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인의 식사

저기 밑에, 혼자사시는 분들 식사 어떻게 하시냐는 글에 달린 댓글 보고 짐짓 놀랐습니다;

 

원글쓰신 분은 한 놈만 팬다는 정신으로 적게는 2~3주간 내내 같은 음식만 드시는 분이셨더군요. 자취 생활 2년이 되어가는  (해외 생활은 제외) 저는 '어허 하수이군..'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답글을 달아볼까 했지요.

 

자취를 하게되면 결국 요리를 하게된다는게 일반론이더군요.

 

저는 "그렇게 똑같은 제품을 2~3주간 매일 먹으면 당연히 질리니, 한 제품을 3~4일만 유지하고 바꾸던가, 2~3개의 제품을 돌려가며 먹으시라"는 요지의 댓글을 달 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당연히 "제품"을 먹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요리라는 것은 (자아실현을 위한)취미 또는 (공동생활에 대한)의무, 혹은 취미와 의무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이지, 생존에 관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어요. 저는 요리에 전혀 취미가 없고, 같이 사는 사람도 없기에 전혀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자취인인 저의 식생활은 대게 다음과 같습니다. 저도 식탐이 많아 아침을 거르지 못합니다.

 

아침 : 바나나  or 두부 or 편의점 샌드위치나 삼각김밥 or  사과  or 자몽

 - Default로 우유나 두유나 요구르트의 걸쭉하고 배부른 음료가 늘 동반됩니다.

 - 저 중에 하나만 먹을 때도 있고, 두어개를 같이 먹을 때도 있습니다.

 - 보시면 아시겠지만 1) 마트나 편의점에서 산다 2) 포장을 까거나 혹은 표면을 씻는다 3) 먹는다 4) 껍질이나 포장지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의 4단계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먹습니다.

 

점심 : 회사에서 점심 식사

 

저녁 : 회사에서 야근 저녁식사 or 친구들과 술자리 or 맥주 한두어캔에 간단 안주(견과류 or 과자)

 

의 생활을 2년째 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다이어트 중이라 점심, 저녁을 좀 다르게 먹고 있는데요. 도시락으로 회사에 싸가기도 하고, 집에서 해먹기도 합니다. 

점심, 저녁 메뉴로 먹고 있는 것이 수박, 닭가슴살 샐러드 가 주입니다.  

 

수박의 경우

1) 수박 구매 2) 깍둑설기를 하여 락앤락에 담고 냉장 보관 3) 남은 껍질은 음식용쓰레기용 봉투에 넣어 집 밖으로 배출 4) 필요시마다 그릇과 포크를 동반하여 냉장고에서 락앤락 뚜껑을 열고 수박을 담아냄 5) 수박 먹음 6) 그릇과 포크 설거지

라는 귀찮은 단계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닭가슴살 샐러드는

1) 하림 냉동 닭가슴살 + 머스타드 소스 + 양상추 + 양배추 or 오이 구입  2) 재료들을 각가 냉동실 혹은 냉장고에 집어넣고, 필요시마다 꺼냄 3) 닭가슴살은 전자렌지 해동 후, 칼집과 소금을 조금 내서 19900원짜리 미니오븐에 20분간 구음 4) 커다란 볼을 준비하여 양상추, 양배추를 손으로 마꾸 뜯어낸다음 올리브오일+머스타드 소스+식초를 섞고 마구 비빔 5) 다 익은 닭가슴살을 야채들이 들은 볼에 찢어 발겨 넣거나, 따로 썰어 먹음  6) 다 먹은뒤 사용된 식기도구들 설거지 7) 재료들을 싼 랩 껍데기등 버리기

 

등의 더욱 귀찮은 단계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과자, 과식, 술, 운동부족등으로 살이 좀 찌고, 휴가는 다가오고 해서 수박과 닭가슴살을 조리(?)하고 있지만, 필요에 의해서일뿐, 다이어트가 필요치 않았다면,구매 후 껍질을 까고 먹고 껍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단순한 과정의 식사만을 할 것 같아요. 맛있는 거야 점심시간이나, 저녁약속때 많이 먹고 있으니 특별히 불만도 없고, 영양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식사구요.   

 

이렇게 사니 전자렌지는 꼭 있어야 하는데, 가스렌지는 거의 안쓰게 되네요.  

 

 

 

 

 

    • 영양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살은 안찔 것 같고(음식은 만들어먹는게 훨씬 찔거라 생각해요..) 전 저것도 획일적으로 보여서
      질리지 않고 드시는게 감탄. 삼시세끼+간식을 만들어 먹는데 저는 너무 변덕스러워서 점심에 열무국수 먹어야지 했다가 튀김덮밥으로
      바꾸는게 비일비재하거든요. 해서 메인 음식을 쟁여놓고 나눠 먹는다거나 미리 준비해서 다음 시간에 먹는 건 포기. 그냥 그때그때
      먹고 싶은 걸로 최대한 빠른 조리법(맛 없음)으로 만들어 먹어요. 세 끼 모두 같은 걸 먹어도 질리지 않는 유일한 음식은 고기.

      저는 가스렌지는 커피까지 하루에 열 번도 불을 붙이지만 전자렌지는 없습니다.
    • 아, 지금은 다이어트 중이라 그러는 거고, 보통엔 점심 저녁에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다양하고 거나하게 먹습니다;
    • 저도 탄단지를 기본으로 조리시간을 최소로 하는 식단을 좋아해요. 먹는걸 워낙 좋아해서
      밖에 나가서는 미친 사람처럼 먹지만 집에서 챙겨먹는건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여름에 집에서 제일 자주 해먹는건 콩국수인데, 주말 저녁에 시간 내서 삶아놓으면 1주일동안 귀찮을 일이 별로 없어요.
    • 전 자취 6년차인데, 한달에 두세번 정도 갑자기 변덕이 생겨 후라이팬과 밥솥을 혹사시키는 날을 제외하곤
      '안해먹고 사먹는다'가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 한가지 사항 외엔 놀라울 정도로 어떤 법칙이 없어요.
      다만, 끼니를 굶는데는 몇가지 방식이 생겼습니다. 건너뛰기, 생략하기, 모른척하기, 잊어먹기, 무시하기, 흐지부지하기 등등...
    • 사실 글쓰신분같이 드시는 게 더 신기해요;
      저는 주로 밥 한꺼번에 해 놓고, 반찬을 사서 먹고, 국이 너무너무 먹고 싶을 때 즉석국 1인분 2인분으로 늘려서 먹고,
      그것도 없으면 라면을 먹고 등등...
      한가지 파기 시작한다는 건 저도 공감. 참치 있을 때는 참치 주먹밥, 계란 있을 때는 간장계란볶음밥, 빵있을 때는 샌드위치.
      이러다가 다시 밥, 반찬 시작.
      저로서는 전자렌지는 필요없고 가스렌지는 꼭 필요하죠. 요리라는 게 자기혼자 먹으려면 정말 빨리 가능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식사준비만으로는 최소 1분, 최대 15분 정도 걸려요. 거의 10분안에 가능해요.
    • 끼니마다 새밥을 얻으려고 일인용 압력솥을 사서 열심히 밥해 먹고 살아요.
      밥하는 건 정말 하나도 어렵지도 귀찮지도 않아요. 반찬 만드는 게 일이죠.
      입맛이 소탈한 저는 김치 하나만 날마다 먹으라 해도 매우 행복한 인간이므로 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가 지은 밥을 맛있다 맛있다 하며 먹어요.
      그러나 저의 소원은 라따뚜이 요리사 한마리를 고용하는 일이랍니다.
    • 저 밑에도 덧글을 달고 왔지만
      아침 : 배달 요플레, 가끔은 집앞 빵집에서 마늘토스트나 소보루빵1/2(나머지는 동료에게 적선;), 우유
      점심 : 구내식당밥, 가끔은 외식
      저녁 : 야근 - 식당밥이나 외식, 가끔 배가 더 나와보이면 굶음, 가끔 아침에 귀찮아서 방치한 요플레
      칼퇴 - 밑반찬에 밥, 술 마시고 싶으면 치킨 1/4마리 정도(포장) 또는 채끝살 200g 사다 냅다 굽기.

      평일은 보통 이렇습니다. 대신에 주말은 가급적 밥 해먹으려고 노력해요.
      정말 귀찮으면 치킨시켜서 반찬으로 먹습니다( ..) 1/3마리 정도에 밥 반공기정도면 딱 좋아요.
    • 근데 딴 소리지만 정말 요리는 어렵습니다-_- 주말에 큰맘먹고 떡만두국 끓이기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치킨-_- 시켰거든요.
      멸치 국물도 우렸고, 간장이랑 소금도 넣으라는만큼 넣었는데 왜 엄마가 끓여준 그 맛이 안나는걸까요!!!
    • 태시/ 마지막에 파와 달걀 넣으셨나요? 저에겐 이게 떡만두국과 잔치국수 육수의 묘약이더라고요ㅎㅎ
    • 그나마 구내식당이라든지 학관식당이라든지 등등 영양사가 관여하는 백반류를 한끼라도 먹을 상황이 되면 전혀 안차려 먹고 사는게 가능할거 같아요. (저도 그랬으니)
      세끼 다 매식을 하다보니 단품 요리만 먹게 되고 살은 살대로 찌고 몸이 푸석푸석.. 뼈가 삭는듯 하여.. ㅜㅠ
      전에는 엄마한테 집반찬 레시피 물어보면 "허튼짓 말고 공부나해!"하셨는데 요새는 가르쳐주시며 메모하라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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