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

김명민은 변신 강박증에라도 걸린 것 같아요. 이번에도 그가 한번도 안 해본 역할, 한번도 안 해본 직업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데

보면은 참 열심히 합니다.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해요. 진짜 고생했겠구나, 진짜 노력했구나 하는게 온 몸으로 보여서 역시나 보기

편한 연기는 아니었습니다. 희생정신 똘똘 뭉친 성실하고 착하고 순해 빠진 페이스메이커처럼 보이기 위해 의치를 끼고 연기를 했는데

굳이 의치까지 끼고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의치 안끼고 연기해도 효과는 났을 것 같은데 너무 어색했어요.

클로즈업 될 때마다 집중이 안 되더군요. 예전에 신석기 블루스에서 이성재 봤을 때 만큼이나 좀 거북하기도 했습니다.

 

뮤지컬 배우 출신 두명이 비중있는 배역을 맡았는데 한명은 김명민이 애지중지하는 친동생 역의 최재웅,

다른 하나는 김명민을 견제하는 마라토너 역의 이율입니다. 연기는 이율이 더 좋습니다. 이율은 뮤지컬 쪽에서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배우이죠.

성두섭도 단역으로 두 장면 촬영했다고 하는데 편집됐습니다.

 

영화는 시간은 잘 갑니다. 재미도 있고요. 신파에 오글오글 거리는 장면 투성이지만 배우들 연기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아요.

안성기가 오랜만에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어요. 부러진 화살에 이어 이 작품에서 인상적이네요.

근데 후반부에서 영화가 너무 나갔습니다. 저는 패자의 희망, 뭐 이런 식으로 다룰 줄 알았는데 정도가 심해서 비현실적입니다.

스포일러라 쓰지는 않겠지만요.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그렇게 끝날 줄이야.

이거 뭔가요. 어쨌든 김명민의 직업은 페이스메이커이고 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건데 후반부에 그렇게 행동하면 이건 완전 민폐.  

    • 마우스피스 낀 줄 알았어요. 마라토너들도 이를 악물어서 이가 다칠까봐 마우스 피스를 낀다고 어디서 주워들은 듯 해서요.
    • 예고편 마지막에 김명민이 "완주하고 싶다 잃어버린 나의 십이쩜 일구오 키로미터를 향해" 라고 말하던데 설마 1등으로 골인 하는건가요.
    • 우왁. 구체적으로 쓰진 않으셨지만 제가 설마설마 하고 있는 그 상상이 스포일 거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어차피 전 볼 생각은 없었지만요ㅎ)
    • 그래도 자기 본분은 다 마치고 행동한 거잖아요. 면죄부는 준 거죠.
      마지막은 그냥 '니들 맘대로 상상해' 아닌가요? 전 그렇게 봤는데 시사회 버전이랑 다른가요?
    • 페이스메이커는 안 봤지만 김명민에 대해서 정말 공감해요. 언제부턴가 연기보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느낌이 들어서 김명민 씨 연기를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보기 힘겨워요. 히말라야 정복하는 산악인같아요.
    •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게 변신에 대한 강박증 때문이겠나요?
      인터뷰 읽었는데 이 영화 주인공이 자신같이 느껴졌다는군요.
      그래서 출연했다구요.
      그 시나리오를 읽는데 주인공 주만호가 그려졌답니다.
      그런 상상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간거죠.

      인공치아는 병든 말이 달리는 모습이 떠올라 가져왔다 하더군요.
      주인공의 모습이 딱 그래 보여서요.
      전 인공치아 설정 적절해 보였어요. 고집쎄고 순박한 모습 잘 표현한 듯..
      뭐 다 취향은 다른 거겠죠.
    • 기사도 그렇고.. 홍보도 그렇고.. 김명민을 이렇게 만들어 버리네요..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너 너무 징그러' 라고 붙여버리는..
      따지고보면 다른 배우들도 그정돈 다 하죠. 왜 김명민에게만 이러는걸까요?
      김명민도 그렇게 그 소리가 부담스럽다는데 기사든 뭐든 왜 김명민을 그런 이미지로만 만드는지..
      그러니 숨만 쉬어도 기사에선 죽을 듯이 숨쉬었다고 표현할 듯합니다. 허허..
      황영조 선수가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했던 경기에서 3위로 입상한건 아시는지요.
      그리고 그 해 올림픽 나가셔서 금메달 따셨죠. 이봉주선수도 페이스메이커였습니다.
      본인의 임무를 다 하고 그리고 자기가 더 달리는 건 자기 맘이지 않을까요.
      마라톤을 좀 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거지만 황영조 선수가 3위 하신게 민폐라고 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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