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산후조리의 비밀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한 적이 있었죠.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산후조리는 한국만 하는 게 아니라 중남미랑 아시아, 아프리카권에서도 합니다. 그리고 서양인이랑 동양인이랑 골반 모양이 달라서 동양인이 출산 이후에 몸이 이전 상태로 돌아오는 게 더 더디게 걸리다고 했던 것 같아요.
한국이 유난스럽다고 하기엔 비교군이 너무 빈약하네요. 보통 서양인들과 비교하면서 한국산모들이 유난떤다 그러는거 같은데 서양인들은 아무래도 골격이나 근력자체가 동양인에 비해 발달됐죠. 또 백인이나 흑인은 산모 골반에 비해 애들 머리가 작지만 동양인들은 산모 골반은 좁은데 애들 머리는크죠(...). 인종적으로 백인이나 흑인에 비해 동양인들이 애낳기 힘들긴 할겁니다. 또 미국 같은 나라는 의보제도 때문에 산모들이 금전적인 이유로 병원에 오래 있지 못하는 것도 있죠. 인종적 특성때문에 산후조리 문화는 동양권 내에서 비교해야 맞지 않나싶네요.
바로 며칠 전 호주에서 사촌이 아기를 낳았는데 백인인 시어머니가 와서 일주일 정도 돌봐주다 갔대요. 출산 직후 몸이 말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는 얘기죠. 몸이 받는 충격의 차이+ 간호와 요양 방법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게 아닌가 싶어요. '방법'에 관해서라면, 최소한, 여름에도 쪄죽을 정도로 불을 때는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이 후대에 왜곡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찬 기운 피하는 건 보통 때도 건강 유지하는 기본적인 방식이고요.
여기저기 흘러다니는 글로 신생아 머리 둘레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여성 속골반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얘기를 듣긴 했어요. 출산 전에는 조리원 꼭 가야하나하는 입장이었는데 출산하고 보니 조리원 없이 산후조리는 상상하기 힘드네요. 저도 제 몸의 회복이 그렇게 더딜 줄 몰랐는데 2주 후에도 혼자서 병뚜껑을 못 열만큼 관절이 안 좋았어요.
몸 따뜻하게 하는 건 도움이 되는 거 맞다고 생각하는데.. 여름에는 좀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여름 산모였던지라 에어콘 못 켜게 해서(조리원) 땀은 엄청 많이 흘렸는데 피부가 완전히 조절능력 상실.. 건조하고 따끔거리고 장난 아니었습니다. 집에 와서는 여름 내내 에어콘 켜고 살았죠.--; 찬바람 직빵으로 맞는 건 아니지만 간접 냉방정도는 해야 아기 피부도 지킬 수 있어요. 아토피나 태열 있는 애들은 더우면 난리나요. 그리고 산후조리는 좀 보수적인 편이 나은 것 같아요. 출산하고 의사가 퇴원 전에 샤워해도 된다고 해서(자연분만이라 2박 3일만에) 샤워했다가 완전 몸져 누웠던 경험을 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가 아프면 모유도 잘 안나오고, 아이 돌보는게 너무 힘들어지니까요.
이론으로 어쩌네 저쩌네 해도, 제가 직접 애 낳고 애가 아픈 바람에 산후조리고 뭐고 못했더니(그렇다고 막 지낸 것도 아니었는데..) 발가락/손가락/무릎이 여름에도 시리고 겨울에는 신경통까지.... 무릎으로 땅 짚으면 무릎뼈가 으스러지는 거 같은 아픔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 그러니 주위 어르신들이 무조건 산후조리 잘 해야 한다고 하시는구나 했죠. 그러나 전 이미 늦었다는.. ㅎㅎ
윗분이 말씀하신 SBS 산후조리의 비밀 다큐멘터리 꼭 보세요. 저도 그것 보고서 많이 배웠습니다. 단 옛부터 내려오는 방식중에는 목욕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지만 서서 하는 샤워와 서서 머리감는 것은 하는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옛날에는 목욕을 하려면 외풍 쌩쌩 부는 부엌에 더운물 받아서 통에 들어가서 해야 했기 때문에 균이 침투할 수도 있어서 산모 몸에 나쁜거고, 또 머리 감는 자세도 신윤복 그림에서처럼 그렇게 머리와 허리 구부려서 하는 거기 때문에 산모 몸에 무리를 주어서 나쁜거지만, 지금은 서서 따뜻한 물에 머리감고 샤워하면 된다고요. 오히려 찜질하듯이 방에 불 펄펄 때고 땀을 뻘뻘 흘리서도 무조건 삼칠일동안 절대 못 씻게하는게 오히려 더 몸에 안좋다고 합니다. 땀을 흘리는게 체온을 내려가게 하기 위해서 몸에서 알아서 땀을 흘리는거라서... 또 체온조절로 땀을 흘리면은 그 땀속에 미네랄 같은게 다 빠져나가는거라서... 땀이 나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보온과 샤워를 하라고 하니다.
저도 출산전에는 黑男님처럼 생각했는데요, 후와.. 낳아보니.. 이건.. 그나마 저는 에어컨 바람을 간접으로 쐬어도 괜찮을 정도로 체질이 냉하지도 않고 튼튼한 편이었는데도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삼십대 중반까지 보험 하나 들지 않았을 정도로 건강체질이고, 아이 머리가 그렇게 큰 편도 아니었으며, 건강염려증 환자들을 혼자 몰래 비난했고, "몸이 약하다"라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았었어요.
그랬던 제가,, 아기 낳고 난 지금은 조금만 무리해도 몸살증상, 몸이 덜덜 떨리는 오한이 오고 (집이 더워도 저는 턱을 딱딱 부딪치며 덜덜 떨어요) 수시로 손가락 발가락이 곪습니다. 누런 고름이 찍 하고 나오는, 생손가락 생발가락 앓는 거 아시죠. 한꺼번에 손가락 세개, 발가락 두개가 곪더군요. 하아.. 왜 그런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면역력이 떨어져서 제 상태로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밖에는.. 지금 현재도 발가락이 이주일째 곪아서 고름이 한숟가락은 나왔구요, 모유수유 때문에 항생제도 먹지못하죠. 스치기만 해도 미친듯이 아파 집에서 양말을 못 신습니다. 양말 정도의 자극도 너무 아파요. 黑男님도 이런 여자들이 이해가 안가시겠지만 당하는 저도 이게 뭔일인가 싶습니다. 남자들이 잘 공감 못하는게 어쩌면 당연해요.
저도 아기 낳기 전에는 이거이거 산후조리문화가 좀 유난 아닌가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한국에서 산후조리원이 잘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제가 엄살이 심한 편이라 산후조리를 좀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리거나 한 부분은 없는데, 조리할때 좀 물렁한 침대에서 해서 그런지 아직도 허리가 두둑두둑합니다. 하루 세 번 설겆이 하면 밤에 똑바로 못눕습니다...-_-; 전 골격이 크고 아이는 작았거든요? 그런데 뼈가 다시 맞춰지는 시점에서 허리가 잘 안맞춰진 느낌이 강합니다.
고등학교 때 가정선생님이 20년 전 말복 날 애를 낳았는데 시어머니가 솜이불 속에 꽁꽁 싸매는 게 너무 더워서 몰래 손발을 내놓고 있었더니 바로 다음해부터 찬바람이 불면 손발이 시큰거린다고 하시더군요. 그 얘길 듣고 잘 조절해서 절대 여름에 애를 낳으면 안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친정엄마가 맨날 아프다고 하는게 정말 싫었어요. 주변 사람도 굉장히 스트레스 받거든요.. 뭐 별거 한거같지도 않은데 맨날 아프다고 하고... 그래서 왠만큼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 안하고 살았고 몸살 감기 걸려도 막 나돌아다니면서 살았어요. 병원가서 뭐 시술하거나 해도 남들 아프다고 많이들 그러는 시술 받았을때도 아프다는 소리 거의 안하고.. 애 낳을때도 쉽게 낳았어요. 그런데 낳고나서 몸이 정말 너무 힘들고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 많이 합니다. 엄마가 왜 힘들다 아프다는 말 입에 달고다니는지 몸으로 깨닫게 되었구요. 조리원에 있으면서 샤워는 3일쯤 뒤부터했고 하고나면 개운하고 좋더군요. 한여름이라 에어컨도 살살 틀었어요. 옛날 방식으로 삼시세끼 미역국만먹고 씻지도 않고 여름에도 땀뻘뻘흘리면서 뜨겁게 하고 있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애 낳는 일은 장난이 아니에요.. 임신기간 동안 내 아이지만 나와 다른 이물질이기 때문에 면역력도 상당히 낮아지고요.. 아이낳고 갑상선 질환 걸리는 분들도 많아요. 온 몸이 호르몬의 충격을 받은것 같고.. 20->30 살로 나이 먹는거랑은 비교도 안될만큼 순식간에 몸 상태가 안좋아져요. 둘째 임신중인데 둘째 낳고선 산후조리도 잘 하고 몸이 회복되면 체계적으로 운동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산후조리는 외국에서도 몰라서 못하는 거지, 일단 알면 임산부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해요. 외국인(주로 미국인) 여성이 쓴 책에 보면 출산 후 곧장 밤새 프로젝트를 마무리지었다거나, 오디션에 참가하려고 예정일 몇 주 전에 제왕절개를 했다거나, 이런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와서 읽다가 깜놀해요. '아무렇지도 않게' 썼다는 부분이 포인트;;;
개인적으로 바닥난방, 해초와 작은 물고기를 먹는 식습관, 신발 벗고 집안 들어가기, 설거지 후 물로 헹구고 말리기 등의 생활습관은 전세계로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산후조리도 마찬가지. 태교도 예전엔 동양의 미개한 습관이라 무시당했었죠..
LA의 어떤 산부인과에서 산후식단에 미역국 넣었더니 다른 인종 산모들도 좋아하며 먹더라는데요.
뉴질랜드 갔을 때 마오리족도 '바닥을 뜨끈하게 지지는' 산후조리를 하던 거 생각나요. 거기는 지열 올라오는 온천 지역에다가 해산방을 차려서리...
바다속사막 / 저 장마철 직후 삼복더위에 출산 했었는데요. 병원 부설 조리원에 있었거든요.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들이 산후조리 및 아기 돌보기에 관련된 강의를 해주시는데, 여름에 에어콘 틀어도 되고 너무 쎄게 직바람만 쐬지 말라고 해서 저는 에어콘 틀고 있었어요...;;; 산모내의 입고 수면 양말 신고 에어콘... ㅠ.ㅠ
저는 출산은 아니지만, 제가 생후 6개월 때 쯤 심실중격결손으로 심장수술을 해서 중환자실까지 갔었는데요. 그 때 제가 열이 안내리는데 중환자실이라 보호자가 계속 물수건으로 차게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잠시동안 제 양쪽 갈비뼈에 아이스팩을 얹어서 꽁꽁 묶어놨었다고 해요. 그 때 이후로 비가 오거나 날씨가 꾸물꾸물하기라도 하면 등쪽 날개뼈부터 갈비뼈까지 몽땅 시립니다ㅠㅠ 하다못해 아주 어렸을 때 했던 수술도 이정도인데 출산은....더더욱 조리를 잘 해야겠지요ㅠㅜ 항상 그래서 어른들이 너는 더더욱 산후조리 잘해야 한다고 하시던데... 덕분에 산후조리의 세계에 대해 많이 알고갑니다....!
첫째 아이가 우량아라 더 그런 듯해요. 온 몸이 시리고 아프셔서, 한 여름에도 내복을 입으셔야하구요. 밤엔 무릎이 너무 아프셔서 잠을 못 주무셔요. 첫 아이 낳으시고 그러시니 벌써 25년째죠. 산후조리를 아무리 잘해도 출산 자체가 이미 몸에는 돌이키기 힘든 충격을 주나봐요.
왜 한국인이 골반은 좁고 머리는 큰가..에 대해 다소 무리한 저의 가설을 풀어놓아보겠습니다. (지적질 환영!) 한국인이 난산을 겪는 편인 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문화민족(;;이 구린 표현이라니..)으로 살아왔던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즉, 조산과 산후조리가 발달한 안정된 사회여서 난산을 겪은 산모(=뼈대 작은 산모)도 생존하여 둘째, 셋째를 낳을 확률이 높고, 머리 큰 태아도 생존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죠. 반대로 출산 전후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은 사회에서는 난산=>산모와 아이의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많아, 골반 넓고 머리 작은 쪽으로 수렴진화될 가능성이 높았구요. 다른 적절한 설명,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허만/ 아이 낳기 전보다 더 건강해진 경우는 못 봤고, 물론 아이 여럿 낳으시고도 펄펄 나는 언니들 계시는데 그분들은 여쭤보면 원체 강골이셨다고 해요(어릴 때 산 타고 다니며 칡뿌리 및 각종 건강식품들을 캐드셨다던지, 마흔 나이에도 철인삼종경기 준비해서 나가신다던지 하여간 범상친 않아요). 타고나길 건강한 분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개 출산 후 체력의 후퇴가 일어나고 설상가상으로 노화가 시작되기도 해서 그냥 우리도 어머니 세대처럼 늙어가게 되는 거죠.(좀 슬픈가요) 때로 임신과 출산으로 건강에 치명타를 입는 소수자분들도 존재하는데, 그런 분들은 정말 안쓰럽죠. 작가 한강도 출산 후 온 몸의 관절에 지독한 통증이 왔는데, 손가락도 예외가 아니어서 자신이 하는 말을 받아적는 필경사(?)를 고용하기도 했대요.
서양산모들은 산후조리가 없어서 후에 나타나는 여성질환들이 출산후유증인데 그냥 아픈 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미국에는 요즘 한국식 산후조리원도 진출했다면서요. 예전에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어떤 참가자 와이프가 출산 직전이었는데 오디션 장소에 출산하고 바로 나타나서 애기를 짠 보여주는데 저래도 되나??!! 싶더라구요. 막 낳은 신생아를 안고 심지어 청바지를 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