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프랑켄슈타인 미니시리즈가 방송된 적이 있었어요.

어려서 본거라서 확실한 기억은 아닌데, 아직까지도 인상에 남아있는건 두 장면.

하나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이 (원래 미남이었다가 역변하는 설정이었어요) 박사의 또 다른 피조물인 너무너무 이쁜 여자의 목을 진짜 따버리더라구요.

말 그대로 목을 잡고 병뚜껑 따듯이 뚝~!

티비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고, 보고나서도 한동안 그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V에서 다이애너가 쥐를 먹을때의 충격보다 더 했어요.

훨씬 나중에 그 미녀가 제인 세이무어였다는 걸 알았네요. 어쩐지 이쁘더라구요.  

 

또 다른 장면은 마지막 장면인데...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저 괴물에게 계속 쫓겨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괴물이 왜 나를 만들었어 하는 원망이나 분노의 추격이 아니라, 날 좀 다시 아껴줘..하는 듯한 애정의 추격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나더란 말이죠. (이 생각이 왜 몇십년만에 난걸까요.)

아무튼 마지막은 박사가 탔던 배가 남극인지 북극인지 아주 추운 곳까지 가서 빙산에 갇힙니다. 그리고 그 괴물은 박사를 향해 웃으면서 손을 내밀고, 그 순간에 빙산이 무너지는 장면이었어요. 박사가 왜 저 곳까지 가게 된건지, 중간은 어떻게 된건지 하나도 기억 안나고 딱 이 두 장면만 기억나네요. 그리고 괴물역을 맡았던 배우가 잘 생겼었다는 어슴프레한 기억도요.

 

이 미니시리즈가 원작소설을 충실히 반영한건가요? 제가 제대로 기억하는게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원작에서도 괴물은 박사를 사랑했던건가요?

아버지로서? 아니면 창조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

 

KBS 파업하면, 예전에 방송했던 이런 외화들 다시 방송해주면 안될까요?

다시 보고 싶은거 엄청 많거든요.

 

 

    • [로미오와 줄리엣] 의 로미오 역으로 한국에서도 반짝 인기가 있었던 레나드 화이팅이 프랑켄슈타인으로 나왔던 [프랑켄슈타인: 진짜 이야기] 말씀이시군요. 원작은 메리 셸리라는 젊은 여성이 썼고 각색한것은 게이 작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반헤테로적인 ^ ^;;; 분위기가 있어요 특히 말씀하시는대로 '아담' (박사가 만든 인조인간과 제인 시모어가 연기한 여자버젼 둘 다 이름이 있죠. 여자쪽 이름은 '프리마') 이 너무나 미남자 (마이클 새러진) 고 프박사님과 같이 있으면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흐른다는 ^ ^ 제목은 [진짜 이야기] 지만 원작의 충실한 반영은 아니고 '창조적인 재해석' 으로 간주해야 되겠죠.



      미국에서는 디븨디로도 출시됐습니다.
    • 전능(?)한 IMDb에서 제인 세이무어와 프랑켄슈타인을 교차검색해보면 Frankenstein: The True Story (1973)이 나오네요.

      그런데 사용자 리뷰를 읽어보니 '박사'가 3명 나오는군요. 프랑켄슈타인, 클러발, 폴리도리... 그 그런데 프랑켄슈타인과 클러발이 호모에로틱!? 프랑켄슈타인과 괴물도 호모에로틱!? 뭐야 이거 몰라 무서워...

      제인 세이무어가 폴리도리 박사가 괴물의 짝으로 만든 괴물 역으로 나온다고 하니 이 작품이 맞는 것 같네요. 원작이 182분 TV영화인데 한국에서는 몇편으로 잘라서 방영한 모양입니다.

      p.s. 검색하는 사이에 Q님이 자세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
    • 아, 그렇군요. 역시 각색자의 의도(?)가 있었나보네요. 정말 신기한게 오늘 이 영화 생각이 나면서 두 사람 분위기가 근데 왜 그랬지? 그렇고 그런 의도였던가? 라는 깨달음(!?)을 몇 십년만에 했어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레너드 화이팅이었군요. 그것도 신기하고..아 그 미남 괴물이 마이클 새러진이라..한번 찾아봐야겠네요. DVD도 있다니 이것도 찾아봐야 할듯. 클러발은 누구인지 전혀 기억안나는데 저도 IMDB 가서 봐야겠어요. 두분 정보 감사드려요.
    • 얼굴에 상처가 자꾸 커지고 그러지 않았나요? 기억 남는건 하늘을 둥둥떠다니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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