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인간우월주의
저는 강자와 약자의 구분에 있어서 인간과 동물을 굳이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과 다른 존재의 고통을 같은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않는 인간중심적 사고가 얼마나 크게 뿌리내려 있는지 새삼 느낍니다.
산채로 벗기는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러한 인간의 잔인함은 선택의 문제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간의 놀라운 냉정함과 이성과 인간중심사상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강자의 인간이 약자의 인간에게 행하는 착취와 학대에는 기겁하면서도,
강자의 인간이 약자의 동물에게 행하는 착취와 학대에는 매우 이성적입니다.
이런 태도에는 두 가지 지배자적 심리가 깔려 있겠죠.
하나는 우월한 입장에서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그럴 권리가 있다. 동물의 열등성과 인간의 우수성을 비교할 때, 그들은 양육강식에서
진 패배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을 착취할 권리가 있다.
두번째는 냉소적인 입장에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존재를 착취한다. 그것은 엄연한 현실이며, 그것을 바꾸기는 불가능하다. 네가 그렇게
호들갑 떨며 이야기할지라도 마찬가지로 너도 나와 같은 착취범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다른 인간의 착취를 비난할 권리가 없다.
서양의 제국주의나 혹은 그 잔해, 그리고 일본인의 한국인 착취 등에 대해서는 모두들 분개하고,
강자가 행하는 약자에 대한 약탈에 대해 그 야만성에 대해서는 맹렬히 비난하는데도,
인간이 행하는 동물에 대한 착취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다른 잣대를 들이대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물론 저도 육식을 하고, 또 도살을 간접적으로 묵인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아니 솔직히 말해
저 또한 동물을 착취하는 입장임이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들이 당하는 엄청난 고통의 일부가 내 큰 희생이 아니라, 나의 작은 불편한 선택에 의해 줄어들 수 있다면,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인 그들의 상황을 이해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요. 인간사회에서 약자의 상황에 놓인 인간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인간은 아니더라도 인간에게 있어 마찬가지로 약자의 입장인 동물의 고통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말하면 다른 동물의 이만한 고통도 분명 있을텐데 왜 그건 무시하느냐. 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뀔 일도 아니고 제일 끔찍해보이는 것부터, 하지만 가장 우리의 생존권을 덜 위협하는 일부터 행하게 될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설마 모피를 입지 않으면 생사의 위협을 느낀다고 하시는 건 아니겠죠).
동물에 대한 잔인함은 당연하게 선택의 문제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왜 이렇게 당연한거죠.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나 자신이 약자의 상황에 놓여보았다면, 비록 인간은 아니더라도, 약자인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많은 것은 못해주겠죠. 어차피 우리는 동물을 죽일 수 밖에 없겠죠. 그렇더라도 그들이 그렇게 최악의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런 비참한 죽음만이라도 막을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가 그렇게 듣기 싫고 이해가 안되는 사항일까요.
어차피 동물과 인간을 다르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이해 못하겠지만, 인간의 피부를 산 채로 벗겨서 입고 다니는 외계인을 생각하면
참 끔찍하지 않나요. 이 말이 매우 비이성적이고 유치하고 감정적으로 들리시겠지만, 인간은 이성 뿐만이 아니라 감정도 있어야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네.. 그래도 결국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고 하겠죠. 어찌 감히 이 대단한 인간님들과 하등한 동물을 같이 비교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