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트위터를 언팔하며

트윗 하고 나서 진중권씨를 팔로우했는데 이 양반 트윗을 많이 하시는지라 글을 많이 읽었지요,

맘에 드는 점도 안드는 점도 있었는데 

맘에 드는 점은 의외의 위트 같은 거였어요, 이건 진중권이 뻘소리를 할때 더 잘드러나는데, 

예를 들면 이전에 라면을 정치에 짐짓 비유하며

개그를 쳤던 트윗이 있죠, '국수주의' 드립은 절정이었습니다만.

또 이 양반의 한나라당 등 소위 '저쪽'을 놀려먹는 멘트들은 웃기면서도 날카롭기가 폐부를 찌르는 칼과 같죠

독설계의 마스터라고 봐도 부족함이 없겠죠.

가장 중요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사람은 항상 정론을 얘기한다는 거에요,

이렇게 말이 많고 언론에 노출되어 있는 논객은 한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감정에 치우치기 마련인데 

그런걸 보지 못했어요. 그의 트윗에는 제 생각과 비슷한 점도 많았고, 제 생각을 보완하는 점도 있었죠.


마음에 안드는 점은...  지나치게 싸움을 많이 일으킨다는 거였어요. 

최근엔 특히 주로 '저쪽'이 아니라 '이쪽'과 더 많이 싸웠지요. 뭐 진중권에게는 이편도 저편도 없다지만.

일단 곽노현에 대한 사퇴논란이 있었죠, 진중권은 잘 알다시피 나꼼수 등이 주도한 사퇴불가론을 가열차게 깠지요.

저는 진중권의 의견에 동의하고 곽노현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진중권에게 실망한 점은 그가 

그것을 너무 지나치게 길게 끌고 자주 언급하면서 그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언쟁을 벌였지요. 

이 건에 대해서는 그가 한겨례에 기고하였던 곽노현에 대한 글처럼 간결하고도 확실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글로서 그는 할일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최근의 정명훈 건인데, 정명훈을 옹호하면서 역시 많은 사람들과 싸웠죠, 여기에서 확실히 알게 된것인데

그가 싸움을 유발하는 이유는 그의 정의나 상식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좁은데에 기인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건에서도 역시 '정명훈 만한 지휘자에게 20억은 많은 돈도 아니고 그 정도 내지는 그 이상의 가치는 한다,

그의 정치성향이 어떻든 예술가는 예술을 하게 내버려두자' 는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역시 '정명훈이

좋은 연주자라 하더라도 서울시 재정상 과한 돈이다' 라는 의견이나, '불투명한 공금의 사용처 등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

이런 의견도 상식적이고 동의할 만 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는 이건에서 자신과의 의견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모두 공격했죠, 목수정을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면서까지 공격했고, 선대인은 여기에 대해 상식적인 얘기 정도 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그에 대해 진보의 수치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 등의 얘기까지 했죠.

 

 제가 그에 대해 진력이 난 건 정명훈 계약 후에도 계속 이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거에요, 재계약까지 한 마당에 

이미 다 끝난 얘기 아닌가요? 너무 소모적이고 뒤끝이 길어요.

 

 저의 상식의 기준이 40에서 60까지라는 범위 내에 있다면 그의 기준은 49에서 51까지 밖에 없는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의견은 저에게 언제나 맞아 보이지만, 그가 50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55나 45의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걸 

보자면 당황스러워요. 


 어쨌든 저의 결론은 그는 언제나 이른바 '진보진영'이나 '상식적인' 사람들과도 항상 싸울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거에요.

이런 트윗을 보고있자면 피곤해져서 저는 그를 언팔하기로 했습니다.

그의 재미있는 글을 보지 못하게 되는건 안타깝지만 그가 읽을 만한 글을 쓴다면 트윗 밖에서도 언제나 볼수 있겠죠 뭐.


    • 좀 뻘소립니다만 삼국지연의에서 동탁을 죽인 왕윤이 동탁의 세력들을 용서없이 쳐내는 걸 보고 누군가(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가 했던 평이 생각나요. 적당히 용서하고 거두었으면 적이 되지 않았을 인물들을, 왕윤은 용서없이 다 제거하려 들고 결국 그를 두려워한 동탁 휘하의 부하장수들에게 역습당해 죽고 말지요... 너무 맑은 물에서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고 하잖습니까. 진중권씨도 맑은 인물일지는 모릅니다만 그의 명성만큼이나 그 날카로움 때문에 적이 되지 않을 수 있었던 많은 사람들을 등지게 하는 것 같아요. 뭐, 난세가 아니니 큰일이야 없겠지마는...-_-;
    • 정명훈 건에 대해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애초에 시비를 일으킨 진보인사 몇명이 그걸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고늘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끝난 게 아니었고 현재는 더 큰 폭탄을 준비하고 있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양반도 이유가 있으니까 계속 관심을 두고 있는거죠. 정명훈한테 관심없다면 저사람이 왜그러나 싶겠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입장에선 그나마 그런 사람이라도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줘서 고맙기조차 합니다.
    •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분쟁은 본능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피하고자하는 본능이 있지요.
      하지만 이분은 그쪽이 많이 결여된 사람인것 같습니다. 물고늘어지는거 보면 의견 개진 목적을 넘어선 싸움자체를 즐기고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납니다.
      21세기 키보드 워리어의 귀감이 되시는 분이죠.
      저는 재밌어서 좋아요.
    • 정명훈 건은 23일에 미디어오늘에서 김상수 인터뷰를 크게 실어서 또 회자되는 듯요.



      선대인은 거의 바로 트윗 삭제하고 정정 트윗을 다시 썼기 때문에 진중권의 언급이 불쾌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기분 나빠하는 것 같았어요.

      진중권이 몇 사람들 열거하면서 진보의 수치라고 쓴 트윗 다음에 다른 트위터유저한테 쓴 멘션에서는 선대인에 대해 이번 건으로 좀 걸러들을 필요가 있겠더라라고 쓴 걸 봐서는 진중권이 막무가내로 귀닫겠다고 한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근데 선대인은 바로 블락처리 했다는 둥, 다른 유저들의 그냥 상종하지 말라는 말에 네네 하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중요한 사안 아니라고 하던데 세금혁명 백날해도 자칫하면 시향 하나 못 키울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전 진중권은 애초에 팔로우 안 하는 상태고, 선대인에 대한 호감이 -10 되었어요.
    • 저는 진중권씨가 나름대로 사회적인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TV 토론 프로그램에 나오기 시작하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훨씬 덜 독했던 것 같거든요.
      워낙 바른 말조차 제대로 시원하게 해내는 인물이 별로 없으니까 상대적으로 거침없어 보일 뿐이죠.
    • 다른건 몰라도 김상수라는 양반한테는 좀 도 세게 공격해줬음 좋겠습니다. 계속 싸움(?)거는 것도 김상수쪽이구요. 정말 말도 안돼는 논리로 정명훈씨 공격하던데...4대 오케스트라(?)도 지휘 못해본 과대포장된 지휘자라며...저도 이렇게 진중권씨가 적절하게 막아주는게 고맙기까지 합니다.
    • 본문과 댓글 모두에 동의합니다.
      제 의견을 덧붙이자면, 트윗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명인들이 개인적인 트위터를 너무 공적으로 이용해서인지 사람들이 트윗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트위터는 그냥 사적인 얘기 하는 곳이잖아요.

      아, 그리고 '한겨례'가 아니고 '한겨레'입니다.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오타가 아닐 거라는 추측에 써 봅니다.
      1988년 창간호부터 24년째 읽고 있어서 쓸데 없는 오지랖 부렸습니다.
    • 댓글들 잘읽었습니다 저도 진중권의 의견 자체에는 동의하구요 그리고 한겨레는 제가 잘못알고있었네요 지적 감사
    • 진중권의 태도가 사람 질리게 하는 면이 있긴하지만 진중권은 틀린 말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가끔 타임라인이 좀 지저분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있고 발언을 멈추지 않아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진중권, 미학자로서의 취향과 입장이 있죠. 요즘 신기하게 보는건 김어준과 나꼼수처럼 진중권 입맛에 맞을리 없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이면서 동시에 온정적인 태도를 취한다는것입니다. 주진우 기자 소송에 위로를 한다거나, 이전같았으면 가루가 되도록 깠을 정봉주 칼라티비 발언에 대해 부드럽게 지적한다거나 하는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진중권이 까는거야 당연한거지만 안까는건 놀라운거죠.
    • 파라파라님 글 좋습니다. 전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중권을 지지합니다.
      트윗을 하다보면 정말 이사람들이 말하는것이 진보일까 퀘스천 마크가 마구 찍히며 회의주의만 불러오는
      트위터리안들 트윗도 많이 보는데 진중권은 적어도 비겁하거나 빈정거리기만 하진 않더군요.

      뻘소리인데 최근 진중권 안철수 보수 이야기 관련 조기숙씨가 트윗에 쓴 내용보고 조기숙을 언팔했는데
      진중권 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20년 가까이 진중권 만큼 일관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은
      드물더라고요. 그가 있어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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