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을 보고 왔습니다.


인생의 한 단면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담담하면서도 가슴 시린 필치로 불행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그려낸 영화였습니다.
행복 그 자체인듯한 톰과 제리 부부. 그리고 그들을 질투하면서도 그들의 행복을 나눠 갖고 싶어하는 것처럼 둘의 곁을 맴도는 메리. 영화는 이 셋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 진행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워지는 날씨처럼 톰 부부와 메리의 관계도 점차로 변해갑니다. 처음의 메리는 즐거운 손님이었지만 영화의 종막에 다다라서는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이자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드는 트러블 메이커일 뿐입니다. 그녀는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오히려 더욱 불행해져 갑니다. 
행복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때로는 불행한 자신을 인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메리는 그럴 수 없어 자꾸만 자신을 속입니다. 펍에서 자꾸만 남자에게 눈길이 가면서도 외로운 자신을 인정할 수 없어 솔로가 편하고 좋다고 큰소리치거나 자기 자신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남에게 던집니다.
"혹시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 내게 털어놔.", "안아 드릴까요?"
아마 가장 상담받고 싶고 포옹 받고 싶은 것은 그녀였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그녀는 행복을 위한 현실적인 길보다는 주위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매달리는 길을 택합니다. 행복은 결코 남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끝내 모른 척한 채로 말이죠.

    • 저에게는 최고의 호러 영화였습니다. 제목만 봐도 소름이 ...
    • 사람은 생각하면 거의 다 드라마 같이 짠해요.
    • 엔딩에서 얼어 붙었어요. 보고나서 후유증이 조금 있었죠. 메리의 마지막 표정이 자꾸 생각나서요.
      좋은 영화임에 분명하지만 선뜻 다시 볼 용기가 안나요. 메리의 그 쓸쓸함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참 잔인한 영화예요.
    • 으.. 저도 그 해 최고의 호러 영화.
      그런데 저는 톰과 제리 부부도 행복 그 자체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잘 훈련된 절제만이 처참함을 피하는 길이다 정도,는 너무 심한가.
    • 저도 좋았지만 당분간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마이클 리 감독 무서운 사람이에요. ㅠㅠ
    • 호러라... 영화관에서는 거의 그런 생각 없이 봤는데 어떤 면에서는 또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ㄷㄷ
    • 호레이쇼/ 훈련과 절제는 남녀관계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문명화된 경지의 사치일 수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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