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객관적, 과학적 사실이라는 건 사실 일종의 신화죠. 과학적 진리라는 것 자체가 반증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오늘 찰떡 같이 믿고 있는 무언가가 내일이면 틀린 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고. 물론 프로이트는 이런 맥락하고는 조금 다르게 읽어야 할 것 같아요. 그의 이론이 철학과 문학, 예술 등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도 지대하기 때문에... 영화 발명 이후 사람들이 다시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소설을 읽고 상상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처럼 프로이트의 이론 이후에 인간을 바라보고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져버렸으니...
프로이드가 자신의 이론을 만들게 된 배경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신경증 환자를 치료하며 그들을 정신분석했던 결과들입니다. 특수한 케이스의 사람을 대상으로 나름대로 그들을 설명하기 위해 정립한 이론이었는데, 그것을 지나치게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것처럼 여겼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인간을 지나치게 성적 에너지에 의해 돌아가는 기계로 격하시켰죠. 프로이드는 철저한 유물론자였구요. 프로이드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떨때보면 섬뜩합니다. 어쨌든 그의 이론은 하나의 시선이고, 어떤 시선이든 인간 스스로가 인간의 정신을 온전히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이드의 확실한 공헌은 무의식의 발견일 뿐인 거 같아요. 멋모르는 사람이 프로이드의 이론(구강기,항문기,오이디푸스,거세콤플렉스...)읽고 아무런 방어없이 거기 빠져들면 정신에 좀 문제가 생길 듯 합니다. 심하면 밤마다 이상한 꿈에 시달리며 노이로제 환자가 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고로 평범한 인간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해가 더 될 여지가 있는, 그래서 조금은 진실을 빗나간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구성하는 주요한 부분인 무의식에 대한 강렬한 통찰력이 현재까지 남는 가치인 것 같고요, 그걸 설명하는 구체적인 가설들은 현대 심리학에서 거의 다 수정되는 것 같아요. 조금 생각해보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걸 실험이나 증명할 방법이 애초에 막혀 있으니 정신분석 전체가 과학이라고 하기 좀 애매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