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숲] 기분이 좋지 않아요..

 

새 글 거의 달지 않는 편인데 결국 듀나무숲을 이용하게 될 줄 몰랐어요.

개인 페이지에 적으면 관련된 사람이 많으니 여기에 쓰게 되네요.

 

느즈막히 대학원을 다니고 있답니다. 그것도 지방에서 서울로 통학중이지요.

학부 때 심각하게 공부를 안 했었고 적성에 안 맞는 일하다 돌아돌아 찾게 된 분야인데 재밌습니다, 나름..

열심히 참여하는 편이라 결과도 나쁘지 않습니다. 네, 여기까진 그냥 그렇다는 거예요.

 

50명 가까이 듣는 전공 수업이 있는데 (무슨 대학원에 이리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기말 앞두고 교수님이 과제를 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특정 영역의 시험 종류들을 찾아 한 페이지 정도로 정리, 다음 날 12시까지 e-class 에 올리는 거였습니다.

다음 날 바쁠 거라 그 날 밤에 한 3시간 정도, 나름 고민해서 중요한 시험들 위주로 특징을 찾아 표를 만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인 오늘, 사람들 올린 걸 몇 개 찾아 보다 놀랐습니다.

친한 동생이 제 걸 거의 그대로 베낀 걸 본 겁니다.

한 두 어개만 빠졌을 뿐이지 순서도 그렇고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좀 당황스럽더군요.

 

어차피 제가 먼저 올린 거니 억울할 건 없습니다. 

교수님 성격상 이 부분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지 않으실 것 같기도 하고, (개인의 역량보다 서로 돕는 그룹 과제 중시하시는 스타일. 튀는 거 별로 안 좋아하시기도 하고..)

이번 과제는 점수에 큰 상관이 없는데다 검색해서 찾으면 되는 사실 기술 과제니 뭐 대수인가 싶기도 하지만..

매너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먼저 올린 걸 다운 받아 약간만 고쳐 올린다는 게.. 학부도 아닌 대학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니..

 

고민 끝에 문자를 했습니다. 혹시 내 꺼 그대로 참조한거냐고..

그런데 이 아이는 해맑게 이야기하네요. 다른 사람 거 몇 개 봤는데 다 스타일이 비슷해서 참조해서 쓴 거였는데 문제가 될 줄 몰랐다.

그래서 제가 여러개를 참조해서 쓴 거라기엔 거의 내 거랑 같아 보였다. 내가 고심해서 일부러 넣은 부분까지 쉽게 반복된 걸 보니 좀 당황스럽다.

그랬더니 동생이 그러는 겁니다. XXX씨도 그렇던데.. 문제가 된다면 다시 올리겠다, 미안하다.

그 다음 순서는 아시겠죠?  XXX씨도 제 거랑 거의 같더군요.

 

 

저녁에 전화한다는데 그냥 말라고 했습니다. 이게 요즘의 일반적 마인드인가 보구나, 내가 생각 달리해야겠다. 하고요.

기말 앞두고 할 게 태산인데.. 고마운 듀게에 훌훌 털고 빨리 할 거 해야겠어요. :)

 

 

    • 흠.. 그아이 당당한데요? ㄷㄷㄷ
    • 교수가 장님도 아니고, 비슷한 리포트가 있으면 누가 원본인지 확인하지 않을까요? 도리어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은데요?
    • 사람/ 사실 글로 써서 그런데 정말 해맑은 스타일이예요. 그래서 더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휴, 그런데 나이가 서른이라구요 걔가!
    • 무슨 일반적인 마인드가 그래요.. 이상해요.. 그 아는 동생분.. 기분 나쁘실만해요.
    • 다른 사람 거 몇 개 봤는데 다 스타일이 비슷해서 참조해서 쓴 거였는데 문제가 될 줄 몰랐다. <-이런 반응이 나온다는게 정말 황당 ㅋㅋㅋ
      나같으면 쪽팔려서 바로 사과할듯..
    • 가라/ 그냥 한 장 짜리 간단한 자료 찾기였을 뿐.. 그런 과제니까 누군 공들여 했는데 누군 그걸 그대로 갖다 쓰는 거죠.
      이 교수님은 선험으로 깨닫게 된 건데 그런 걸 별로 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요. 오히려 열심히, 잘 하려고 하면 기를 죽이는 스타일?
      그래서 불공평한 느낌을 받은 적이 꽤 많았습니다만.. 전 행여나 교수님이 여기 와서 보실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말을 아끼게 되네요. :)
    • 해맑은면'도' 있는 멍청한 사람같은데요
    • 대박이네요.. 기분 나쁘실 만 해요. 제가 다닌 대학은 타인 것은 다운받을 권한이 없는데 시스템에도 문제가 좀 있네요. 어쨌든. 잊고 훌훌 털어버리시든지, 그게 잘 안되면 그 후배에게 기분이 나빴다는 것을 어필하든지(담담하게, 또는 조언 형식으로라도) 둘 중 하나를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응? 학부도 아니고 대학원에서요? -_-;;;;;;;;;;;;;
      교수님들 보통 저런 거 엄청 예민하게 무지무지무지 싫어하시지 않나요?
      Tara님이 이상하신 건 절대 아니고, 몸담고 계신 곳의 분위기가 좀 남다른 것 같아요.
      요즘 웬만해서는 학부 수업에서도 저런 거 그냥 안 넘어갑니다.
      교수님들이 기를 써서 찾아내려고 하고, 또 다 찾아내게 되고, 그에 합당한 점수를 받아요. 제가 아는 한 대부분은요.
    • 예에에에? 대학원에서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저희는 매주 과제나 페이퍼 낸 거 서로 읽기 때문에 그런 문제 생길수도 없고 생기면 선생님이 더 예민하시기 때문에 너 같은 학생 받아줄 수 없다고 제적되는데요. 글이 아니라 연구 주제가 비슷해도 먼저 그 얘길 한 사람에게 나 이런쪽으로 쓸건데 겹치는지 써도 되는지 물어봐야해요. 그리고 이건 학부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비슷한(베낀 거 티나는거) 과제 보면 교수님이 다 d줬는걸어요.
    • 대학원을 제대로 공부하려는 게 아니라 시간이나 때우려고 가다 보니 저런 애들도 생기는군요
    • 보통 이클래스 같은데 올리는 과제는 발표한 거 올리거나 아니면 서로 볼 수 없는데다가 올리거나 하는데.. 교수님이 진짜 그렇네요
    • 음... 학부 애들 저러는 건 많이 봤는데, 석사 이상 급에서 이런 일이 있다는 제보는 정말 처음이군요'ㅁ');;;
    • 좀 전에 두어 명 더 발견하고 났더니 이건 뭐.. 표절이네 뭐네 얘기하기도 쉽지 않겠어요.
      그들이 담합을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제 꺼 베이스로 약간의 수정(제가 Features 라고 하면 특징 및 구성, 이런 식)을 거쳐 올린 게 똑같아요.
      이런 말 그렇지만 사람들이 제 과제를 많이들 참조합니다. 그래도 그간은 맡은 부분들이 달랐거나 제출 후 올린 식이라 이렇게까지 황당한 적은 없었는데..
      화가 나는 건, 전 성격상 꼼꼼이 가는 편이라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험에 대해서도 검색을 최대한 많이 해서 겨우 찾아낸 최신 정보로 올렸거든요.
      그들은 그걸 별 고민 없이 갖다 쓴 거지요. 저만 아는 그런 거겠죠.

      이 교수님은 스타일이 과제를 잔뜩 내는데 질과는 거의 무관하게 점수를 잘 주는 편입니다.
      이번 수업의 경우엔 철저히 스터디 그룹 식으로 분담하여 공유하는 분위기로 가겠다고 선포하셨을 때부터 좀 불안했어요.
      그런데 이번 건을 따로 말씀드려봤자 좋은 소린 못 들을 거예요. 그간의 맥락을 보면..

      전 요즘 정말 좀 회의적이예요. 쿠융훽님의 그 시니컬한 멘트에 부정할 근거를 찾지 못하겠어요, 저는..
    • 보통 이클래스라면 본인과 교수외에는 못보는 장치가 되어있는 공간에 올리지 않나요?
      수업 되게 허술하네요. 물론 베낀 사람들도 그렇고요.
    • 친하게 지내지 말아야 될 사람들이네요. -.-
    • 굳이 보고를 하자면 지금 그 친구가 전화와서 통화했어요. 많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그래도 듀게에 적고 마음이 많이 풀려있었어요. Chekhov님 말씀대로 좋게 조언을 했습니다.
      일단 과제 올리는 방식이 허술했고, 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전에 먼저 그랬으니 네가 어떤 상황이었을지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내가 그 별 거 아닌 과제하는데 꽤 시간 투자를 했는데 그게 그대로 나왔을 때 기분이란..
      거의 울듯이 미안하다며 다시 올린다기에 그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이번 일로 생각해볼 계기 되었으면 한다고, 일단 시험 공부 집중하라고 해줬습니다.

      그 친구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거예요. 몇 명이나 그랬으니까요.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다음주면 종강.
      마음 풀고 정말 이제부터 하던 것에 집중해야겠습니다. 덧글 달아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려요.
    • ???저런 마인드면 수업에서 단박에 개망신 당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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