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또래간의 폭력에 대응했던 기억


저는 전학을 자주 다녔는지라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아웃사이더로 지냈었습니다.
체격은 바싹 마르고 안경을 썼었는데, 비주얼의 문제였는지는 몰라도 주로 남자아이들이 괴롭히더군요.
당시의 성격은 말수가 적고 조용했지만, 건드리면 굉장히 난폭해지는 코뿔소 같은 스타일이었는데요.
저를 괴롭히는 애들에게는 적극적으로 폭력으로 맞대응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게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애들에게는 의자를 던졌고, 수업시간에 뒤에서 욕하고 찌르는 애의 머리통에 플라스틱 필통을 휘둘러 필통이 두 동강이 난 적도 있어요;;

때릴 때도 그냥 때리는 게 아니라 제 손에 상처가 생길 정도의, 최대한의 강도로 가격을 했었거든요.

엄마는 "걔들은 니가 화내는 게 재밌어서 더 그러는 거야. 상대를 하지 마" 라고 가볍게 말씀하셨지만, 상대를 하지 않았으면 그 애들이 저를 괴롭히지 않았을까? 라는 건 좀 의문이네요.
어쨌든 그 애들은 그걸로 인해 '쟤 성격이 보통이 아니다'라는 걸 알게 됐고, 그 이후 저를 특별히 더 건드리진 않았었어요.

 

정말 여리고 착한 애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폭력을 옹호하려는건 아니지만, 일방적인 다구리를 당하는 경우엔 좋게좋게 말로 풀고 그러는게 정말 쉽지 않아요.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상대안하면 안하는대로 가만놔뒀을까요...?
      제친구가 선생님인데 어떤 선생님은 본인이 맡은반의 남자애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 결국 자살했어요.
      학교창문에서 뛰어내렸는데... 이런건 뉴스에 나오지않더군요.
      가는학교마다 선생님들이 스트레스를 못견디는 일들이 있는데(대부분 이런 선생님들이 생귤탱귤님의 글에서 보듯이 여린분들이예요. 애들한테 소리도 못지르고 강하게 못하고.) 선생님들도 많이 학교퇴직하는 경우나 휴직하는경우가 많다고해요.
      선생님들도 이럴진대 같은반 학우들은 어떨까요. 강하게 나오면 강하게 맞서는것도 한방법인것같아요.
      그런데 그 나이대엔 그러기가 쉽지않은것같아요. 뉴스보면서 너무 속상하더군요.
    •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전 힘은 없어서 몸으로 대항은 못했지만 매우 강단있는 말투로 싫은건 싫다 말했고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아침마다 너무나 밝게 인사를 건낼 만큼 독한 구석이 있었어요. 혼자 있을 땐 힘들어 울기도 했지만 앞에서 저런 독한 모습, 절대 무너지지 않는 모습 때문에 결국 아이들이 알아서 괴롭히길 포기했었죠.

      근데 요즘은 저 때 보다도 뭐 말도 안되는 상황이 많고.. 실제로 저의 경우도 저에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다른 학생에게 타깃이 넘어갔는데 그 친구는 마음이 여리고 참 착했고 결국 너무나 힘들어하고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오고 난리가 났었어요. 저도 제가 모범생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강단부릴만한 '힘'을 갖고있었기 때문에 버틴거란 생각이 들고요.

      결국 보통의 경우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게 되는거죠..저런 학교폭력은
    • 고등학교때 저희반에 따돌림이랄지, 괴롭힘이랄지를 당하는 친구가 있었지요. 그냥 조용하고, 공부는 좀 못하고, 혼자 공책에 소설을 끄적거리던 친구였는데..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있는듯 없는듯 적당히 친구도 사귀고, 적당히 학급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일들을 눈감는 그냥저냥 학생1 이었어요. 근데, 전 지금도 그때 그 친구가 괴롭힘 혹은 놀림당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제 자신이 매우 부끄러워요. 그래서 요즘도 뉴스에 학교폭력 왕따문제가 나오면 움찔하게 되요. 그땐 적극적으로 괴롭힘을 하는 아이들이 나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부조리에 눈감은 저도 그닥 다르지 않은건 아닐까 하면서요.
      오늘 종일 우울한 하루네요.


    • 글을 보니 유투브에서 화제가 되었던 동영상이 떠오르네요...
    • 글을 보니 저는 <인어베러월드>가 떠오르네요. 그게 영화에서 크리스티앙이 보여주는 방법이었죠.
    • 전 싸움의 기술이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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