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개막식 그리고 후원에 대한 놀라운 사실
어제 개막식이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권해효의 사회가 있었고요, '친구들' 중 이해영 감독이 대표로 인삿말을 유머러스하게 했습니다. 사무국장의 1년간 보고가 있었고요(여기서 후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래로 미루겠습니다), 상영작과 관객수가 모두 줄긴 했지만 상영작이 준 거에 비해 관객은 그리 준 것 같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김종관 감독이 유달리 추웠던 날 영종도까지 가서 요조와 함께 찍은 아름다운 트레일러가 공개 되었어요. 김종관 감독은 짧은 영상이 아무래도 전공인듯.
개막작은 찰리 채플린의 <황금광 시대>였습니다. 채플린의 영화는 얼추 본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광 시대 영화들을 하나도 못봤지요. 사실 <황금광 시대>는

너무나 유명한 이 장면이 들어있는 영화, 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재기 넘치고 웃기고 예쁜 빵춤도 있었고,

이런 스펙터클 어드벤처 스릴러도 있었고,

이런 아름다운 장면도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채플린의 등이 좀 더 정면으로 가운데에 배치되어 있고, 즐거운 마을 파티장의 빛이 역광으로 채플린에게 드리웁니다. 미장센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도 상당하고, 채플린의 등과 그 너머의 떠들썩한 풍경이 대비되는 효과에서도 상당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에요. 채플린도 이 장면이 맘에 들었던지 꽤 오래 카메라를 멈추고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웠어요.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이 영화를 개막작으로 고른 이유 중 신년에 함께 보면 좋을 영화라는 말을 했는데, 딱 그렇고요. 80년도 더 된 영화가 어떻게 아직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좋았어요. 훈훈하고 재미있고, 코미디도 근사하고.
원래는 최근 복원(?)된 25년 오리지널 버전을 상영할 생각이었으나 그 버전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하나 있다는군요. 당시의 스코어를 동일하게 연주하면서 상영할 것. 그렇게 작년 한 해동안 여러 나라에서 상영했고, 뉴욕에서는 뉴욕 필하모니의 연주로 상영되기도 했답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그래서 우리는 서울시향의 협연으로 상영하는 것을 꿈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장소의 문제 등등 해서 어쩔 수 없이 42년에 채플린의 나레이션과 음악이 입혀진 버전으로 상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네요. 언젠가는 25년 버전을 연주와 함께 상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과 함께요.
앞서 언급한 사무국장의 보고에는 후원에 대한 조금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거기엔 늘 일반후원회원의 명단이 공개되는데요, 그 명단이란 게 그렇게 거대하질 않습니다. 그걸 보며 아, 후원회원이 이거 밖에 안되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후원을 할 법도 한데... 늘 아쉬웠지요. 이번 PT에서도 일반후원회원 명단은 그냥 한 페이지에 다 보일 정도의 규모입니다. 그런데 물론 다른 후원과 합쳐진 결과이겠지만 이런 후원으로 모인 금액이 아트시네마 1년 전체 예산의 13%를 차지한다고 하네요. 사무국장도 집계하면서 놀랐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후원회원이 조금 더 모이면 서울아트시네마의 사정이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죠. 한 달에 1만원씩 후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후원이나 기부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2012년 고려해 보시길 바라요.
영화가 끝난 후에는 파티가 있다고 했는데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혼자 갔던지라 그냥 근처 만둣집에서 허기를 때우고 귀가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서울아트시네마의 제7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시작되었습니다.
http://www.cinematheque.seoul.kr/rgboard/addon.php?file=programdb.php&md=read&no=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