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했던 사람의 어떤 모습에 반했나요.

저는요.

여러 명이 식사 중인 식탁에서 좋아하는 반찬이 있는데 손이 잘 닿지 않아 젓가락질 한 번 하고 말았는데

티 나지 않게 슬며시 반찬 그릇을 제 앞으로 밀어줬을 때요.

그리고 손 씻고 나서 닦은 휴지를 버릴 데가 없어 손에 쥐고 나왔는데 제 손을 잡으며 말없이 그 휴지를 가져갔을 때도요.

또 있어요.

제가 준 편지나 선물에 붙어 있던 하트 모양 스티커를 살살 떼서 차 앞유리창의 햇빛 가리개 부분에 붙여 놓은 것을 어쩌다 봤을 때요.

투명한 스티커 뒷면에 편지 봉투에서 일어난 종이 때기가 반쯤 붙어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귀엽더라고요.

아직 사귀기 전이라 일절 스킨십이 없을 때였는데 나란히 걷는 중에 여기 맛집이라며 갑자기 제 손목을 확! 낚아챘을 때도 심장이 콩콩댔어요.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말이나 선물보다 배려 깊은 따뜻한 사람이 훨씬 좋았어요.

 

    • 제가 별 생각없이 준 물건 꽤 오래 갖고 있을 때.
    • 길가다가 바람 엄청 쎄게 부는거 앞에서 막아줬을 때요
    • 뭐라 할 때요. 감히 나한테, 그것도 막~~ 지금은 흔한 일상ㅠㅠ
    • 술 그만 마시라고 내 술잔 뺏어 마실 때, 영화볼 때 손 닿으려 팝콘 집는 타이밍을 노릴 때, 내가 궁금한 거 척척 가르쳐 줄 때, 콧물 훔칠 때, 못부르는 노래 열심히 부를 때, 내 이름 부르기 전 우물우물거릴 때... 이힣힣힣힣힣
    • 코 끝을 스치던 상쾌한 향에 두근거렸고, 골목대장처럼 장난끼 넘치는 웃음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었죠.(그러나 이 모든게 과거형-_-)
    • 이거 내가 다 하는건데 결과는 -_- 아...반찬그릇을 티나게 밀어줘서 그런가,
    • 한번은 모임에서 제 물건이 고장 났는데 주라고 하더니 혼자 낑낑대면서 고쳐줬어요.
      그날 몇 년만에 일기쓰고 잤답니다.ㅎㅎㅎ

      그나저나 이 글 참 좋네요.
      본문도 리플도 애정이 가득해서^^
    • 엌... 뭐요 이 분위기는 여보세요 내가 뭐요라는데 여보시오
    • 갈치살 발라주고 닭도리탕 먹을때 뼈조각 없나 잘 살펴봐주고
      새우껍질, 게, 가재, 꼬막 같이 껍질 딱딱한거 솜씨좋게 까서 먹으라고 접시에 쌓아줄때요..
    • 난 뭐 그냥 나보고 환히 웃어줄때 좋습니다. 그냥, 아 반갑다, 안심이다 이런 표정으로 확 웃어줄때
    • 해변에서 비키니입고 제 방향으로 전력질주해 왔을 때요
    • 가슴에 폭 끼고 걸어가다가 뜬금없이 꼬오오옥 자기쪽으로 안아줄때요. 넘치는 감정이 생생히 느껴져요.
    •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반했던게 언제더라...
    • 저보고 해맑게 웃는 모습 보고 반했어요.///ㅅ///
    • 음. 가장 최근으론 31일날 바쁜 일로 급하게 운전 중이었는데도 휴게소에서 잠깐 쉬며 밥 먹었을 때. 제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는 간식을 좋아해요.



      익산 풍년제과 빵보다 본점 빵이 훨씬 더 맛다더라 했더니,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전주 본점에 들러 사다주겠다고 약속할 때.



      본인은 탕수육 질색 하면서도 제가 좋아하니까 짜장면에 탕수육 먹자고 할 때.





      어라.. 다 먹을 때네요;
    • 학생회실에서 기타치고 있는데 노을이 비껴들기 시작했을 때. 이게 도대체 언제적 얘기인지=ㅂ=;; 낮이나 밤이나 학생회실에서 베짱이처럼 기타치는 것 실컷 봤는데 그날은 무슨 일인가 모르겠어요.
    • 음, 다른 거 또 있어요. 날이면 날마다 야근하는 나날이었는데 그날 아침따라 야근하고 아침에도 책상앞에 앉아 있는 뒷모습이 짠해보였죠. 역시 그날은 무슨 일인가 모르겠어요.
    • 여러 명이 탄 차를 그사람이 한 6시간쯤 운전했는데, 호텔에 도착해서 첵인하는 동안 차에 뭘 가지러 간다고 하더라구요.
      그 사람이 돌아오는 걸 보고 그룹 중 한 명이 문을 미리 열어줬는데, 때맞춰 들리는 뿌앙~ 하는 시원한 방구소리!!!
      ㅋㅋㅋ 여섯 시간동안 참고 있었엌ㅋㅋㅋㅋㅋ 그렇게 호탕한 사람이 여섯 시간을!!!!
      반했다기 보다 웃겼던 얘긴데, 저는 무조건 [웃긴 거]=[좋아하는 거]의 공식이라서요. ㅎㅎ
    • 서운했던 거 서운했다 말하다 울컥해서 기어이 화내고 있는데 미소 함박 지은 채로 저를 사랑스럽게 보고있을 때요.
    • 어떤 날 밤에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는데 '어떤날'의 '초생달'이 자기한테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에 대해서 얘기해줬을 때 하늘에 때마침 초생달이 떠있었어요. 달 한번 보고 그 애 얼굴을 봤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제 첫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 아프다고 했더니 약 사가지고 집 앞에 와서 전화하더라고요.
    • 저에게 매료되었다고 수줍게 고백할 때요. '매료'란 단어가 그렇게 아름다운 어감을 지닌 단어인 줄 전엔 미처 몰랐어요. @_@
    • 매운 것을 못 먹는 제가 모르고 청량고추를 씹어서 눈물을 글썽거리는데 손바닥을 내밀면서 여기 뱉으라고 했을 때.

      이제는 남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도 그 어떤 화려한 순간보다 기억에 남는 모습이고 감사입니다.



      지금의 누군가.

      자다가 눈도 못 뜨고 더듬더듬하더니 제 손목을 꼭 쥐고 자더라구요. 예뻤어요.
    • 처음으로 반한 순간은 잘 모르겠어요 글세요... 제 눈에 담기던 그 모든 순간이 미치도록 매혹적이던 애가 하나 있었어요. 제가 잘 못하는 것들에 능수능란하면서도 유독 어른스럽고 한 편으론 순수하게 반짝이던 사람도 있었고요. 저도 이 글 좋아요. 참 예쁜 사람들이 머릿속을 지나가네요.
    • 같이 길을 걷는데 잠깐만, 하더니 한 쪽 무릎을 꿇고 신발끈 묶어 줬을때.
      제가 한껏 취해서 뭐라뭐라 아무렇게나 지껄이는데 제 앞머리를 막 흩뜨릴 때.
    •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뛰어오던 10여년전에요.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복학생의 가슴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더랬죠.
      지금은 앞에 앉아 있네요.. ㅎㅎ
    • 저한테 뭐라 그랬을 때. 감히나한테!! 22

      지금은 "이리와 안아보자"라면서 꼭 안아줄 때 너무 좋아요. 목덜미에 대고 킁킁대면서 살냄새 맡을 때. 내 뒤에서 안아줄때. 목에 쪽쪽 뽀뽀할때. 내가 멀리서 보고 뛰어가서 안기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좋아할 때
    • 어머. 글 써놓고 잠시 다른 일 좀 하고 왔는데 이렇게 댓글이 많이 적혀 있을 줄 몰랐어요! +ㅁ +
      댓글 하나하나 어쩜 이렇게 달달한가요.
      댓글 읽다 보니 이 밤에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그냥. 첫 눈에 반했어요 서로. 어떤 모임에서였는데 우리 둘 모습 보고 사람들이 얘네 눈 맞았군 했대요. 정말 눈 맞았죠.
    • 진지한 얼굴로 열심히 시험지를 채점하던 때, 내가 좋다고 해 같이 사다 먹었던 간식거리를 기억해 다음번에 똑같이 사다 놓았을 때, 통화 중에 밥 먹었냐 묻기에 라면 먹었다고 하자 첫 끼를 라면으로 먹냐고 약간 버럭하던 때, 처음 집에 놀러 갔을 때 "사실 평소엔 더 깔끔한데. 지금도 괜찮지만.."이라고 수줍게 말했을 때, 깨진 무릎을 그대로 둔 걸 보고 또 약간 버럭하더니 엄마처럼 약을 발라주던 때.. 아 뭐 이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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