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바리일기]갖은 고난과 역경을 뚫고(...) 말년휴가를 나온 민간인(진) 이올라입니다.
0. 하아, 이렇게 나오기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일병 정기휴가 때부터 휴가를 나갈라치면 뭔가 대형사고가 났는데(일병 때는 연평도 터졌고, 상병 때는.... 알 사람들은 다 알 그 사건 때문에 제 때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대형사고 하나가 제대로 터지는 바람에 휴가를 못 나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다행히도 병사에 대한 휴가 통제는 좀 일찍 풀려서 저와 같이 저희 부대의 이등병 꼬꼬마들 전원이 제 때 휴가를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러다가 갑자기 북녘에서 사고를 쳐서 휴가 복귀를 하라느니 전역을 늦게 하라느니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긴 합니다(...)
1. 솔직히 다른 사람들보다 휴가를 좀 짧게 나오는 거기도 하고 주말까지 겹치는 터라 환속(?) 준비는 그다지 많이 하질 못합니다. 끽해야 장학재단에서 주는 저소득층 장학금 신청하고, 갤럭시 노트 지르고, 옷 좀 사는 정도밖에 못 하지요. 당장 난장판이 된 제 방 정리하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리는 등 이것저것 제대로 준비하자면 한창 걸리는지라 짤막한 휴가로는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제가 선택한 길은.... 뭐 있나요, 만날 수 있는 사람 만나고 놀 거 다 놀고 먹을 거 다 먹고 오는 것! 솔직히 민간인으로 돌아오면 그 때도 여러모로 일을 해야 하고 나름 스트레스도 받아야 할 판이니, 지금은 군생활 동안 받은 스트레스나 쫙 풀자, 이거죠. 너무 나이브한 생각 같지만, 솔직히 저도 조금은 쉬고 싶다고요 ㅠㅠ
2. 그래도 미래에 대한 준비는 아니 할 수 없는 바, 다음 주말에 전역하고 나면 그 다음 주부터 학업을 재개할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헌데 그 동안 머리가 워낙에 썩어서(...) 과연 제가 전공 공부를 따라잡을 수 있을런지 자신이 좀 부족합니다. 복학까진 2달이니 짧지 않다면 짧지 않은 기간이지만 과연 공학 관련 과목들을 2달 안에 다시 기초부터 다져놓을 수 있을까요. 하긴, 힘들어도 해야 된다면 해야 된다는 걸 2년 동안 신물나게 배워 왔으니까 해내야죠, 어떻게든.
3. 아무튼 조금은 재미없지만 그래도 막사 안에서 보내는 것보다는 천배만배 나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이제 곧 끝납니다. 듀게를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이 땅에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내년에는 좀 덜 고통스러워하고 많이많이 행복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