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옛날에 젠더 수업시간에 냈던 토론주제
이거 진지하게 안 받아 들였으면 좋겠는데, 일련의 글들을 보며 생각났습니다.
제가 옛날에 젠더 수업시간에 냈던 토론주제에 냈던 것인데 '레이디퍼스트(ladies first)는 구조적 착취인가 아닌가'
이거 냈을 때 완전 양분돼서 논리고 규칙이고 뭐고 치열하게 싸우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디베이트 학습으로 참/거짓, 유리/불리보다 이런 치열한 토론주제가 가장 학습적이라 보는데,
논란이 되는 부분은 양보, 대접, 선물같은 것은 좋은 미덕이지만, 여성이기 때문에에 방점이 (요즘에야 영어로는 다 after you라고 하니까요)
물론 페미니즘이랄까 젠더블라인드적 관점입니다.
그 치열하게 싸우던 모습이 비교적 다수(20명 이상)가 듣던 수업시간이었습니다.
학생수가 다수인 경우에는 선동자가 일정한 흐름을 만들어 밴드웨건이 이뤄지고 남:여로 이뤄지는가 하면,
소수인 경우에는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듣기가 편했습니다. 그런데 굳이 비율적으로 따지자면 남성중에는 레이디퍼스트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고, 동조하지 않는 사람도 나름 있었던 반면에 어드밴티지적 면으로 보는 성향이 있는 것인지 여성은 레이디 퍼스트를 동조하는 사람이 비율적으로 많았습니다.
물론 남성중에는 여성 권익에 대해 임파워멘트로 보지 않고 '그래, 여성이 하라는 대로 맞춰주지 뭐.' 같은 견해도 존재하고,
다양한 견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희
사회학 전공하셔야겠네요. 남성쪽에서 레이디퍼스트를 찬성/옹호하는 경우는 '여성을 약자로 본다'는 경향이 많았고(말씀하신 물리적으로 힘이 약한 자에 대한 배려), 생물학적 섹슈얼리티의 역사를 보면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무언가를 하고 베풀고 그것이 지행돼 왔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했고요. 사회적 구조상 여성이 노동을 하지 않거나 경제적 지위가 높지 않기 때문(마찬가지로 약자로 보는 시각)이라는 의견도 있고 다양한 편입니다.
Nausée
인터넷에서야 익명에 얼굴 안 맞대고 하다 보니 조롱이나 감정적 발언이 마구 발산될 것 같아 별로 생산적인 주제가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너는 꼴펨이니 마초니, 무슨 인증이네 그러는데 진지하게 될까 싶기도 하고. 그냥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사안(?)이기는 합니다.
당연시하다싶은 어떤 사회의 현상이나 규범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어떤 건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 사회학적 관점이죠. 어디까지나 판단은 개인에게 맡깁니다.
안희/
포스트모던 이후 페미니즘, 퀴어학, 젠더학 주류견해는 젠더블라인드에 맞춰져있습니다. 남성은 어떻고, 여성은 어떻고하는 것들이 전부 별로라는 거죠.
예컨대 '남자라면 울면 안 된다.', '여자는 울면 용서된다' 따위의 것들.
사회적 맥락이나 역사적 배경을 떠나서 '여/남성이라서, 이기 때문에'라는 조건부가 생기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관행(?)같은 것들은 사회적 성역할이 조건부로 붙으면서 생겨난 가지들이기 때문에 그 가지들을 치려면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는 게 최근 페미니스트들의 견해라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아예 젠더롤을 느슨하게 해 버리면 남성도 화장하고 치마입어도 되는 것이고, 여성이 제모 안 하고 화장 안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거죠.