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친구를 만나면 뭘 하나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랑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삶은 늘 새로운 것의 연속이지만, 전 정말이지 이런 상황이 골치가 아파요.

무척 좋아하는 친구고 편한 친구지만, 그래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얘가 날 불편하게 여기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의심 걱정이 끊이질 않아요.

 

 

전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별로 없어요.

마음이 맞는 사람이 그리 없기도 하고...

누군가와 있는 시간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기도 하고.

상대가 내가 있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길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면 서로에게 불쾌한 시간이 될 거라는 걸 참기가 힘들어요.

 

무엇보다 힘든 건, 누군가의 호의를 얻어 본 적이 없으니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일수록 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고슴도치가 된 것 마냥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멀리멀리 거리를 두곤 해요.

두루뭉실한 호의만 가지고.

 

 

사는 데도 매뉴얼이 필요한가봐요.

차라리 대본을 정해 놓고 대본대로 살라고 하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 들곤 했지요.

생소한 것은 힘들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 앞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자면 다들 절 느린 녀석 취급하고 그냥 지나가 버려요.

 

뭐 다들 그렇겠지요. 괜히 애정남이 인기를 얻겠어요. 허허.

 

그래도 이런 순간은 참 곤란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즐거운 시간은 어릴 적 이후로는 다 지나가버렸나 봐요.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할 얘기도 없지만), 어딜 가서 뭘 해야 할지...

이상하죠. 옛날엔 그냥 만나면 반갑고 얼굴 보면 즐거웠는데...

    • 희망이라...6시간 후 너는 죽는다라는 책을 한 번 읽어보심이. 추리소설류라고 할까요. 거기에 프리랜서 여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있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즐거운 시간은 어릴 적 이후로는 다 지나가버렸나 봐요." 이 대목을 보니 생각이 나는 책이군요
    • 날이 따뜻하면 한참 걸으면서 이야기해도 좋을텐데, 아마 식사는 하실거고 영화를 볼 수도 있지만 계획이 있는 편이 낫고, 카페에 가서 다시 만날 때까지 오랜 공백에 대해 이것 저것 이야기하게 되지 않을까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을 만날 때 드는 불안감은, 정말 만났을 때 예상외로 서로가 반가워할 때 눈 녹듯이 사라지더군요.
      오랫동안 연락 안하다가 전화해서 이것 저것 떠들 때도 그렇고.. 자주 연락할 껄 그런 생각도 들고.

      자기 마음도 확실하게 어떤지 모르는데 타인의 마음을 명확하게 알 수는 없겠죠. 포기하면 편해져요..
    • 김전일// 오홍. 도서관에 있어야 할텐데 말이에요. ㅎㅎ
      6시간 후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면 이 친구 얼굴은 한번 보고 죽어야 할 거 같은데.
      잔인한오후// 요즘 날이 엄청 추우니 아마 무리겠죠. ㅎㅎ 밥이나 한 끼 해야지 싶은데 어디서 먹어야 좋을지도 몰라요! 으하하. 워낙 밖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없다보니 뭐 어디가 좋은지도 모르고.
      그 친구는 얼굴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친구였어요. 아마 지금도 변함없을 거에요. 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불안하죠. 그애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나 싶어서.
      포기하면 편해질까요? 으음. 진작에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흐하하. 그래도 이 친구가 날 싫어하게 된다면 많이 슬플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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