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
김명민은 변신 강박증에라도 걸린 것 같아요. 이번에도 그가 한번도 안 해본 역할, 한번도 안 해본 직업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데
보면은 참 열심히 합니다.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해요. 진짜 고생했겠구나, 진짜 노력했구나 하는게 온 몸으로 보여서 역시나 보기
편한 연기는 아니었습니다. 희생정신 똘똘 뭉친 성실하고 착하고 순해 빠진 페이스메이커처럼 보이기 위해 의치를 끼고 연기를 했는데
굳이 의치까지 끼고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의치 안끼고 연기해도 효과는 났을 것 같은데 너무 어색했어요.
클로즈업 될 때마다 집중이 안 되더군요. 예전에 신석기 블루스에서 이성재 봤을 때 만큼이나 좀 거북하기도 했습니다.
뮤지컬 배우 출신 두명이 비중있는 배역을 맡았는데 한명은 김명민이 애지중지하는 친동생 역의 최재웅,
다른 하나는 김명민을 견제하는 마라토너 역의 이율입니다. 연기는 이율이 더 좋습니다. 이율은 뮤지컬 쪽에서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배우이죠.
성두섭도 단역으로 두 장면 촬영했다고 하는데 편집됐습니다.
영화는 시간은 잘 갑니다. 재미도 있고요. 신파에 오글오글 거리는 장면 투성이지만 배우들 연기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아요.
안성기가 오랜만에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어요. 부러진 화살에 이어 이 작품에서 인상적이네요.
근데 후반부에서 영화가 너무 나갔습니다. 저는 패자의 희망, 뭐 이런 식으로 다룰 줄 알았는데 정도가 심해서 비현실적입니다.
스포일러라 쓰지는 않겠지만요.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그렇게 끝날 줄이야.
이거 뭔가요. 어쨌든 김명민의 직업은 페이스메이커이고 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건데 후반부에 그렇게 행동하면 이건 완전 민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