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쓰는 동생에게 해 줄 말이 없네요

동생이 재수를 했습니다. 썩 잘 치지 못했나봐요.

 

이번주에 수시 쓴게  모두 떨어지고 이제 정시만 남은 상황.

 

근데 주변 부모님 및 친척분들은 교대가라고 아우성인가 봅니다.

 

근데 자기는 교대가면 평생이 슬플 것 같대요. 그럼 저는 이해가 안 되는게, 평생 슬플 것 같은 일을 왜 고려대상에 넣느냔 말이죠.

 

저도 아직 제 앞가림 못하는 누나지만 동생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오는데 그 부분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근데 제가 보기에 정작 더 슬픈 일은 아직 지가 뭘 해야할 지 모르겠대요.

 

언론 쪽에 조금 관심이 있는데 가게되면 서울 중위권 사립대에 가야 하는데 그쪽에 가서 좋은 언론사에 취업하기는 어렵고 블라블라브ㄹㅈ라;ㅣ ;ㅔㅂㄹ우

 

뭐랄까 저는 아직 좀 현실적이지 못하고 그냥 내키는 대로 사는 사람이지만 얘는 좀 다른가봐요.

 

모르죠 또 이렇게 현실적으로 사는게 답인지도요. 한 십년 후 쯤엔 제가 틀렸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제가 해 줄수 있는 말이 없었어요. 그저 어떻게든 밥은 먹고 사니까 뭘 하면 행복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구요.

 

근데 그 얘기를 하면서도 저는 얘한테 너무 뜬구름 잡는 누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당장 원서 써야 하는데 얘는 왜 이걸 진작 생각안해놨나 요즘 애들은(나 포함) 진짜 수능 공부만 해서 얼결에 대학가는구나 - 뭐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교대 원서쓰면 면접때문에 저와 함께 하기로 했던 Key West여행이 취소되는데 그건 어쩌란 말이냐! 고 따지고 싶은걸 참느라 혼났네요.

 

    • 진짜 고민이 많을 시기네요. 특히나 주변에서 교대나 사범대 진학하라고 주는 압박은 꽤나 세죠. 평생 슬플 것 같지만 또 나름의 장점이 있는 직업이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요즘 같은 때(는 어떤 때인가?;;)는 그런 설득을 내 자신의 또렷한 주관이 없으면 더더욱 무시하기 어렵고요.
    • 자기 하기 나름이죠. 제가 아는 후배는.중하위권 사립대 졸업했는데 이번에 메이저 경제신문에 기자로 입사했습니다. 그것도 단 한번에.
      그 학교에선 거의 10년만에 처음이라더군요.-물론 그런 경우는 평소에 오마이뉴스에 기사송고도 많이 하고 노력을 해서 된거지만-
      들어가기 전부터 그 고민하는거보면.동생분은 아직 하고 싶은게 뭔지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
    • 문과에서 취업이 고민되면 그냥 상대 가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언론사에 취업하는데 꼭 신방과 나올 필요는 없으니..
    • 남동생과 여행도 다니시는 군요. 부럽네요. (물론 가게 될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뭘 해야할지 모르는 게 당연하죠. 20-30대도 어쩔 수 없이 그냥 하던 일 하는 경우가 많은 걸요. 그걸 찾은 사람들은 복이 많은 거고요.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니 그건 슬픈 일이 아니고, 대신 선택은 자신이 하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끔 힘을 실어 주시는 게 어떨까요. 주변 사람들 때문에 떠밀려 가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때에 내 탓이 아니라 남 탓을 하게 되고, 그러면 더 힘들 것이거든요. 하지만 그게 자신이 한 선택이라면 적어도 다른 사람 때문에 내 인생 망쳤다라는 허탈감은 들지 않죠.
    • 이소란님 댓글 좋군요. 저도 입시때 꽤 마음고생을 했는데 제일 고마웠던 충고/격려는 너를 믿는다는 엄마의 말이었어요. 선택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건 온전히 동생분 몫이지만, 누나가 그 과정에서 힘이 되어줄 수 있을거에요.
    • 저도 잠익2님 의견에 동의해요. 별달리 꽂힌데가 없으면 상경계 가서 진로를 모색해 보는 게 좋죠.
    • 이소란님 댓글 저도 (좋아요) +1
    • 충고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철 조금 든 누나 인 척 해봤어요. 그리고 러빙 래빗님 흉내도 조금- 어쨌든 네가 할 선택을 믿는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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