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바낭) 돈까스 이야기

 

오늘 저녁 약속이 갑자기 취소되었어요.

이렇게 약속 당일 겨우 몇 시간 전에 취소하는 사람은 조금 밉지만

지금껏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사람이라 이해하기로 했어요.

돈까스 먹기로 했었는데.. 흑.

배는 고프지만 다른 건 먹고 싶지 않고 배고플 때 음식바낭이나 풀어놓으려고요.

 

저는 고기가 주재료인 음식, 그중에서도 '돈까스'를 제일 좋아해요 :) 

 

처음 맛본 돈까스는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붙이면 나오는 크기의

동그랑땡처럼 생긴 냉동 돈까스였어요.

도시락 반찬으로 싸가면 스팸 햄과 더불어 인기 좋은 메뉴였죠.

이후에 손바닥 크기의 정직한 직사각형 모양의 네모난 냉동 돈까스도 종종 먹었어요.

소스는 '돈까스 소스'라고 병에 담아 팔았어요. 그게 떨어지면 그냥 케첩.

 

그러다가 어느 날 이모 집에 놀러 갔다가 이모가 직접 만드신 수제 등심 돈까스를 맛보고는 세상에!

어쩜 돈까스에서 이런 맛이 나지? 이 달콤새콤한 소스란. 우와.

밥을 두 그릇이나 먹고 그날 집에 와서 엄마에게 앞으로 냉동 돈까스는 먹지 않겠노라 선포했어요.

 

마트에서 돈까스용 돼지 등심을 사 와서 간단히 밑간을 하고 밀가루 계란물 빵가루를 입혀서

기름에 튀기고 직접 끓여서 만든 돈까스 소스를 촤르륵 뿌려 먹으면~ 완전 행복해요. 

 

아마 제가 지금껏 밖에서 사 먹은 음식을 다 따져보면 단품요리로는 돈까스가 1등일 거에요.

음식 가짓수가 많이 없는 고속도로 휴게소나 혼자 시켜먹어야 하는 날에는 고민 없이 무조건 돈까스에요.

 

돈까스 나오기 전에 오뚜기표 크림스프가 한 그릇 나오고, 다 먹은 이후에는 요구르트 한 병을 주던

경양식집 돈까스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네요.

 

최근에는 통깨를 갈아서 소스를 따로 담아 놓고, 양배추를 아주 얇게 채 썰어서 소복하게 쌓아서

고기 두께가 손가락 한마디쯤 되는 두툼한 두께의 고기를 커다란 빵가루를 입혀 바삭바삭 튀겨서 거름망 위에 올린 돈까스가 맛나요!

 

음식 이야기했더니 배가 고프네요.

간단히 뭐라도 먹어야겠어요.

다들 맛난 저녁 드세요. :)

 

    • 저는 동그랑땡 크기의 냉동돈까스를 바삭하게 튀긴게 가장 맛있더군요.
      입맛이 고급스럽지 못해...
    • 돈가스 이야기 나오니 저도 갑자기 돈가스 먹고 싶어지네요. 듀게에서 전해들은 정광수의 돈가스 가게 참 맛있었는데, 걸어가긴 너무 머네요 ;ㅁ; 자전거 타고 가면 딱인데 날씨가 후덜덜...
    • 80년대 후반쯤 짜장면 짬뽕 파는 중국음식점에서 돈까스도 같이 팔곤 했었는데 (부산에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그때 그 달달한 오렌지빛 양념에 얇고 바삭바삭한 돈까스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남포동 부산극장 근처 돈몽(豚夢)이라는 돈까스집의 치즈돈까스도 맛있었던 기억이 나요. 요즘도 장사하는지는 모르겠네요.
    • 끔끔님/ 두툼한 고기가 최고지요!

      쑤우님/ 와우. 저 방금 검색하고 왔어요. 근데 본점과 분점 중 어디가 더 맛있나요?

      자두맛사탕님/ 저도 반찬용으로는 분홍 소세지가 제일 맛나요:)

      동글님/ 정광수 돈까스. 또 검색하러 가야겠어요.

      블루재즈님/ 남포동 가끔 놀러 가는데 알아봐야겠어요.
    • 쑤우님/ 그럼 역 바로 앞 지점으로 가면 되겠군요.
    • 오오 우리 동네 마쯔무라! 동네형이랑은 통칭 '마쯔무라 사마' 임미다. 대접받아야 해요ㅠ,ㅠ
    • Paul.님/ 동네에 맛난 돈까스집이 있다니,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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