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계속 일본만이 만화 왕국일까요?

 

 한국 만화의 미래에 대한 글이 요새 있어서 저도 그것에 대해 써볼까 했는데...한데 이 세상에 만화가 정말 필요하긴 한건지..이 시대에 정말 휴대폰 게임, 축구 중계, 온라인 게임, 스마트폰앱, 드라마, 인터넷서핑 같은 것이 있는데도 만화라는 것에 자금을 투자해서 더 성장시킬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야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만화를 그냥저냥 좋아하는 보통 취미를 가진 분들은 정말 만화를 원하는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그야 웹툰 시장이 조금은 흥하면서 작가들 연재할 곳도 생기고 했지만..어디까지나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공짜 만화고 돈은 포털들이 내 주죠. 정말 완전히 한국 만화라는 게 말라죽어가던 때보단 아주 조금 나은 것 같긴 한데...훌륭한 것을 만들어내도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지 않는 문화 상품은 결국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니까요. 한국 만화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하다가..미국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글을 써봅니다. 

 

 

한국 만화가 힘들다곤 하지만..사실 일본 시장을 올려다보면서 수준차를 논해선 안되죠. 미식축구 리그가 없는 우리나라와 세계 최고의 그리고 (거의)유일의 미식축구리그가 있는 미국을 비교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제는..문화라는 건 수준 차이가 나면 나는대로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S급의 컨텐츠를 맛본 사람에게는 B급이나 C급의 컨텐츠를 갖다줘도 코웃음만 치죠. 예전처럼 타국의 앞선 문화 시장은 몇몇 외국통들만 즐기는 게 아니라 인터넷이 있는 지금은 세계 어딘가에서 훌륭한 것이 나오면 못해도 하루 후에는 한국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한데 이놈의 만화는..그러니까 일본처럼 주말드라마 찍어내듯이 작가를 쥐어짜면서 일주일에 20페이지 정도씩 분량이 쌓이고..독자들은 일주일간 궁금해하면서 기다리고 3달이면 단행본 한권 분량이 쌓여 인세를 벌고 그와중에 작가들끼리 혹독한 경쟁을 치르며 점점 수준이 높아져가는 만화 시장은 일본이 유일합니다. 하다못해 영화는 헐리우드영화가 규모면에서 짱이라고 해도 한국 영화도 꽤 괜찮은 거 나오고 인도 영화도 종종 괜찮고 신선한 거 나오고 프랑스 예술 영화, 독일 영화, 독립 영화 등등이 있는데 만화는 어째 일본만이 유일한 만화왕국입니다. 그나마 잡지연재시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선 한국도 몇 안되는 나라중 하나죠. 물론 수준차의 문제와 소비의식의 문제 이것저것이 겹쳐 버로우타고 있지만..

 

 물론 미국, 프랑스 등등에서도 클래스 있는 만화는 나옵니다. 그런데 그 만화들을 보면...그 만화들 그린 분들은 그 만화를 그리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 걸로 먹고 살 실력이 있죠. 만화가로 투신해 만화가 일을 하며 성장한 순혈 만화가가 아니라 일러스트계에서 잔뼈가 굵거나 어디서 강의까지 할 정도의 작가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적은 분량을 완성해 냅니다. 그리고 비싸게 팔죠.

 

 짐리나 프랭크 밀러 같은 사람들의 그림은  훌륭합니다. 그러나 솔직이 말하면-이건 개인적인 의견일지도 모르지만-만화원고로서는 좋다고 할 정돈 아닌거 같아요. 그저 컷을 나눠놓고 훌륭한 그림과 훌륭한 대사, 나레이션을 적어놓을 뿐이지 가장 보기에 편하고 이해하기 편하게 보여주는 기법이나 컷분할, 앵글, 구도, 효과음까지 비주얼적인 요소로 보며 세심히 원고를 완성해내는 노하우는 다소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리고 DC와 마블에서 캐릭터의 원작권을 행사하며 작가들을 고용해 그들의 스타일대로 그리게 만드는 건 장점도 있지만..어떻게 보면 그냥 수준높은 팬픽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거대 회사들도 한때 소년 점프식 연재방식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던데 미국이 본격적으로 만화 시장에 뛰어들면 어떨까요? 스파이더맨 슈퍼맨 같은 것처럼 캐릭터 저작권이 회사에 있는 게 아니라 작가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돋보이고 보여주기 위한 스토리를 짜고 다른 작가에게 가는 일 없이 일본만화처럼 계속 같은 작가에 의해 연재되는 시스템 말이죠. 일본만화 최고의 강점 중 하나가 업데이트 속도가 빠르다는 거니...일본식 잡지시스템을 따라하려면 팀을 꾸려서 연재하는 것과 퀄리티에서 타협을 보는 것, 또 제한된 시간에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노하우 등등 대부분 일본의 연재 방식을 배우고 따라하게 될텐데 미국이 저런 잡지시장에 뛰어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물론 거대 회사들 입장에서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야 뛰어들겠지만요.

 

 어차피 만화든 뭐든 출판 시장이 작아지고 있는데..일본식 만화연재 시스템은 앞으로도 일본과 한국 정도에서만 볼 수 있는걸까요. 대만도 약간은 명맥을 잇는걸로 알고있고...중국도 조금은 기대됩니다. 중국에서도 일본만화가 엄청나게 인기인 걸로 아는데-물론 불법적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만-어쨌든 만화나 소설, 영화같은 건 대개 엄청난 작가들이 그린 걸 보고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게 대부분이니까요. 미국이 됐든 어느 나라가 됐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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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만화라는 것이 흥하길 바라긴 합니다만..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돈을 내고 만화를 보게 할지는 안떠오르네요. 엄청나게 훌륭한 걸 누군가 만들면 사람들이 돈을 내고 볼거라고 하지만..그 엄청나게 훌륭한 게 시장에서 나오려면(그정도 작품이 나오는 시장이 되려면) 사람들이 돈을 내고 봐야 하니.............

 

 

 

    • 짐리는 모르겠고, 프랭크 밀러의 연출력은 일본 만화에 못 미치죠.
      다른 부분은 빼도 일본 만화의 연출력의 평균 수준을 능가할 만한 나라는 영원히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만화도 쇠퇴일로를 걷는 듯 합니다.
      걸출한 작품이 전무하다 싶을 지경이에요.
      호불호를 떠나 그나마 괜찮다는 작품이 아이 엠 어 히어로나 진격의 거인 정도이니...
      전성기 때의 만화 작품들과 비교하면 한숨만 나오죠.

      애니북스를 비롯하여 많은 출판사들이 모호로시 다이지로 같은 중고 신인들 책을 내는 이유도 일맥상통 합니다.
    • 진격의 거인이나 아이엠어히어로에 대한 호평을 보고 찾아 봤는데 실망했어요. 그림스타일이나 내용이 기대에 못미치고
      그다지 새롭지도 않았죠. 모호로시 다이지로는 딱 이거다 싶었는데 제가 올드해서져일수도 있지만 요즘 일본 만화의
      암울한 분위기가 힘들어요. 멜랑콜리한게 아니라 묵시론적 우울함이 느껴져요. 후쿠시마 이후엔 더해졌겠죠.
    • 미국의 거대 회사들도 한때 소년 점프식 연재방식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던데 미국이 본격적으로 만화 시장에 뛰어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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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흡사 유럽 축구 팬들이 종종하는 미국이 미식축구나 농구,야구가 아닌 축구(soccer)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가 생각되네요.
      피지컬 괴물 흑형들이 미식축구, 농구가 아닌 축구 기술을 장착한다면 하면서...물론 유럽에도 아프리카계 흑형들은 있지만...
      거기다 미국에 어마어마한 자본력. 그럼 결론은 충분히 유럽 따라잡는다가 나옵니다.
      다만 광고시간 때려넣기도 힘든 축구에 그만큼 투자할일이 없다고 뒤따르죠.


      아까 해피투게더에서 박용우가 미국서 촬영하면서 밤샘촬영 걔네는 안한다(못한다) 그런 이야기 하던데..
      그런걸 봐도 일본식 일주일 연재로 충분히 따라잡기 가능해도 걔네 마인드상 '안해!' 그럴거 같네요.
      미드도 걔네는 매주 꼬박꼬박 나오는게 아니라, 몇주는 꼬박꼬박 나오고 한 두달 쉬고, 나머지 찍고 하듯이.

      다만 한다면 충분히 따라잡을거라 봅니다. 콘솔게임 완전히 뒤집어 놓은것처럼.
    • 애니북스같은데서 발매하는 '너무 많이 본 사람들'을 위한 작품들도 중요하지만,
      사실 '도라에몽'같은 작품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50년은 보장된다고 봅니다 -_-;;
      어릴 때부터 만화를 봐 왔고 이젠 나이들어 '보는 눈 까다로워진 어른들'이 '만화는 원래 어린이들이 많이 보는거다'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자주 잊는 거 같아요.
      (애들만화 폄하하는 이야기가 아니구요.)
    • 일단 종이책이 어떻게 되련지도 점쳐볼 수 없는데 만화의 미래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겠습니다.
      잠재력을 보면 한국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만, 경로가 종이 인쇄가 아닌 웹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웹연재도 만화로 쳐 준다면야, 번역이 주 포인트가 되겠죠. 번역과 외국에 소개되는 방식 등..
      왕국 수준을 유지하려면 노출이 중요한데, 아직 한국 웹만화는 언어 장벽을 허무는 사람이 딱히 없어서 무료로 배포되고 있음에도 외국에서 접근이 어려워 널리 퍼지지 못했다고 봅니다. (포털 연재를 위한, 또는 개인적인 만족으로 웹 연재 하고 있는 작품들만 봐도 상당한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어서, 한국어로만 연재된다는게 안타까운 정도...)

      저번에 모 외국 프로게이머가 만명이 시청하는 가운데 봉천동 귀신 영문 버젼을 보는걸 봤습니다.
      같이 시청하던 사람들이 별별 얘기를 다하더군요. 여튼 질문에 결론을 내자면, 일본식은 아닐지라도 한국도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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