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쿠 7권과 그외 만화 잡담


얼마 전에 발매된 오오쿠 7권 대단히 재밌네요. 무엇보다도 168p지의 요시무네의 모계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서 감탄했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부분이었어요. 그러고보니 초창기 1,2 권을 읽을 당시엔 단순히 남녀역전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보니 일본 역사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면 조금 더 잘 보였을 것 아쉬운 부분도 있고요. 남녀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보이는 세계를 -그것도 일본 역사에 적용해서- 이렇게 무리 없이, 재미있게 만들다니. 결국은 7권에야 와서 깨달은 거지만 이건 남녀역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군요.

그리고 또 요시나가 후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bl쪽에서 소녀만화로 넘어간 작가들은 묘하게 주인공의 성이 없다는 기분을 받아요. 최근에 야마시타 토모코의 순정작인 love hate love를 읽으면서 이런 걸 보면서 두근거릴 만한 여자애가 세상에 과연 존재하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ㅠㅠ 개인적으로 재미는 있었지만 뭐랄까, 소녀만화에 있는 풋풋한 두근거림이 없고 여자주인공도 흔히 보는 여자아이 캐릭터와 백만년광년이 있어서 몰입하기가 쉽지 않아보이고 결정적으로 연애만화이긴 한게 '연애만화'를 찾을만한 독자들이 기대할 만한 장면이 하나도 없었어요.. 두근거림이 없는 연애물이라니! 본 것은 멏개 없지만그래도 본 야마시타 토모코의 BL 작품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싶어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고. BL 계의 거물들이 순정으로 넘어가서 맥을 못 추는 걸 보면 안타까운? 기분이 듭니다. 같은 성이라는 장르 태두리 냐애서 용인되었던 감성이 소녀만화에서는 먹히지 않으니까요. 거기다가여성이 여성이 아니라 무성이 되어버린다는 점도 한 몫해서 더더욱 작품이 애매해지고요. 그러고보면 오오쿠에서 요시나가 후미가 그리는 여자들은 확실히 여성이에요. 아마 이 점이 다른 작가들과 요시나가 후미를 가른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 일본사를 많이는 아니고 쪼끔 아는 수준입니다만, 봤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역사물이나, 대체 역사물은 그냥 설정을 빌어오고 마는데, 이 분은 인과관계가 갖춰진 자신만의 역사를 창출해내시더군요. 특히 1권에 나타났던 여러 시대상들이 이후의 권들에서 하나하나 '이유'가 풀려나갈 때 아주 흥미진진 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구상을 하셨을 지 좀 궁금하더군요. 또한 지인 분의 표현을 빌자면, 이 작가는 상처받은 사람의 묘사에 발군이라더군요. 저도 동의했습니다. 제가 만약 소설이나 만화를 그린다면, 이 정도 스토리텔링 능력만 있어도 원이 없겠어요. 이렇게 말하지만 꽤 오래 못 봤으니 다음 권들 좀 챙겨봐야 겠습니다.
    • 남녀역전에만 그치는 게 아니고, 흔한 대체 역사를 넘어선다니 흥미가 당기는군요. 1권만 대강 읽다 말았는데 다시 봐야겠어요.
    • 저는 오오쿠가 5권에서 조금 처진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6권에서 워낙 사람을 진을 빼놓을 정도로 몰아쳐서 (전개가 급박해서 그런 게 아니고 캐릭터에게 워낙 인정사정 안 보고 가차없이 잔인하게 굴어서....이 작가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가장 처절하게 상처받을지 잘 아는 건지도요...) 다시금 기대를 갖게 됐어요. faber님 말씀대로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되지는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각 쇼군 별, 각 사건 별로는 분명히 흡입력 강한 연출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일본에서는 남녀 역전 없는 "오오쿠"가 사극의 단골 메뉴인 것 같고 워낙 유명하고 여러 번 극화된 이야기들인데다가 그 사극 특유의 양식이 있는데 그것이 만화로, 그것도 신선한 형태로 재현되는 걸 음미하는 재미도 각별해요.
    • 이거 7권 나왔군요! 오늘 당장 서점 가서 사와야겠어요!
    • 오오! 나왔군요! 저는 만화 오오쿠 정말 좋아해요. 사극을 좋아해서 오오쿠 관련 드라마나 책 만화 이런거 보고 했는데 이 만화의 상상은 기발하면서도 그게 단순 대체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면서 가능한 이야기인지라 정말 좋아요.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남자가 멘스를 한다면을 읽었을 때랑 같은 기분. 에지마-이쿠시마 사건 발단도 어떻게 이렇게 얘기가 되게 만들었지? 싶어서 그 행간에 자신의 상상력 불어넣는 능력 정말 존경합니다. 재밌어요.
    • 요시나가 후미는 권력자들의 속성도 잘 알고 있고...윗 분들이 언급하신대로 그냥 대체 역사가 아니라 나름 에도시대의 정황을 기발하게 재해석해서 그려내는데 정말 천재적이죠^^ 확실히 에도시대 정치사에 대해 알고 있으면 더 재밌을 작품이죠.
    • 아아 요시나가 후미 너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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