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 오늘 볼 영화, 보고 싶은 영화들
작년 개봉한 한국영화 중 25여편을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본 거 같습니다. 외국영화보다 한국영화가 더 많으니 1년 사이 그렇게 많은 영화를 본 건 아니죠.
일이 있어서 12월에 막 몰아 본것도 있는데
<북촌방향>은 전 별로였어요. 전 홍상수식 캐릭터들, 그들이 웃고 말하는 방식 태도들이 왜 이렇게 맘에 안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려니 합니다. 그것 때문에 영화가 전반적으로 싫어집니다. 그런데 그것때문에 놓친 것이 공간과 시간의 모호성이었는데요, 확실히 <북촌방향>의 그 애매한 시공간은 재미있는 거였어요.
<혜화,동>을 봤습니다. 생각보다 더 좋았어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게 그리고 단순하지 않게 풀어가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민용근 감독은 저에게 2011년 감독상 받았습니다. 저에게만.
<어이그, 저 귓것>은 제주도 영화인데요, 아주아주 거칠고 덜컹거려도 매력적인 작품이 있잖아요. 이 영화가 그랬습니다. 보통 제주도의 풍광을 빌리는 영화들은 그 풍광만큼 팬시한 이야기와 배우들을 가져다 놓는데, 이 영화는 배창호의 <여행>보다도 더 일상으로 들어갑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찌질이들의 이야기가 어찌나 정이 가던지요. 이용철 평론가도 이 영화 유독 좋아하시는 듯.
<블라인드>도 재미있었어요. 그만하면 훌륭하죠. 듀나님 말씀대로 김하늘의 미모를 활용할 건덕지가 있어도 좋았을 듯.
<황해>는 일부러 안본 영화였습니다. 나홍진의 수상한 소문이 싫었고, 그렇게 일하는 사람의 성과물이 잘 되는 게 싫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영화는 잘 만든듯. 몰입도나 중량감이 대단한 오락영화네요. 다만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제이슨 뺨치는 김윤석 캐릭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그것만 좀. 그리고 영화 전체가 아주 흉악한 것도 좀. 하지만 그 흉악함은 거부감이자 매력이었어요.
<무산일기>는 컴으로 봐서 그런가... 잘 모르겠대요. 작년 상반기 장편 독립영화 3인방 <파수꾼>, <혜화, 동>, <무산일기> 중에서 저에겐 가장 낮은 점수입니다.
그렇게 2011년을 보내다 회사에서 본 영화가 <오싹한 연애>였어요. 보고 난 느낌은 이 영화가 결딴코 2011년 마지막 영화는 되게 하지 말자였고요. 그래서 마지막 날에 겨우 본 영화가 <모비딕>이었습니다. 아쉬운 게 없는 건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좀 신기한 건 그 장르로서 재미있을만한 구색은 다 갖춘 거 같은데 왜 이렇게 싱거운 느낌이 들까, 라는 거.
2012년 첫 영화는 아마 오늘 볼 것 같습니다. <내가 사는 피부> 혹은 <치코와 리타> 둘 중 한 편이 될듯. 둘 모두 후회는 안할 것 같고요. <치코와 리타>는 예고편을 이제 봤는데 느낌 좋네요. 음악도 훌륭하고.
앞으로 보고 싶은 영화는 <밀레니엄>, <부러진 화살>, <자전거를 탄 소년>, <아티스트>, <신과 인간>(이 작품은 별생각 없었는데 강력 추천하는 지인이 있네요) 정도.
작년에 개봉했는데 아직 기회가 있으니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는 <기적>, <땡땡>, <미션4> 정도. <땡땡>은 이미 힘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