걸요.
    •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말아요.
      난 거기 없어요. 난 잠들지 않았어요.

      나는 불어오는 천 갈래 바람
      나는 눈 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빛
      나는 잘 익은 곡식에 맺힌 햇살
      나는 부드러운 가을비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말아요.
      난 거기 없어요. 난 잠들지 않았어요.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말아요.
      난 거기 없어요. 난 죽지 않았어요. (-Mary Frye)
    • 그래야겠죠. 따뜻한 말씀과 시. 너무 고맙습니다.
      아직도 문득 울컥하지만 그나마 저는 어느정도 안정이 됐는데 아직도 한 밤 중에 누나 방에선 흐느끼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 기운을 다른 강아지들도 느꼈는지 평소 제 곁에서 자던 애들이 전과 달리 누나 이부자리로 파고 드네요.
      그 애들에게 사랑이가 다 못 받고 간 사랑을 쏟아야겠죠.
    • 이름처럼 사랑받고 지낸 기억 다 안고 갔을테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 생각만으로도 너무 마음이 아픈데 오죽하실까요 ㅜ. 마음에 곱게 품어주세요. 힘내세요..
    • 가끔 블로그가서 멍멍이들 사진보고 귀여워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됐군요.
      8살이면 아직은 어린 나이인데...좋은곳 갔기를
    • 애구.. 아직 보낼 때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슬퍼지네요.
      몇 년전 무지개 다리 건넌 저희집 녀석과 함께, 그 곳에서 조금은 덜 외롭기를..
    • 덧글 적고야 중간에 새벽님이 적으신 글 보았어요. 아 정말 마음이 아파요.
      그게 참, 동물이라는 건 말을 못 하니 어떻게 보내도 아쉽고 서운하고 한 것 같아요.
      저희집 개는 그래도 15년 살고 평생의 soul mate였던 엄마 품에서 하늘 나라로 갔지만,
      바로 전날 진통제 맞힌 게 쇼크가 왔던 것 같아요. 그게 두고두고 마음에 남더랍니다.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애 목욕시키고 했다고..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너무 미안하다고 그리 우셨어요.

      힘내세요. 그래도 시간이 약이랍니다. 애구, 제가 눈물이 다 나네요.
    • 고맙습니다.
      많이 위로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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