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끄적인 시같은 거 몇

그냥 가끔 끄적이는 것들

쓴 시간 순으로 올려요

첫번째 건 올릴까 말까 했지만. 열여섯살에 처음 쓴 건데  어설프고 민망할 정도로 다듬어지지 않고 포장되지 않은 게 그런 게 그런 대로 마음에 들어서.   

 

 

 

 

 

 

 

(2006.4)

 

낙엽처럼 팔랑팔랑 날아오는 참새들.

 

밀짚모자 쓴 꼬마 아가씨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회색하늘 짙푸른 들판을 뛰어다닌다

 

꼬마 아가씨는 치마깃 들추고서 빙글빙글 춤춘다
고양이도 아가씨의 발자국 소리에 맞춰 야옹야옹 울음짓는다.

 

언제까지나 춤만 출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고양이가 함께 있다면

 

무서울 것이 없어 걱정할 것이 없어.
비록 머리가 텅 비어버려도 괜찮아.

 

꼬마 아가씨는 춤만 출 수 있다면 행복할 테니깐.

 

 

 

 

 

 

 

 

 

 

 

 

(2010.4)club haru

그리고 봄
웃고 있었다 
모두들 겨우-내 
주름과 상처를 안고
그럼에도
산들산들 인사하며 
푸르게 반짝
모두들 춤을 추었다


 

 

 

 

 

 

 

 

 

 

 

(2011.8)negative film

 

안개비가 흐른다 길고양이들의 밤
한 장의 꽃까치마를 두르고 또각구두 위에서
 
망연히 바라보았다 아무도 피하지 않는다
얼음으로 죄이던 기대와 그 낯선 시선도
크고 다정함을 경계하는 눈은 찾을 수 없다
저들은 다수고 나는 혼자야 숨은 것들이 모조리 나와 이애옹 이애옹
낯선 고양이의 나라에는 언제나 흐른다 새벽
푸르고
젖은
 
흐드러진 꽃잔디 아래에 풍장된 시신 때가 진 구두의 부러진 굽
음각, 정위치의 태양을 역설하는 비 오는 새벽은 무너진 다리
 

 
 
 
 
 


 

 

(2011.8)교정의 사각지대
 
백칠을 한 돌계단의 송목 그늘 아래에서
너는 갈라진 끝이 신기하다며 한 올의 머리카락을 내밀곤
바람 소리에 묻히도록 작게 웃었다
우리는 그랬다. 푸른 그늘 아래에서
 
골라 집다 두 갈래로 벌리다
열 십十자로 포개다 그리고 당기다 끊기어서 한 번 더 고르다
계단 위에 손가락이 감촉하는 것
다시
한 번 더
속삭이다
이 어둠과 바람과
내리는 솔잎이 가려줄 테니
끝이 갈라졌다던 장발은 흰 볕에 탈색되고 미풍에 흩날리어 나리는 바늘이 사이사이 걸린다
하이얀 피가 흐르던 여름

 

-네 너머 오전 해가 모두 보았어
우리가 한 솔잎 끊기

 

 

 

 

 

 

 

 

 

 

 

(2011.12)자각몽

 

마른얼음처녀는 비로소 알았다.
시린 외가슴에서 흐르는 한 낮의 연기는 야간 초목의 나ㄹ숨이며
이곳이 관이자 생활이자
요람이었다는 것을.
 
연기는 말한다. 너는 사라질 거야
고요한 햇살 비치는 창 아래서
희미한 그림자와
묵은 먼지들 사이에서

언젠가는 화상을 입으리라 믿었을 만치 뜨거웠던 남극의 유령,
비상구에서 네 등을 덮어 주었던 크고 다정한 날개, 그 빛처럼 너를 홀리던
아몬드 눈
그리고

 

첫 비가 내리지 않은 봄의 연못 위에서 맨 발을
적시지 않고

있던 아이와

함께

 

 

 

 

 

 

 

 

    • 시는 잘 몰라요. 하지만 마음의 투영
    • 저도 잘 몰라요 쓰고 보니 시같아서 시라고...
    • 시의 감각이 남다르신거 같아요.
      옛날에 쓴 것도 순수해서 좋아요.
    • 가끔영화/ 칭찬 고마워요. ;ㅅ;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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