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신교) 관련 어떤 대화

오늘 예전에 좀 알고 지내던 사람과 저녁을 먹게 되었어요. 사실 어지간히 친하지 않으면 정치 얘기하고 종교 얘기는 꺼내지 않는건데 오늘은 이상하게 주제가 그쪽으로 옮겨갔거든요. 상대방은 독실한 기독교(개신교) 신자였어요. 그쪽에서 종교 이야기를 먼저 꺼내다보니 저도 좀 짓궂은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편의상 저를 A로 상대방을 B로 지칭하겠어요.

 

A: 종교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제가 평소에 궁금하던 점이 있거든요?

 

B: 그게 뭔데요?

 

A: 기독교 교리를 보면 기독교 외에는 구원이 없다고 하던데 그게 맞나요?

 

B: 예 맞아요.

 

A: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은 여호와 또는 야훼라고 불리는 신이죠?

 

B: 예 그것도 맞아요.

 

A: 그러면 여호와를 유일신으로 믿는 유대교하고 이슬람교에도 구원이 있을텐데요.

 

B: 이슬람교는 알라신을 믿지요.

 

A: 알라신=여호와에요. 아랍어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알라로 표기하고 있지요.

 

B: .....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어요.

 

A: 그럼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의 수 많은 이스라엘의 영웅들 모세, 아브라함, 예레미야 등은 구원을 못 받았겠네요?

 

B: 아 그건 달라요.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기 전엔 사람들이 하나님을 직접 믿으면 되었지만 예수님이 오신 후엔 예수님을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어요.

 

A: 그런가요? 그러면 똑같이 예수님을 믿는 가톨릭은 어떤가요?

 

B: 아니요. 달라요. 가톨릭은 이단이에요.

 

A: 개신교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내려오던게 가톨릭이고 유대교인데 그것들이 다 이단이면 이단으로부터 정통이 나올수도 있는건가요?

 

B: 그래도 어쨌든 이단이에요. 이단이기 때문에 루터가 종교개혁을 한거에요.

 

A: .....

 

더 이상 대화를 지속했다간 싸움이 될 것 같아서 대화를 그만 두었지만 여전히 저는 납득이 어렵더군요.

 

신앙을 떠나서 뿌리를 부정하는 사상체계가 있을 수 있는 것인지 그게 참 의문시 되었어요.

    • 그 분이 엄청나게 무식한거에요. 회교는 예수를 신의 아들이 아닌 예언자이고 사람의 아들이라고 해서 갈라집니다.

      그래서 궤도가 달라지구요.

      가톨릭은 그들이 성서 외에 각종 규정을 내밀어서 루터가 개혁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이 이단이라고 하고 무시 하는건 엄청난 망발입니다. 신구교 화합을 해야하는데 잘못말하셨어요. 그 분께서요
    • 그러게요. 교리가 달라서 타종교를 안 믿겠다는건 이해하겠는데 최소한 같은 신을 믿는 타종교를 부정하는건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 우리나라 개신교들이 엄청나게 욕을 먹는 게, 자신들의 종교가 아니면 모조리 이단이라고 몰아붙이며 구원이고 뭐고 없이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닐까 싶군요. 예수님도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다 지옥에 떨어질 거라고는 안했을 텐데, 쯧쯧쯧.
      • 다른 나라 개신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단 미국 주류 개신교는 우리와 분위기가 비슷한 듯
    • 천주교의 전통과 공유하는 면이 있죠. 아마 아우구스티누스의 영향력은 개신교에서도 인정할 겁니다. 천주교가 이단이라는건 저로서는 흔히 들었던 얘기에요. 결국 자신들이랑 전혀 다르다는 얘기겠죠. 자신들의 해석의 권위를 최고에 두고 싶어하겠지만, 문제가 좀 있죠.

      천주교만이 아닙니다. 개신교의 다른 분파에 대해서도 말만 이단이라고 안할뿐 그정도 취급도 쉽게 하는 경우가 있죠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51230
      • 성경도 킹 제임스판 외에는 모두 가짜다라고 하는 사람도 봤어요
    • 개신교 관련해서 궁금한게 무리한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성직자/신자가 있으면 어김없이 '그건 그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거다'는 식으로 덮는 말이 나오는데 말이죠.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성직자/신자가 전체의 다수라면 그게 그쪽에선 진실 아닌가요? 마치 '(박정희) 각하는 청렴하셨지만 부하들이 나빴다'는 식의 얘기 같아요. 아니, 전설에나 나온다는 일본 국가대표 1군 같다고나 할까...
      • 사실 기독교(개신교) 외에는 구원이 없다는건 거의 전체 교단에서 공감하는 사항일거에요. 누가 더 적극적으로 말하냐의 차이는 있지만요.
    • 기독교나 개신교나 노선이 천차만별이죠. 그러한 사람들이 자기 입맛대로, 자기 미치는 생각대로 만든 도그마를 따를 바에 그냥 혼자서 성경을 읽고 탐닉하는 것이 사회적 관점에서 봤을 때 기독교 신자에게 있어서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제 생각일 뿐입니다.
      • 무교회주의 운동이 그런 차원인 듯 싶어요
    • 꾸란에도 아브라함도 등장한다고 들었는데, 꾸란에서는 구약에서 묘사한 시기의 역사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해요.
      • 꾸란에 아브라함 이야기 기록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이슬람교에서도 구약 성경을 경전으로 사용한데요.
    • 아브라함계 유일신교의 공통적인 배타성에 더해서 아예 "전혀 다른 것"보다 "비슷하면서 다른 것"에 더 민감한 구석이 있는 거 같아요.
      • 예전 민주노동당의 NL계와 PD계의 다툼과 비슷한 맥락일까요
    • 다들 믿고 싶은거 믿으면 되는데 꼭 자신이 믿는게 진리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죠.
      "다르다"를 인정하지 못하고 "틀리다"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생기는 문제...

      부부관계에서도 이것때문에 자주 싸운다고 한다는데... 그건 별개의 문제겠죠.
      • 그런데 개신교 교리와 구조 자체가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 부정이 되어버리는 어려움도 있는 것 같아요
    • Neo/
      그렇죠. 그래서 저도 방금같은 제안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도그마라는 게 진리가 무엇인가를 위해서 있는 것이니까요. 다시 사는 것, 천국에 가는 방법론이기도 하고요.
      그만큼 강력한 신념을 갖는데 좋은 전제이자 조건인 한편 악순환을 가지는 하나의 못된 기류일까 고집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것들 천지인게 인간 사는 세상이기는 하지만.
    • 사실 성경에는 누가 구원을 받고 누가 지옥에 가는지 명시되어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라는 그럼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나? 이런 걸로 한참 논쟁이 성경에 있고. 안 맏는 자들은 지옥에 가나 그것도 명시되어 있지 않고.

      이후에 많은 연구들이 있었고, 종파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부분은 근본주의적이고 복음주의적 (위에처럼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게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수만리 멀리 여기까지 왔겠죠;;그리고 이 복음주의가 나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희망을 주기도 하고, 구원을 알려주고, 구원을 알리기 위해 봉사도 하고.

      근데 지금 시점에서는 그 역할보다 부작용이 늘어가는 것 같기도 하네요. 신학도 교리도 변화가 있어야죠. 저는 아직 기독교에 현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담을만한 교리가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적이지 않은 율법에 반대하던 예수나 모든 물건을 나누어쓰던 초기 기독교 공동체이나 지금 필요한 이야기들이지요.
    • 문제는 지금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할만한 성직자가 없다는거죠. 성직자가 복음주의를 떠나서 안믿어도 천국에 갑니다. 당신의 재산을 나눠쓰게 합시다. 하면 큰 교회도 못짓고, 사람도 안옵니다. 현대 사회는 더 이상 복음주의에서 얻을 게 없는데, 성직자들은 다른 대안이 없는거죠. 그게 현재 기독교의 문제인듯 합니다. 그 대안을 만들려는 산발적인 시도들은 많지만 아직 제한적인 규모인 듯 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많이 공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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