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바낭] 안어울려서 예쁜 것/ 삶은 감자 먹는 법

1. 트레이더 조네 수퍼는 금요일-주말에 두 번 정도 가서 일상적인 식료품을 사옵니다. 여기 직원 유니폼이 종종 바뀝니다만 지금은 꽃이 그려진 티셔츠에요. 여자 직원들이 이 티셔츠에 진주 목걸이를 종종 하던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 그리고 진주 목걸이가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덕분에 영감을 받아서 (응?) 얼마 전에 산 화려화려 이미테이션 진주 목걸이를 꺼냈습니다. 길게 두 줄에 유리알도 중간에 박혀 있고, "나 이미테이션임!" 하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90년대 스타일 목걸이죠. 덕분에 하루 종일 움직일때마다 유리 진주알이 짤그랑짤그랑 부딪치는 소리가 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아네모네의 마담"이란 단편 소설이 생각나네요.


2. 일본 교환학생 시절엔 국제학생숙사라고 해서, 70%가 일본 학생, 나머지 30%가 유학생인 오프 캠퍼스 기숙사에서 지냈습니다. 캠퍼스에 있는 낡은 기숙사는 일명 공산당 소굴-_-;;로 불렸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땐 학교측에 전기를 끊어서 학생들이 발전기 돌려가며 살다가, 그 몇 년 후에 법원 판결이 났다고 들었고요. 하여간 기숙사 제 방은 키키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늘씬한 독일 아가씨와 이름을 까먹은 불가리아인 언니 방 사이에 있었습니다. 불가리아 언니는 또 문부성 장학금으로 언어학을 공부하던 헝가리 미녀 아가씨랑 친했어요. 그래서 가끔 모여서 간단하게 파티를 하곤 했는데, 이게 파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저한테도 꽤 재미있었단 말이죠. 한번은 누구네 방에선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음반을 들으면서 삶은 감자를 먹은 적이 있는데, 반으로 자른 레몬을 한 손에, 그리고 감자를 다른 한 손에 들고 레몬즙을 뿌린 감자를 소금에 찍어먹었어요. 이게 어느 나라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생각나서 다시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그 때 그 정경, "소금 좀 집어줘" "흑해를 넘기면 소금을 주겠다 하하하" 이런 지역 유머, 이런 게 문득 생각나요. 도대체 몇 년 전이람.

    • 아네모네 마담이라...하 이게 몇년만에 듣는 소리인지
    • 연애의 영원한 테마, 오해를 너무 생생하게 다룬 작품이죠.'ㅅ'
    • 1. 아네모네의 마담에선 목걸이가 아니고 귀걸이였는데..라고 갸우뚱하다가 아! 짤그랑거리는 소리!하고 깨달았어요

      2. 독일에서도 그렇게 먹는다고 그래요. 아마 유럽에서 보통 먹는 방식이 아닌가 싶은데요.
    • ㄴ이걸 문학 지문으로 읽었는지 아니면 엄마가 처녀적 읽던 단편소설집 한질짜리에서 읽었는지 가물거리는데, 귓볼에 닿는 차가운 귀걸이의 느낌 묘사, 마담이 느끼는 호감 같은 건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어린 시절에 뭐 읽었던 게 이래서 중요한걸까요.
    •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한솥에 푹 삶아서 와구와구 먹는게 최고.
    • ㄴ 아 저는 삶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다 그냥 먹으면 목이 좀 막혀서 많이 못먹겠더라고요. 미쿡에서 삶은 고구마랑 곁들일 김장김치도 없고 흑. 주말엔 역시 레몬하고 감자를...?
    • 기숙사 저녁밥으로 오븐에 구운 주먹 두개 크기 감자가 나왔을때 광분하던 한국학생들./ 어린시절.. ABE 전집의 한 구절 "움직이지 않는 자는 패배한다"라는 구절을 아직까지 화두로 삼고 있으니..
    • 우와 감자와 레몬즙, 듣기만 해도 좋네요 시도해봐야겠어요 +_+

      제가 북유럽 생활할 때 느낀 건데 그치들은 감자를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학식 먹을 때 흩날리는 안남미 쌀과 감자 사이에서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둘 다 집어도 결국 늘 남는 감자에게 미안해서 늘 칠리소스 뿌려먹다 살이 엄청 쪘다는 슬픈 기억이^_^...
    • 탐정/ 음 오븐에 구운 감자도 나쁘지 않은데 영양 발란스가..?
      주이쌍스/ 여기 유명한 유니폼은 알로하셔츠인데 겨울엔 좀 머쓱한지(?) 티셔츠로 바꾸더라고요. 신기하게 레몬즙의 신 맛이 감자랑 섞이면서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아요.
      개미/ 저도 엄청 짜게 먹는 편은 아닌데 삶은 감자 그냥 먹으면 너무 심심해요. 칠리소스 그럴듯한데요 (솔깃솔깃)
    • 구운 감자를 반으로 갈라 속을 좀 판 뒤에 거기에 버터를 듬뿍 바르고..같이 나온..샐러드 였던가..그걸 올려 퍼먹던데요. 나중에 맛을 들이니..-감자를 전자레인지에 익혀 반으로 갈라 버터를 살살 발라먹으면 영양간식
    • 1. 점심이 가까운 시간에 트레이더죠 얘기를 보니까 침부터 나오네요. 딴데서는 안 파는 왠지 정성스러울 듯한 먹거리들을 많이 팔아서 많이 좋아했었는데요. 태평양 건너 대륙에선 트레이더죠 비슷한 거라곤 찾아볼 수 없어서 슬퍼요.

      2. 어제 사무실 앞에 있는 길거리 음식 거리에서 조그만 감자를 수북하게 쌓아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듬뿍 듬뿍 담아주는 것을 보았었는데요. 먹을까말까 하다가 중국식 고기 샌드위치 먹고 말았어요. 오늘은 왠지 그 감자 먹으러 가야할 듯 한 기분... 아, 신김치하고 먹으면 더 맛있을텐데 그죠.
    • 탐+주/ 버터구이도 솔깃한데 저도 구황작물 지정할까봐요. 근데 혼자살림에 한자루 사면 언제 다 먹을 수 있을지...
      걍/ 저는 술은 별로 안마셔서 (에헴) 맥주나 와인의 다양한 구비 (근처에 트레이더 조 와인만 파는 가게도 있긴 해요)엔 별로 감동을 안 받지만 식료품 종류 선택의 폭이 아주 넓죠.팬이 만든 트리뷰트 노래가 있는데 거기에 "열 가지 소이 밀크, 하지만 맛은 다 똑같아~" 뭐 이런 가사가 있었던 것 같아요.
    • 토끼/ 미국 감자 중에 포슬포슬해서 쪄먹으면 아주 맛난 게 있던데요. 한국 감자는 햇감자일 때만 그 맛이 나고 좀 지나면 찐득해져서. 그 포슬포슬 감자는 별 거 없이 약간의 소금과 기름만 쳐서 먹어도 ㅠㅠ 그러나 감자는 GI가 매우 높은 음식입죠. 맛은 그렇게 좋으면서 왜!! ㅠㅠ
    • 해삼너구리/ GI라는 걸 처음 들어봐서 잽싸게 찾아봤는데 고구마는 감자에 비해서 또 낮군요. 흐으으음.
    • 감자+버터 얘기 하려고 클릭했는데 이미 다 나왔군요!

      GI지수도 높은 편인데 버터까지 바르면 정말 다이어트의 적이죠. 근데 고소하고 맛있어서 으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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